말레이시아, 동남아시아 진출 위한 교두보로 삼고 렌털시장 공략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기업들의 해외투자는 저임금, 현지 시장진출, 세계 시장에서의 협력 강화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저임금 이라는 요소도 중요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해외투자 목적은 ‘저임금 노동력’보다는 ‘현지 시장진출’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입증하듯 지난해 KDB미래전략연구소가 발표한 ‘최근 제조업의 해외 진출 트렌드와 영향’의 해외투자 목적별 신고금액 비중을 살펴보면 ‘현지 시장진출’ 목적 투자 비중은 2012년 35.6%에서 2018년 65.5%까지 증가했다. 반면 동기간 ‘저임금 활용’을 위한 투자의 경우 13%에서 6.6%로 감소했다. 이는 낮은 생산단가 대신 수요자에 대한 시장 접근성을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국내에서 생산한 제품을 수출하는 것보다 해외생산체제를 구축해 현지 매출을 확대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 현지 생산을 확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요서울은 해외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위상을 높이며 활약하는 기업들을 살펴봤다. 이번 호는 말레이시아를 필두로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SK매직에 대해 알아본다.

지난해 해외 매출액 255억 원… 전년 대비 440% 상승

렌털사업, 자본·신용도 중요… R&D 경쟁력 제고 나서

SK매직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1조 클럽 입성을 코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8746억 원, 영업이익 794억 원, 세전 이익 541억 원을 달성하면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2.7%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58.5%, 세전 이익은 78%로 대폭 증가했다. 실적 상승을 견인한 렌털사업의 경우 지난해 누적계정 181만을 달성했다.

현지 영업 최적화
수출용 R&D 시작

SK매직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활발히 사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과거 중동 시장에서 이뤘던 성과를 재현하기 위해 R&D 경쟁력 제고에 나서기도 했다. SK매직은 지난해 10월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일본에서 판매하는 상품에 적용될 WPU 필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납 제거 등 현지 규격에 맞는 필터를 위한 연구개발로 진행됐다.

앞서 SK매직은 2018년 말부터 해외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현지 영업에 최적화된 모델을 개발하는 등 수출용 R&D(연구개발)를 시작했다. ▲말레이시아, 베트남, 사우디 수출용 냉온정수기 개발 ▲말레이시아 렌털 공기청정기 개발 등이 있다. 상반기 해외 매출은 28억 원으로 절반이 중동에서 발생한 수익으로 나타났다. SK매직 관계자는 “제조업에서 R&D 경쟁력은 필수 조건으로 인력을 많이 늘렸다”며 “해외 사업에서 특히 렌털사업은 자본뿐 아니라 신용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말레이시아 시장은 검증된 시장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SK매직 해외 매출의 경우 400% 이상 상승하면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매직의 지난해 해외 매출액은 255억 원으로 전년 47억 원 대비 442.5% 증가했다. 지난해 1월 SK네트웍스로부터 해외법인을 넘겨받은 후 해외시장의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SK매직은 말레이시아 진출에 먼저 진출한 렌털 경쟁 업체들을 뛰어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3월 SK매직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등 여러 동남아시아 국가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경쟁 렌털 기업들과 달리 SK매직은 말레이시아 시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SK매직은 “말레이시아에서 렌털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고객들에게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한다”라고 밝혔다. SK매직은 현재 말레이시아와 일본, 베트남 등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이 가운데 말레이시아 법인은 SK매직의 동남아시아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 삼고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법인 매출의 경우 210억 원으로 전체 해외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
글로벌 사업으로 키워야

최근 SK네트웍스가 주유소 사업을 매각하면서 확보한 자금 일부를 SK매직의 말레이시아 사업 성장을 위한 자금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 사용처를 두고 SK네트웍스는 “재무구조 개선과 미래 성장사업 투자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신원 SK네트웍스 대표이사 회장 역시 SK매직을 글로벌 사업으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2020년 신년사에서 최 회장은 “우리의 생존뿐 아니라 시장에서 회사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외시장에서 성장을 이어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SK매직은 SK네트웍스의 글로벌성장사업부가 넘어오게 되면서 말레이시아, 베트남 법인뿐만 아니라 일본기업 ‘카도(CADO)’와 세운 합자회사 지분 49%를 넘겨받았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은 타 경쟁사들이 이미 진출해 있는 사업이지만 일본의 경우는 SK매직만 단독으로 사업을 하는 곳이다. 앞서 SK네트웍스는 2018년 12월 카도와 함께 프리미엄 헤어드라이어를 출시하기도 했다.

SK매직은 SK네트웍스로부터 이를 넘겨받고 현재 카도와 함께 일본 내에서 프리미엄 헤어드라이기를 개발 중이다. SK매직 관계자는 “일본 해외법인의 경우 카도와 세운 합자회사로 SK매직과는 별개지만, 일본시장은 합자회사 중심으로 렌털사업이 아닌 프리미엄 중심의 뷰티 가전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매직은 올해 기존 제품군에 프리미엄 제품을 추가로 선보이고 다양한 가격대의 라인업을 갖추는 등 전방위로 렌털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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