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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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곽영미 기자] 2020시즌 프로야구가 드디어 대장정을 시작했다. 지난 5일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 경기를 비롯해 전국 5개 구장에서 개막전을 갖고 ‘2020 신한은행 쏠 KBO리그’의 시작을 알린 것. 이번 시즌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무관중 경기로 진행됐지만 세간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국내에서는 역대 가장 늦은 개막이었지만, 코로나19로 연기된 세계 프로야구 리그 중에서는 대만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른 개막이다. 특히 대만보다 수준 높은 KBO리그의 개막은 야구 시청에 목말라 있는 세계 야구팬들을 들썩거리게 만들었다.

미국과 일본 등 야구리그가 중단된 해외에서는 KBO리그 개막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에 힘입어 이번 KBO리그는 미국 최대 스포츠 전문 방송사 ESPN과 일본 유무선 플랫폼 SPOZONE 등을 통해 해외 생중계되는 결실을 맺기도 했다. ESPN은 매일 KBO리그 1경기를 미국 전역에 TV 생중계할 예정이며, SPOZONE은 개막전부터 매일 2경기를 생중계할 계획이다.

세계 언론의 관심도 대단했다. 5일 잠실구장에는 미국 LA타임스, 일본 NHK, 싱가포르 공영방송 CNA, 중국 CCTV 등이 취재 경쟁을 펼치기도 했다. 무관중 경기였기에 국내 야구팬들도 미디어를 통해 시청에 나섰다. TNMS의 미디어데이터에 따르면 5일 서울, 대구, 광주, 수원, 인천에서 동시에 열린 경기 중계를 216만명이 시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높은 관심 속에 치러진 개막 이틀간의 10경기에서는 ‘홈런쇼’가 펼쳐지며, 타고투저 양상을 예상케 했다. 이틀 동안 무려 22개의 홈런이 쏟아진 것. 이는 경기당 평균 2.2개에 달하는 수치다. 특히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는 두 경기 동안 홈런 8방을 터뜨렸다.

또 여러 선수들이 2020시즌 1호 기록의 주인공에 이름을 올렸다. LG트윈스 김현수는 두산 베어스와 개막전에서 투런 홈런을 쏘아올리며 이번 시즌 1호 홈런에 주인공이 됐다. LG 김용의는 이날 경기에서 1호 도루에 성공했으며, 채은성이 첫 번째 몸에 맞는 볼을 기록했다. LG는 두산 박건우에게 첫 볼넷을 내주기도 했다.

한화 이글스에서는 정은원이 SK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1회초 2루타를 쳐 올해 1호 안타와 2루타에 이름을 올렸고, 김태균이 2회초 시즌 1호 타점을, 송광민은 1호 득점 기록에 이름을 올렸다. SK와이번스 킹엄은 1회초 첫 탈삼진을 잡아냈고, KIA 타이거즈 프레스턴 터커는 1호 병살타의 불명예를 안았다. 롯데 자이언츠 한동희가 첫 실책을 기록하기도 했다.

시즌을 개막과 함께 우승 후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시즌 전에는 지난해 통합우승을 차지한 두산과 투타에서 수준 높은 전력을 확보 중인 준우승 팀 키움, 에이스 김광현이 빠졌지만 여전히 강력한 투수진을 보유 중인 SK가 강력한 우승후보로 점쳐졌다. 하지만 개막 후 NC와 롯데가 선전을 펼치며 우승을 향한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달라진 환경과 새롭게 바뀐 룰도 순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쏠린다. KBO리그는 올해 구단 당 144경기를 소화할 방침이다. 7월 예정이던 올스타전을 취소하고,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를 3선승제에서 2선승제로 축소해 11월말까지 한국시리즈를 끝내겠다는 계획이다. 경기가 우천 취소될 시 월요일 경기 편성 또는 더블헤더로 공백을 최소화하며, 11월 중순 이후 열릴 포스트시즌은 추위에 대비해 고척 스카이돔에서 경기를 준비 중이다.

룰도 다수 바뀌었다. 외국인 선수의 단일 경기 출장 인원이 2명에서 3명으로 확대됐다. 단 3명 전원 동일 포지션 등록은 불가하다. 또 엔트리 등록도 28명으로 확대됐으며 부상자명단이 신설됐다. 지난 시즌 도마 위에 올랐던 3피트 위반은 폐지됐고 주자의 수비 방해 여부는 심판진이 판단하게 된다.

외야수에 한해 그라운드에서 사용 가능했던 전력분석 참고용 페이퍼나 리스트밴드는 투수를 제외한 전 포지션에서 사용 가능해 졌으며, 7,9월 휴일 경기는 오후 6시에서 오후 5시로 앞당겨졌다. 비디오판독 시간도 5분에서 3분으로 단축해 경기 시간이 길어지는 것을 방지했다.

KBO리그 측은 룰 교체 등을 통해 쉽지 않은 대장정을 준비 중이지만, 빡빡한 일정속에서 무더위와 추위를 모두 경험하면서 시즌을 치러야하기에 선수들의 체력과 부상 관리가 각 팀의 올 시즌 희비를 가를 중요한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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