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우파 논리 따라가는 사람은 신친일파”
“거짓말을 진실의 얼굴로 말하고 있다”
“아베정권, 7년 반을 ‘혐한’ 무기로 통치”

세종대 대양휴머니티칼리지 호사카 유지 교수
세종대 대양휴머니티칼리지 호사카 유지 교수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우리나라와 일본의 관계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일본군 위안부, 강제 징용, 무역 제재 등의 문제가 꼬일 대로 꼬여 버렸다. 특히 극우로 대변되는 일본의 아베정권은 ‘혐한’을 무기 삼아 지속적으로 우리나라를 공격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국내에서는 지난해 출간된 ‘반일 종족주의’라는 책이 커다란 논란이 됐다. 일본 극우의 시각이 고스란히 담겼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이를 반박하는 도서가 출간됐다. 세종대 대양휴머니티칼리지 호사카 유지 교수가 쓴 ‘신친일파’다. 부제는 ‘반일 종족주의’의 거짓을 파헤친다’로 앞서 출간된 ‘반일 종족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일요서울은 지난 7일 여의도 국회도서관 앞에서 호사카 유지 교수를 만났다. 방송, 라디오, 유튜브를 종횡무진 누비는 그의 스케줄과 이동경로에 맞춰 한 시간 동안 벤치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 도서 ‘신친일파’는 언제 어떻게 쓰게 됐나.

▲ 지난해 9월이었다. ‘반일 종족주의’가 그때 벌써 화제가 됐고 내게 이 책 어디가 문제인지 이야기해 달라는 인터뷰가 들어왔다. 상당히 문제가 있었다. (책에서는) 강제 징용 문제를 완전히 거짓말이라고 하고 있었다. 당시 한국과 일본이 강제 징용 문제로 싸우고 있었을 때다. 그때 학기가 시작됐다. 6개월 정도 보고 분석하고 썼다. 지난 2월 말 5개월 만에 쓰고 출판할 예정이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미뤄졌다.

- ‘신친일파’는 누구를 지칭하는가.

▲ 기본적으로 현재 일본 우파 쪽 논리를 따라가는 사람들이다. 나는 그렇게 정의했다.

(낙성대 연구소 관계자들) 그 사람들이 딱 신친일파라기보다 좀 넓은 뜻에서 무비판적으로 일본의, 특히 우파 그 사람들은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말하고 있다. 이 책(반일 종족주의) 속에도 독도는 한국 영토라는 증거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 일본 쪽 주장을 따라간다면 신친일파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증거가 있으면 괜찮은데 그 증거도 상당히 왜곡돼 있기 때문에 문제다. ‘알면서 하고 있다’라는 측면에서 한국의 국익을 훼손시킬 뿐만 아니라 한국인의 정체성도 상당히 침식해 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고 그것을 노리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많이 느꼈다.

- ‘반일 종족주의’ 무엇이 제일 문제인가.

▲ 사실에 거짓말을 섞어서 사실인 양하는데 핵심은 거짓말이다. 그리고 그것이 일본의 우익 논리를 따라가는 것이고 한국인의 정체성을 완전히 파괴시켜 버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마디로 말하면 거짓말이다. 거짓말을 진실의 얼굴로 말하고 있다.

- ‘반일 종족주의’ 속 강제징용 관련 내용 중 어떤 게 거짓말인가.

▲ 2018년 10월 한국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이영훈은 당시 강제 징용자들에 대해 ‘미수금이나 미불금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 그들이 주장하는 피해’라고 인식하고 있다. 그러면서 재판 과정에서 기숙사 사감을 조사하지도 않았고 거짓말일 가능성이 있는 원고들의 말을 검증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재판이 무효라고 주장한다.

여기서 이영훈은 ‘미불금이나 미수금의 문제가 재판의 본질’이라는 큰 거짓말을 했다. 원고가 받지 못했다고 하는 통장이나 미불금, 미수금이 이번 재판의 쟁점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영훈은 그것을 알면서 쟁점을 흐리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 그런 것이 아니라면 강제 징용자 판결에 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적당하게 자기 주장을 쓴 셈이다.

이영훈은 한국에 거짓말 문화가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거짓말 문화를 조성하고 있는지 모른다.

이번 재판은 임금을 받지 못했다는 소위 미불금, 미수금의 문제가 아니다. 미불금, 미수금 지급 문제는 1965년 청구권 협정에서 모두 끝난 문제이므로 2018년 10월 판결로 한국 대법원은 미수금이나 미불금을 문제 삼지 않았다.

- 출판, 강연 등 신친일파들의 적극적인 활동 이유는?

▲ 내 추측이다. 그렇게 해야만 주목을 받고 돈도 번다. 그 사람들이 국회를 진출하거나 뭔가 정치적인 활동을 한다고는 생각 안 하는 것 같다. 말하자면 노이즈마케팅을 통해서 주목을 받는 거다. 옛날부터 그런 수법이 좀 있다. 말이 안 되는 이야기인데 사회에서 주목을 받을 만한 내용을 던진다. 그렇게 해서 그 사람들이 어떤 사회적 논쟁거리의 중심이 된다. 그러면 주인공이 되는 거다. 그런 식으로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일본 쪽의 주장을 그대로 따라가기 때문에 일본에서도 책이 40만부나 팔렸다. 일본에서 강연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 결국 하나의 세력화를 기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반일 종족주의’가 일본에서도 많이 팔렸다던데, 어떤 문제가 있을까.

▲ 혐한 분위기가 계속 늘어난다는 문제가 있다. 예를 들면 강제 징용 문제가 국가 대 국가의 문제가 돼 있다. 그런데 ‘반일 종족주의’ 안에서는 한국의 대법원 판결이 거짓말이라는 식으로 썼다. 그것을 아무것도 모르는 일본사람들이 읽으면 한국 대법원이 거짓말을 하는구나하고 느끼게 만들었다. 그런데 그것 자체가 엄청난 거짓말이다. 잘 모르는 사람들이 속아 넘어가는 부분이 없지 않다.

- 현재 일본 내 혐한 정서가 어느 정도인가.

▲ ‘혐한’이라는 것은 2012년 12월에 아베정권이 들어선 이후에 7년 반 정도 됐다. 아베정권 자체가 ‘혐한’을 키웠다. 그 결과가 현재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아베 신조 자체가 TV에 나가서 혐한적인 발언을 계속한다. 대통령이나 수상이 그런 발언을 하면 굉장히 빨리 침투된다. 상세한 것을 모르는 국민들이 80%니까 한국이나 일본이나. 위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가에 따라서 국민도 많이 바뀐다. (일본은) 그런 식으로 7년 반 정도 왔기 때문에 혐한이 확산됐다고 말할 수 있다.

- 코로나19 정국 속에서 일본은 한국을 어떻게 생각할까.

▲ 코로나19에 관해서는 일본 국민들은 오히려 한국을 인정하는 경향이 좀 있다. 왜냐하면 TV에서 한국처럼 검사를 해야 된다거나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같은 걸 많이 소개했다. 일반 국민들은 오히려 코로나 대책에 대해서는 한국을 인정한다. 그러나 중앙정부나 극우파는 전혀 아니다. 그런 면에서는 약간 불균형하다.

- 문제 많은 아베정권, 일본 국민들은 왜 그대로 두나?

▲ 7년 반을 ‘혐한’을 무기로 통치해 왔다. 아베가 한때는 북한 핵 문제를 상당히 비난하면서 그것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강제 징용 문제가 나온 이후 한국을 표적으로 삼았다. 왜냐하면 북미관계가 좋아졌기 때문에 북한을 때릴 수 없게 된 거다. 그 이후 한때는 초계기 문제도 있었다. 북한에서 한국으로 갈아탔다. 국민들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는 전략을 쓴 거다.

(아베 정부) 그 사람들은 내부적으로 여론조사를 많이 한다. 그렇게 해서 국민들이 원하는 것들을 정책으로 해준다. 그러면 지지율이 올라간다. 그 수법을 계속 써 왔다.

지난해까지 아베 정권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평이었다. 한국에서도 이번 선거의 승리는 민주당이 잘했다라기보다 미통당의 잘못이 컸다고 말하지 않나. 일본은 그것보다 더 심하다. 자민당이 잘한 것은 한국 민주당보다 없다. 그러나 일본의 야당이 정말 한 게 하나도 없다. 그러니까 자민당이 소거법으로 (다른당을) 다 소거시켜 버렸다. 남은 게 자민당밖에 없다. 그러니까 자민당을 지지하거나 그냥 무관심으로 가는 거다.

- 일본의 미래 어떤가.

▲ 일본의 미래는 없다. 일본의 미래가 있을 때는 (혐한)을 하지 않았던 중도 우파 사람들이 집권했을 때다. 1998년 오부치라는 수상이 마지막이었다. 그때까지 일본은 1945년 이후 괜찮은 일본을 만들어 왔다. 한국하고 문제가 있어도 마지막에 일본이 양보를 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시 1945년까지 집권세력이었던 사람들이 부활했다. 극우파 정권이다. 그 사람들은 ‘양보’라는 말 자체가 머리속에 없다.

(코로나 정국에서도) 일본우월주의, 한국폄훼주의 때문에 한국의 진단키트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거기에 ‘독도’라고 써서 아예 일본이 받아들일 수 없게 만드는 게 어떨까 싶다는 생각도 든다.

아베 정권 혹은 아베 정권의 아류가 나와도 거의 비슷할 것이고 서서히 망해 갈 것이다.

- 잘못된 일본우월주의 때문에 일본이 망한다는 소린가.

▲ 잘못된 일본 우월주의가 일본 국민도 희생시키고 일본이라는 정권 자체도 망하게 만들고 피해를 일본에게 줄 거다. 그게 한국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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