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국제선 수요 98% 하락…2분기 실적 회복 가능성 낮아

국내 항공업계의 지난달 국제선 여객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9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지원과 함께 자구책에 대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나 2분기 실적 회복을 힘들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보잉과 에어버스 등 글로벌 항공기 제조사의 경영난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일요서울]
국내 항공업계의 지난달 국제선 여객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9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지원과 함께 자구책에 대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나 2분기 실적 회복을 힘들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보잉과 에어버스 등 글로벌 항공기 제조사의 경영난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일요서울]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 속에 항공업계의 여객 수송량이 내려갈 수 없는 곳까지 내려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이 6월부터 본격적으로 국제선 확대를 위한 의사를 내비치고 있으나, 업계 일각에서는 승객들이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한 당장 수요회복이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항공사들의 전체 국제선 여객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98%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2분기 안에는 수요 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예측이 전혀 없어 항공사들의 유동성 문제에 대한 우려도 이어졌다. 

국제선 확대 예고 ‘불구하고’ 2분기 전망 나빠

전 세계 186개 국가들이 한국으로부터의 입국제한 조치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데다 5월 국제선 여객수요도 지난 황금연휴기간을 제외하면 지난달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다양한 노력 속에서도 당장 2분기 실적의 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 기준으로 일부 노선을 두고 내달부터 운항 재개 및 확대에 대한 계획을 밝혔으나, 증권가에서는 온전한 회복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머지않아 코로나19 확산이 둔화되고 180여개 국가들의 입국제한 조치가 일부 해제될 가능성도 있으나, 보수적으로 전망하는 것이 맞다는 설명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점차 미주 노선까지 확대하며 국제선 평시 공급량 20% 수준의 운항을 예고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아직 노선 스케줄을 확정하지는 못했으나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중에 있다. 

국제선 화물 수송량의 경우 지난달 총 21만6711톤으로 전년 대비 5% 감소했으나, 대한항공은 12% 증가하고 아시아나항공은 4% 증가하면서 대형항공사 중심의 물동량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화물 매출 증가가 국내 대형 국적사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는 있으나, 여객 매출 감소를 만회하기엔 역부족”이라며 “국내 항공사의 단기간 내 실적 개선 가능성은 요원하다”고 판단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사라진 여객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당장 유동성 확보가 최우선”이라고 강조하면서도 “현재는 (코로나19 등에 따른) 구조적인 여객수요 회복의 시그널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보잉 및 에어버스 등 항공기 제조사 경영난 ‘변수’

항공업계의 상황이 어렵게 되자, 지난달 정부는 대한항공 1조2000억 원, 아시아나항공 1조7000억 원 등을 투입하며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한 지원에 나섰다. 저비용항공사에도 총 3000억 원의 유동성 공급이 이뤄졌다. 

다만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정부 측의 유동성 지원에 대한 자구노력이 지속 요구됨에 따라 항공사들의 자구책이 조만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대한항공은 유휴자산을 비롯해 일부 사업부를 매각하는 방안과 함께 오는 13일 이사회에서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최근 HDC현대산업개발로의 인수가 기약 없이 연기되면서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고심 중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보잉사를 비롯해 에어버스사 등 글로벌 최대 항공기 제조업체들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유동성 위기 속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타개책으로 대규모 구조조정과 함께 대규모 사채발행 등으로 위기를 모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항공사 보유 항공기의 약 70%가 보잉이나 에어버스 등으로부터 임구 또는 임차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두 곳 회사의 경영난을 지켜보고 있다. 

특히 국내 항공사들은 리스비용 지불 시기를 미루거나 기간을 확보하기 위해 우리 정부에 지급 보증 등에 대한 대책을 요청하고 있으나, 정부 입장에서도 당장 어려움에 처한 글로벌 최대 항공기 제조사들에 대한 비용 지불을 보증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당장은 보잉이 30조 원의 사채를 발행하는 등 양대 제조사가 유동성 잡기에 나섰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영난이 회복되지 않는 한 당분간은 글로벌 항공업계가 이를 숨죽여 지켜보는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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