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가격이 부동산 규제와 코로나19 등이 맞물리며 9개월 만에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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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정부가 오는 8월부터 분양권 전매를 사실상 금지하기로 해 분양시장에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정부는 분양권 거래 제한을 지역을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을 포함해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 등 전국으로 확대하고, 전매제한 기간도 기존 6개월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로 강화했다. 사실상 이들 지역에서는 분양권 전매 거래 자체가 불가능해진 셈이다.

분양시장이 과열 양상을 넘어 위험수위에 도달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분양시장의 과열은 규제지역과 비(非) 규제지역, 수도권과 지방 등을 가리지 않고 청약 경쟁률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청약시스템 이관 후 지난 2~3월 진행된 전국 31곳 아파트 청약에서 19곳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코로나19 사태에도 2~3월 1순위 청약자수가 총 49만432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8만7586명) 대비 163%가 증가한 것이다.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도 43대 1로, 지난해 같은 기간(14대 1)보다 3배 넘게 증가했다.

전매제한 금지 조치 발표 이후에도 분양시장의 과열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 분양시장은 분양권 전매가 원천봉쇄 됐지만, 여전히 뜨겁다. 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2일 1순위 당해지역 청약을 진행한 서울 강서구 화곡동 '우장산숲 아이파크'는 150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9922명이 몰려 평균 66.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5가구 모집에 1344명이 몰린 전용면적 84㎡A에서 최고 경쟁률 89.6대 1을 나타냈다.

분양권 전매 제한 등 규제 사정권에 포함된 지역에서도 청약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는 분위기다. 이날 1순위 청약을 받은 경기 화성시 반월동 '신동탄포레자이'도 739세대 모집에 총 5만1878명이 청약에 나서 평균 70.20대 1로 전타입 청약을 마감했다. 또 지난 11일 비규제 지역인 인천 연수구 '힐스테이트송도더스카이'에서 무순위 청약으로 나온 50가구에 5만8763명이나 몰렸다.

건설사들도 분양 호황에 맞춰 신규 분양 물량을 대거 쏟아낼 예정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분양 성수기인 이달 전국 분양 예정 물량은 7만4018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4만1297가구와 비교해 79% 이상 늘어난 규모다. 지난달(1만6416가구)보다 5만7600여 가구가 늘었다. 지역별 분양 물량은 ▲경기 1만9114가구 ▲인천 1만1043가구 ▲서울 8718가구 ▲대구 6229가구 ▲충북 5179가구 등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분양권 전매 제한 조치 대상 지역을 서울과 수도권, 지방 광역시 등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한 이유이기도 하다. 또 다른 지역으로의 번지는 풍선효과와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수요를 차단해 집값 안정화를 꾀하겠다는 의도도 읽힌다. 당첨만 되면 수천만원씩 웃돈을 받고 분양권을 되파는 분양권 전매 행위가 자칫 집값 상승의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분양권 전매 제한의 경우 서울 등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아파트 청약 1순위 자격을 해당 지역에 2년 이상 거주해야 가능하도록 한 대책과 맞물리면서 청약 경쟁률 완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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