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특별취재부] 민주통합당이 친박근혜계를 대거 밀어내면서 사실상 친박·친황교안 세력을 몰아냈다. 이 과정에서 황교안 전 대표를 위시한 김형오, 김종인 등 간판이 수시로 바뀌고 공천까지 번복되면서 막장공천’, ‘사심공천’, ‘돌려막기 공천으로 미래통합당이 총선에서 참패하는 데 일조했다. 집권 중반 선거로 정권심판론, 코로나19, 경제불황 등 여러모로 야당에 유리한 선거였지만 통합당은 기회를 잡지 못했다. 총선 참패에 따른 공천5적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공천 막후에 MB정권에서 왕차관으로 불리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과 함께 선진국민연대를 이끈 Y씨가 황교안 전 대표와 친분을 활용해 막후에서 공천을 했다는 후문이다. 그 진상을 알아봤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국회도서관 강당에 마련된 미래통합당 개표 상황실에서 방송사들의 출구조사 방송을 지켜본 후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선대위 및 당직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국회도서관 강당에 마련된 미래통합당 개표 상황실에서 방송사들의 출구조사 방송을 지켜본 후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선대위 및 당직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 朴 정권 복무자.친박 싹쓸이MBY실세논란
- 황 대표와 40년지기 Y, “공천 탈락자 희생량 찾기일뿐반발

여의도에서는 미래통합당의 공천 파동에 대해 정치 초년생인 황교안 대표가 지도자가 되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한결같이 지적했다. 정치 초보인 황 대표가 국회의장까지 지낸 김형오 공관위원장을 견제하지 못했고, 김 위원장이 사천 논란으로 무너지자 황 대표가 주어진 힘을 주체하지 못하고 특정 정파와 측근들에 의존하면서 무리수를 뒀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공천의 특징은 친이명박계와 통합파가 도약하고 친박계의 몰락을 가져왔다는 점이다.

공천은 김형오 공관위원장과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전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은 이명박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의 대표적인 친이계다. 통합당 인사들 역시 다수가 4.15 공천은 친이계 김형오와 박형준의 합작품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황교안 전 대표가 아무리 정치초년생이라고 해도 박근혜 정권에서 총리를 지내고 승승장구해 당 대표까지 올랐는데 친박을 솎아내고 막강한 공천권한을 행사하지 못할 수 있느냐는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김형오-박형준 공천에서 황교안 대표의 최측근들조차 공천을 받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손의 등장? Y씨는 누구

상황이 이렇다보니 김형오-박형준과 황교안 공천에 제3의 인물이 존재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공천 탈락자들 사이에 일었다. 급기야 MB정권 탄생에 최대 공신으로 알려진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차관이 이끌던 선진국민연대 관련 Y씨가 지목됐다. Y씨가 막후에서 친이계 중심 공천과 친박계 몰락을 가져오는데 한몫했다는 게 낙천자들의 의심이다.

Y씨는 박 전 차관이 이끌던 선진국민연대 고위직 출신인사로 친MB계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운 인사로 알려졌다. MB정권 왕차관으로 불리던 박 전 차관이 이끌던 선진국민연대는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를 외곽에서 지원한 조직이다. 박 전 차장과 김대식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이 200여 개 조직을 한데 묶었고, 당시 회원만 460만여 명이나 됐다.

당시 MB의 당선과 함께 선진국민연대 인사들은 대거 청와대와 정부 조직에 입성했다. 초기 선진국민연대 관계자 10명 이상의 인사가 청와대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산하 기관에도 많은 인사가 자리를 꿰찼다. 당시 선진국민연대가 비공식 권력기구 아니냐는 의혹과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Y씨가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모습을 드러낸 것은 황교안 전 대표와의 학연때문이라는 게 공천 탈락들의 시각이다. Y씨는 황 전 대표와 성대법대 동창이다. 특히 황 전 대표가 노무현 참여정부에서 승진을 못하고 번번이 지검장 승진에서 물을 먹었다. 그러나 200712MB정권으로 바뀌면서 만년 차장검사딱지를 떼고 승진했다.

황 전 대표가 승진이 늦어진 배경에는 권력에 줄대기보다 검찰 고위직에 경기고-서울대 법대출신이 주류로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게 서초동 시각이다. 황 전 대표는 경기고-성대 법대출신으로 법조계내에서는 비주류로 취급받았다.

그런데 Y씨는 자신이 박영준 왕차관과 친분으로 황 전 대표가 지검장으로 승진하는 데 도움을 준 점을 들며 친분을 과시하고 다녔다는 후문도 선거 때 돌았다. 특히 황 전 대표가 당 대표직에 오르고 총선에 가까워지자 황 대표 측근으로 부상해 종로 캠프에 머물며 선거에 개입하고 성대출신 공천하는 데 막후에서 좌지우지 했다는 게 공천 탈락자들의 전언이다. 또한 역시 성대 동창인 한선교 전 미래한국당 대표의 비례대표 공천에도 영향을 줬다는 후문이다.

특히 낙천자들은 황 전 대표와 친분을 무기로 친MB계인 박형준.김형오 두 인사와 황 전 대표를 오가며 공천권을 좌지우지했고 결론적으로 친박계가 대거 공천에서 탈락하는 데 일조했다고 울분을 토하고 있다.

Y씨가 정치초년생인 황 전 대표와 한 전 대표와의 성대 동창임을 내세워 영남권 중심으로 공천권을 행사한 것은 어느 정도 사실로 밝혀졌다. 박형준 전 의원과 혁통위에서 활동했던 한 인사는 “Y씨가 무슨 대학교 교수로 직함을 파고 황 대표 밑에서 공천관련 역할을 한다는 말은 들었다면서도 하지만 공식적으로 얼굴을 본 적은 없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통합당에 공천 신청을 준비했던 한 인사는 “Y씨가 엄청난 실세로 소문이 났었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Y씨는 무엇보다 성대 출신관련 공천을 막후에서 조율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Y씨와 형님 동생으로 지내는 한 인사는 내가 네가 (공천) 실세라더라라고 하자 Y씨는 성대 12명중 외부에서 한명도 국회에 보내지 못했다. 무슨 실세냐고 했다고 전했다.

특히 충북 청주 상당 윤갑근 후보와 청주 흥덕 정우택 의원 공천의 경우 성대 선후배지간인데 후배인 윤 후보가 선배 지역구인 정우택 의원 지역구가 고향이라는 점을 들어 공천신청을 해 단수공천을 받은 바 있다. ‘후배에게 물 먹은 정우택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 옆으로 자리를 옮겨 단수공천을 받는 전형적인 돌려막기 막장 공천이 벌어졌다. 결과는 둘 다 패했고 통합당은 사실상 4석을 잃게 됐다.

Y씨를 잘 아는 선진국민연대 출신 한 인사는 “Y씨가 선진국민연대 출신에 대학동문으로 종로 선거를 좌지우지하고 성대 출신뿐만 아니라 자신이 관여한 S대 경영자 최고위 과정에 등록하도록 종용하면서 공천에 힘을 써주겠다고 장사를 했다는 소문도 있다특히 영남권에 공천개입을 했는데 실제로 당선된 사람이 한두명 있는 것 같긴한데 확인은 안된다. 대부분 컷오프됐다고 설명했다.

청주.흥덕 성대 선후배간 돌려막기공천 비밀은

또한 이 인사는 “MB때 황 전 대표의 고검장 승진은 Y씨가 박영준 차관을 통해서 한 게 아니고 안대희 전 대법관이 직접 MB를 만나 남기춘, 황교안 등을 추천해 받아들여져 승진을 한 거지 Y씨와는 무관하다선거때면 친분을 과시해 공천 장사한 것 아니냐고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황 전 대표가 정치권에 믿을만한 인사가 없는 정치 초년생이라는 점에서 김형오 위원장의 사적 공천을 견제하고 박형준 본부장과도 가깝게 지냈다는 게 지인들의 시각이다. 이 인사는 황 전 대표뿐만 아니라 박 본부장도 측근 인사에 휘둘려 막장 공천을 하는 데 방조한 책임이 있다“Y씨는 친분 외에 본인 정치적 능력이 안되니 선진국민연대 출신으로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J씨를 항시 동행해 신뢰를 얻으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한편 Y씨는 512일 본지와 통화에서 공천 탈락자들이 자기를 희생양으로 삼을려고 하는 것이라며 공천에 전혀 개입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다만 황 전 대표와는 40년 지기 대학 동창으로 공식적인 특보 타이틀을 통해 정책 자문만 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또한 Y씨는 성대 출신으로 공천을 받아 당선된 인사는 한명도 없고 공천 특혜는 없다며 오히려 그런 소문 때문에 황 대표가 곤혹스런 입장에 빠졌고 사이도 틀어졌다고 고백했다. 다음은 Y씨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지난 4.15총선에서 미래통합당 공천 막후에서 역할을 했다는 소문이 돌았는데...

그런 건 안했다. 황교안 대표와 내가 성대법대 동창이니까 이런 저런 도움을 줬지만은 내가 무슨 공심위에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다만 미래한국당 1차 비례대표 공천과정에 한선교 대표쪽에 한 대표 역시 대학 동창이라서 정당하게 해라비례대표는 제가 노총 출신이라 노총이나 큰 단체위주로 해라그런 얘기는 전했다. 내 말 듣지도 않지만 비례대표에 당직자 와이프가 받고 그런가 보더라.

한선교쪽에 별도의 당을 만들려고 그랬는지 욕심을 냈다가 중간에 날아갔지 않느냐. 이후에 새로운 사람들이 단체위주로 여론반영해서 됐다. 당직자 부인이 들어갔는데 거기에 머 내가 누구를 공천에 영향을 줬네 하는데 개인적으로 할 거는 없고 원래 비례대표는 직능 큰 단체 위주로 가는 거다. 다만 노총이든 장애인이든 약사회, 의사회 그런 반영을 해라는 부탁은 했다. 당에서 누군가 그런 얘기를 하고 다녔나 보더라.

그리고 통합당 쪽은 당 공심위에 내가 아는 사람 하나도 없다. 다 김형오쪽 사람이다. 황 대표도 일종에 얻어맞은 것이다. 원래 내가 가장 가까웠던 노총 출신 김성태 의원이나 권성동의원 정도가 내가 챙겨야 할 사람인데 다 날아갔다. 그 때문에 황 대표랑 사이도 안좋아졌다. 수도권은 괜찮은 사람으로 해야지 야당이 힘도 없는데...

- 황교안 전 대표와는 어떤 관계인지...

이번 선거에서 정책쪽으로 자문을 했다. 옛날부터 가까웠고 성대 법대 동창이다. 40년동안 정치와는 무관하게 인간적으로 친하게 지냈다.

- 종로 선거에도 관여했다는 말도 있는데...

우리 동창들이 많이 왔다 갔다 했다. 또 성대가 종로에 있으니까. 나는 출마하는 것 반대했다. 황 대표가 종로에 출마하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 종로에 남의 동네에 갈 일이냐? 대표가 선거를 진두지휘해야지. 황 대표를 공천 개입 못하게 종로에 몰아넣고 사무총장이랑 김형오가 다 해먹을려고 그런거지...

- 미래통합당 성대출신 공천에 영향을 줬다는 얘기도 있는데...특히 성대 선후배지간인 청주 상당 윤갑근 후보와 상당구가 지역구인데 흥덕에 출마한 정우택 의원 공천은 어떻게 된 것인지...

윤갑근은 경기고 아니고(청주고-성대법대) 정우택 선배가 경기고-성대 법대이다보니 자기들끼리 그랬겠지...거기까지 관여할 입장도 아니고 성대 출신 싹 다 날아갔다. 될 만한 사람들이 다 떨어졌다. 7명인가 그랬는데 경주에 누구 경산, 포항도 그렇고 다 떨어졌다. TK에서도 다섯명 정도 떨어졌다. 대표가 굉장히 입장이 곤란해졌다. 나는 대표 보고 당신이 할 수 있으면 역할 좀 해라는 했는데 황 대표가 전혀 안했다. 자기 세력을 만들 생각이 없다. 옳은 길을 가면 된다 생각한 거다. 정치하는 사람같으면 챙기는게 당연한데, 그런 걸 모르니깐 문제지. 그냥 날아간거지 정치가 얼마나 흉악한지 몰랐던 거다.

- 김형오-박형준과 관계는...

김형오 알지도 못한다. 전화번호도 없다. 박형준 전 사무총장도 교수하면서 친해졌다. 라인이 다르다. 나는 박영준, 김대식 외곽조직에 있었고 피해본 사람이다. 공직에 간적도 없다. 바로 학교에 들어갔고 박형준은 그때 정두언 그룹과 가까워서 나하고는 크게 인과관계가 없다. 청와대에 들어간 것도 아니고...나중에 학교에 같이 있으니까 이리저리 안다. 머 이재오와 가깝네하는데 말도 안된다. 이재오하고는 서로 라인이 다르고 이상득 의장하고야 형님 친구라 알지만 그 사람들하고 우리하고는 결이 다르다. 온갖 것을 갖다 붙여서 사람을 무슨 정치판에 있지도 않고 학교에 있는 사람을, 경제학부 교수로 있는 사람을 정치판 대하듯이...

- 미래통합당 공천 과정에 왜 본인의 이름이 거론된다고 보는지....

내가보니까 당 자체가 에휴...괜히 사람 한명 희생양 삼아서 인생 망치는 거지 내가 머 정치를 해서 배지를 달라고 설쳐댔거나 사람을 박아서 뭘 했다거나 하면 몰라도..안 그래도 내 이름이 왜 나오나 알아보니 비례대표 떨어지면서 황 주변에서 누가 이런 얘기를 했냐하는 자리에서 내 이름도 나오고 그래서 한국당 비례대표 떨어지니 희생양을 몇몇 삼는 거지. 저뿐만 아니라 박형준도 건드리고 김형오도 치고 그 사람들은 정치인이니 감당해야 할 몫이니깐.

나는 정책적으로 공식적인 타이틀을 갖고 특보도 했다. 뒤에 무슨 이상한 일을 한 게 아니고 공식적으로 타이틀을 갖고 할 일을 했다. 공천은 알다시피 어리버리 안된다. 한 사람 공천하기가 전쟁이고 비례는 더 심하다. 여기저기 물어봤더니 다들 누군가를 희생양 삼고 싶고 제가 옛날에 유명했으니깐 이해하라고 해서 참고 있었다. 내가 보면 공천 잘못은 황 대표에게 전적으로 책임이 있고 그 다음이 김형오다. 김형오 위원장은 본의가 어쨌든 간에 이상한 사람들 공심위에 앉혀서 자기들끼리 다하고 모양 사납고 이게 뭐냐. <특별 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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