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6주년 단독인터뷰]27년 국정원 전직 고위간부 송봉선 한반도미래연구원 이사장 직격토로 “文정부 국정원 유령조직으로 만들었다!”
[창간26주년 단독인터뷰]27년 국정원 전직 고위간부 송봉선 한반도미래연구원 이사장 직격토로 “文정부 국정원 유령조직으로 만들었다!”
  • 조주형 기자
  • 입력 2020-05-15 16:50
  • 승인 2020.05.15 18:20
  • 호수 1359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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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유일의 분단국...北 김(金)씨 일가 있는 한,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일요서울ㅣ조주형 기자] ‘北 김정은 사망설’로 한반도가 시끄럽다. 정보기관에서는 ‘NCND(Neither Confirm Nor Deny·긍정 및 부정을 하지 않는다)’라는 원칙을 고수했다. 바로 우리의 눈이 되고 있는 ‘첩보망’을 지키기 위해서다. 경솔한 첩보망 노출은 북한 내부를 들여다볼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를 계기로 한반도의 현 주소를 파악하고자 지난 1973년부터 국가정보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국가안전기획부에서 북한연구조사실 단장 등을 비롯해 해외 정보관(이집트대사관 영사관 등)으로 활동한 송봉선(74) 한반도미래연구원 이사장을 찾았다. 2000년 국정원 퇴직 후 ‘북한 전문가’로 명성을 쌓아 온 송 이사장을 일요서울이 지난 13일 서울의 한 사무실에서 만나봤다.

-“보안정보 가운데 대공(對共)정보 절실한데...해체 수준까지 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국정원 청사에 설치된 '이름없는 별' 석판 앞에서 서훈 국정원장과 함께 바라보고 있다. 2018.07.20. (사진=청와대 제공)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국정원 청사에 설치된 '이름없는 별' 석판 앞에서 서훈 국정원장과 함께 바라보고 있다. 2018.07.20. (사진=청와대 제공) [뉴시스]


-‘北 김정은 사망설’로 한동안 시끄러웠다. 왜 국정원은 빠르게 밝히지 않았는지.
▲ 북한의 최고지도자에 대해 우리 측 정보를 쉽게 공개했다가는 오히려 우리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공작원이 북한 측 보안기관에 의해 색출될 것이다. 그러잖아도 북한은 폐쇄적인데, 하물며 북한 지도자의 동정에 대해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과거 김정일 중병 시 ‘칫솔질’이라는 말이 정보기관에서 나온 적이 있는데 이 말이 유출되면 칫솔질을 볼 만큼 가까운 인물들을 조사하지 않겠나. 이렇게 되면 애써 만들어 놓은 첩보망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따라서 정보기관은 정확한 정보를 수집했더라도 긍정·부정도 하지 않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문재인 정부 집권 후 ‘국내정보 폐지론’이 힘을 받고 있다. 어떻게 봐야 하는가.
▲ 국내정보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정책 결정자에게 필요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정보를 다루는 정보관, 공작관, 분석관 등은 모든 것을 무덤까지 가져간다고 믿어야 하는 ‘천직’이다. 그런데 정보기관 간부가 일신의 영달을 위해 정보를 악용하는 경우가 있다. 매우 좋지 않은 모습이다. 국내정보 수집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리고 국내·국외·대북정보가 구분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정보란 순환되기 때문이다. 지금 국내정보를 국정원이 다루지 못하게 하고 있어 검·경이 하고 있을 것이다. 과거 국내 정치정보 등을 잘못 다뤘던 적이 있었다 하여 국내정보 자체를 폐지하면 정보 순환 과정에서 공백이 발생할 텐데, 국가안보와 직결된 보안정보 등에 많은 지장을 가져올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국정원에서 업무보고를 마친 후 전직원에게 격려 및 당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2018.07.20. (사진=청와대 제공)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국정원에서 업무보고를 마친 후 전직원에게 격려 및 당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2018.07.20. (사진=청와대 제공) [뉴시스]

 

-안보위해사범을 잡아내는 이른바 ‘대공수사(지금은 안보수사)’에서도 틈이 생길 것 같은데.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설치될 경우, 국정원이 대공(對共)수사권을 제대로 발동해 안보위해사범을 잡아낼지 우려스럽다. 공수처와 별도로 대공수사 과정 상의 변화가 없다고는 하지만 수사권 없이 피의자를 다루기가 어렵지 않을까 예상된다. 게다가 상대는 ‘간첩’ 혐의자다. 앞서 언급한 국내정보에 이어 보안정보와 직결된 ‘대공정보’ 분야 또한 휴업 상태다. 우리나라는 현재 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아닌가. 전 세계가 보안을 강화하는 추세에 있는데, 북한의 대남 위협이 계속되고 있어 ‘대공정보’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 보안정보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안 하는지...유야무야됐지 않은가. 우리 군이 지금 그러한 모습이다. 북한은 군을 총참모부·총정치국으로 이원화했다. 총정치국을 통해 북한군 총참모부를 감시해 불순분자를 색출하는 것이다. 우리 군도 그동안 보안 활동을 잘해 왔는데, 이 정부 들어 기무사를 비롯한 대공부서는 해체 수준까지 왔다. 대표적으로 이번 GP 피격 사건이다. 군이 해이해졌다. 뭘 하고 있는지...GP 공격을 받아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한다. 대공 위협에 대한 인식 자체가 실종됐다.

-지금 우리의 안보 문제는 어떠한가? 그리고 북한 정세는?
▲ 북한의 대남 위협에 대한 인식 자체가 무너졌다. ‘친북(親北)’이 마치 하나의 트렌드처럼 됐다. 아주 위험스러운 상황으로 가고 있다. 남북 관계가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은 바로 ‘北 김정은’을 비롯한 김씨 일가다. 이들은 핵(核)만이 생존의 수단으로 알고 있다. 여기에 김일성 시대부터 북한을 사교 집단으로 만들어 왔다. 이미 북한은 주체사상을 바이블로 조선노동당을 통한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 악랄한 ‘보안기관 체계’를 확립했다. 400만 명가량의 노동당원이 주민과 북한군을  감시하고 있다. 여기 110만의 북한군이 있고 북한이 멸망하지 않길 바라는 중국공산당과 국내 친북(親北) 세력이 북한을  떠받치고 있다. 이런 요소들로 인해 북한이 멸망하지 않고 생존할 수 있게 한다. 그런데 남북교류를 통해 자유의 물결을 넣고 협력 체계를 만든다고? 언어도단(言語道斷)이다.
 

지난 1973년부터 국가정보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국가안전기획부에서 북한연구조사실 단장 등을 비롯해 해외 정보관(이집트대사관 영사관 등)으로 활동한 송봉선(74) 한반도미래연구원 이사장.[조주형 기자]
지난 1973년부터 국가정보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국가안전기획부에서 북한연구조사실 단장 등을 비롯해 해외 정보관(이집트대사관 영사관 등)으로 활동한 송봉선(74) 한반도미래연구원 이사장.[조주형 기자]

 

-北 김정일·김정은·김여정이 맡은 첫 당무는 ‘선전선동부’다. 이것의 의미와 원리는 무엇인가.
▲ 전체주의로 대표되는 나치의 히틀러나 괴벨스를 떠올리면 된다. 선전선동의 원리는 ‘계속 정당화하려는 행위’로 집약된다. 대표적으로 북한에서 주장하는 ‘보천보 전투’, 이른바 ‘항일 빨치산’은 전부 협잡과 거짓말이다. 김일성이 항일연군 시절, 보천보의 일개 파출소 수준의 보안소에 위해를 준 것을 마치 민족사를 뒤바꾼 엄청난 사건인 양 각인시키고 있는 것이 북한의 선전선동이다. 이는 역사적 왜곡이다. 조선노동당은 중앙당에서 세포조직까지 침투해 구조화하는 일명 ‘조직지도술(術)’과 연계되면서 이념적으로 일체화를 이루게 된다. 바로 이러한 선전 선동과 조직 활동이 북한이 70년간 북한 김씨네 정권을 유지해 온 지도체계다. 

-러시아에서 북한 공작원 추정 인물에게 피살된 故 최덕근 영사에 대해 알려 달라.
▲ 최 영사는 ‘공작관’이 아닌 ‘애널리스트(분석관)’였다. 통상 해외 정보관으로 근무지에 부임하면 새집이 아닌, 보안이 확인된 전임자의 ‘숙소’를 이용한다. 그런데 최 영사는 보안시설이 되어 있지 않은 새집으로 이사했다가 테러를 당했다. 북한은 바로 이러한 기회를 노려 테러를 한 것이다. 보통 백색 정보관이나 해외 무관의 경우 외교관 신분이기 때문에 거의 그렇게 되지 않는데 이런 일이 발생 했다.

-국정원의 비밀 기록이 담긴 메인 서버를 민간인들이 들여다봤다. 어떤 문제가 발생하나.
▲ 앞으로 정보 협력을 기대할 수 없다. 모든 게 기록된 정보기관의 비밀이 공개되면 어느 나라가 우리와 협력하겠나. 전 세계 정보기관 중 우리 같은 곳은 없을 것이다. ‘적폐 청산’ 명목으로 나온 민간 신분의 조사관이 비밀 취급인가도 없이 메인 서버에 접근한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공개법정에서 재판 관계자 등에 의해 노출될 보안정보는 또 어떻게 될 것인가. 결국 이는 정보기관 존립을 위태롭게 할 뿐 아니라 대외 공신력까지 해(害)하는 것이다.
 

북한의 김정은. [뉴시스]
북한의 김정은. [뉴시스]

 

-국정원에서 근무하던 故 변창훈 검사에 대해 알고 있나. 왜 그런 일이 종종 일어나는가.
▲ 국정원 파견 검사들은 모두 나라를 책임질 엘리트 공직자들이다. ‘음지에서 나라를 지킨다’는 ‘명예’ 하나만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보니 자부심이 매우 강하다. 그런데 흠집 하나를 보고 엄청난 범죄자로 매도해 망신을 줬지 않은가. 입장 바꿔 생각해 보시라. 국가를 믿고 정당하게 임무수행을 했는데 배신감 느끼지 않겠나. 

-이런 일은 왜 일어나는가. 정보기관이 이에 대해 할 수 있는 일은 없는가.
▲ 전무하다. 정보기관의 ‘공작(operation)’은 근본적으로 비합법적 영역이다. 그런데 이 정부는 이를 법의 잣대로 들이댄다. 앞으로 공작 활동을 하는 공작관은 적극 나설 수 없을 것이다. 앞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과거 교육부장관을 거치면서 ‘참교육’ 슬로건을 내세운 전교조가 등장, 지금의 허리 세대로 잘못된 교육이 유입됐다. 이들은 전쟁의 비참함에 대해 깊이 알지 못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하는데, 우리의 미래는 상당히 어두운 게 아닐는지...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원 국정감사가 열린 4일 오전 국정원 현관에서 한기범 제1차장(오른쪽)과 서천호 제2차장이 국회의원들을 기다히고 있다. 2013.11.04. [뉴시스]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원 국정감사가 열린 4일 오전 국정원 현관에서 한기범 제1차장(오른쪽)과 서천호 제2차장이 국회의원들을 기다히고 있다. 2013.11.04. [뉴시스]

 

조주형 기자 chamsae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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