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한 교수
신용한 교수

인터파크, 네이버 및 SK엔카. 이 기업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어느 정도 성장한 기업들이 기존 사업에서 벗어나 다른 영역으로 진출을 꾀하거나 새로운 시장 개척 및 신제품 개발을 목적으로 기업 내부에 독립적인 사업부 형태로 설치한 ‘사내벤처’에서 출발한 기업들이다.

 모기업이 소위 ‘슈퍼 갑(甲)’의 지위라는 점, 창업 초기에 취약한 재무구조로 인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특허를 출원할 때 모기업에 의존해서 출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나중에 소유권 분쟁의 가능성이 높다는 점, 독립적인 기업으로 성공한 것에 비해 빈약한 대우를 받을 가능성, 공로지분 배분이 적은 경우가 많고 대성공을 거두었을 때도 모기업 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등의 단점이 많은 사례에서 지적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소속 기업의 인적, 물적 자원에 대한 든든한 지원과 기존에 다져온 튼튼한 기업 네트워크의 지원, 기존 계열사들을 활용한 협업 마케팅, 실패에 대한 위험과 부담이 적다는 점, 증자나 투자유치 등 재무적 측면에서 단독 창업기업에 비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점 등의 장점이 훨씬 크게 부각되고 있다.

사내 벤처가 성공하여 확실한 비즈니스모델로 성장하게 되면 기업의 신규 사업부서로 전환시키거나 독립시켜 별도 법인으로 두기도 하고 계열사로 편입시키기도 한다. 설사 사내벤처가 실패하더라도 재무적 위험 등은 회사에서 부담하므로 창업 초기 위험을 줄여줄 수 있다. 모기업 입장에서는 미래의 유망한 신사업 발굴과 더불어 유능한 인재의 외부 유출을 막을 수 있으므로 기업 경쟁력 증진 차원에서 많이 도입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1940년대부터 신기술 사업화와 직원의 사기 진작을 위해 설치해 왔고, 우리나라도 1990년대 중반부터 도입하기 시작하였다.

최근 ‘꼼수 정당’이라 비난 받아 온 비례 위성정당과 모(母)정당과의 합당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위성정당 탄생의 단초를 제공했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은 전 당원 투표를 통해 합당을 결의하였지만, 야당인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뜨뜻미지근한 통합 논의를 이어 가고 있어 여전히 비난의 화살을 자초하고 있다.

위성정당은 총선 이전부터 꼼수와 편법으로 선거에서 비례의석을 극대화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으로 채택이 된 것이고, 선관위가 심판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아 탄생된 것 아니냐고까지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총선에서 미래한국당이 19석을 얻자 1석만 더 채우며 원내교섭단체를 만들 수 있다는 유혹에 빠져 통합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태에 빠져 있기도 하다.

인공적으로 만든 위성이라는 것은 용도를 다하면 자연적으로 폐기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고, 그동안 미래통합당은 여권의 정치적 횡포에 맞서 ‘정치적 정당방위’ 차원에서 만든 정당이라고 홍보해 왔는데 이미 정당방위 상황이 모두 사라져 버린 지금, ‘위성정당’을 고집할 정치적 명분은 전혀 없다. 국민의 감정을 감안해 보면 정치적 실리는 그야말로 일도 없다. 이런 와중에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의 임기 연장 논의는 정치적 냉소를 배가시킬 뿐이다.

정수정도(正手定道)! 평소 일관된 정수로 정도를 따라 최선을 다하고, 꼼수로 요행을 바라지 말라는 바둑의 정석을 되새겨 볼 시점이다.  사내에서 태동한 사내벤처는 아니지만, 그들 스스로가 형제정당이라고 칭하듯이 한 배에서 탄생한 정당이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미래통합당이라는 모기업이 스스로 다 할 수는 없는 유망한 미래 신사업 발굴이나 유능한 인재의 역량을 모아서 전체적인 경쟁력을 증진시키는 차원의 일들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통합의 시너지! 사내벤처의 장점에서 배우고 찾아보라. 해답은 이미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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