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재부각… 소비가격파괴·다양성 갖춘 아이템 성장 예상

 

코로나19로 사회를 비롯한 경제, 창업시장도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다. 우리나라 창업은 전통적으로 점포형 창업을 선호하는 양상을 보여왔다.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외식업 창업과 점포형 창업이 1등인 나라도 대한민국이다. 이로 인해 프랜차이즈 역시 가장 활발한 나라다.

문제는 지속적인 경기 하락과 프랜차이즈 관련 악재가 겹치면서 본사의 가맹점 매출과 수익성이 하락했다는 점이다. 인건비 상승과 업종 간 과열경쟁도 자영업 시장의 어려움을 부추긴 요소다. 사실 매년 창업시장의 핵심은 소비자들의 소비 성향과 사회적 트렌드다. 그러한 영향으로 특정 아이템들이 붐을 이루곤 했다. 하지만 2020년 창업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의 패턴과는 전혀 다른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그중의 하나가 상권의 범위를 넘어섰다는 점이다. 지난 60년간 권리금의 함정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창업시장을 짧은 시간에 우수한 상권이나 좋은 입지만이 창업 성공의 척도는 아닐 수도 있다는 명제를 창업시장에 화두로 던졌다. 그 이면에는 우리나라만의 차별적인 인터넷 환경과 함께 e-커머스와 소셜 미디어의 발달이 소비지도와 소비유형을 바꾸는 단초가 됐다.

리모델링 창업 증가
업종 변경 활발

상권의 파괴는 리모델링(Remodeling) 창업의 새로운 바람도 몰고 왔다. 기존 점포형 중심의 창업에서 벗어나 창업비용을 줄이고 매출 다각화 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의 전환이 활발히 이뤄졌다. 기존 업종을 인수 후 보강하는 방법의 창업인 리모델링 창업도 증가했다. 특히 외식업 분야의 업종 변경이 활발해졌다.

치킨 전문 프랜차이즈 티바두마리치킨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배달과 포장 판매가 급증했다”며 “이와 관련해 기존 외식업을 하던 자영업자의 업종변경 창업 문의도 크게 증가했다”고 전했다. 티바두마리치킨은 또 올해 20주년 기념으로 신규 예비창업자에 한해 간판 및 썬팅 지원, 주방 집기 지원 등 400만 원 상당의 파격적인 창업 혜택도 주고 있다. 이 같은 성과로 용인풍덕천점, 구리수택점 등 최근 약30여 개의 가맹점을 오픈하는 등 창업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코로나19는 2~3년 전부터 트렌드가 된 가성비도 다시 부각시켰다. 경제가 위축되면서 지갑이 얇아진 영향이다. 이로 인해 소비가격파괴(price destruction)와 다양성을 갖춘 아이템의 성장이 예상된다. 전 업종에 걸쳐 본사들의 살아남기 위한 전쟁을 가격적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아이템을 많이 출시하고 있고, 기존 운영하는 아이템도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다양성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한 접시 1790원 균일가로 회전초밥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던 스시노칸도는 70여 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메뉴와 저렴한 가격, 배달전문에 특화된 2번째 모델 론칭 등으로 부각되고 있는 브랜드다. 스시노칸도 배달전문 매장의 특징은 특색 있는 스시노칸도만의 초밥을 배달을 통해 집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초밥을 만들 줄 몰라도 창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본사에서 전문 요리사를 파견해 메뉴를 만드는 데 문제가 없다. 종업원의 관리는 가맹점주의 몫이다. 스시노칸도 관계자는 “배달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이벤트와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라며 “불경기 가맹점주의 수익을 위해 여러 요소들을 활용해 안정적 고객 유치가 가능하도록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찬가게 프랜차이즈 진이찬방도 집콕족과 1인 가족 증가에 따른 매출 상승으로 불경기 강한 브랜드로 떠올랐다. 진이찬방의 특징은 전국 산지 직송으로 신선도 높은 제철 식재료들로 국, 찌개, 밑반찬, 기본반찬뿐 아니라 아이 반찬, 간식, 스폐셜 메뉴까지 총 200여 가지의 완성도 높은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진이찬방 관계자는 “가심비를 충족시키면서도 경쟁력 있는 메뉴들을 다채롭게 선보이고 배달을 강화하면서 주목받는 한식창업 브랜드로의 이미지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무인매장 등장도 인건비 절감과 사회적 거리두기 확산으로 관심 받고 있다. 젤라또 아이스크림 카페띠아모를 운영 중인 베모스는 지난해 말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한 무인커피벤딩머신 스마트띠아모를 론칭했다. 특징은 AI(인공지능)시스템으로 고객 성향에 따른 레시피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특히 모니터가 부착돼 있어 기업체 광고나 메뉴 등을 소개할 수 있어 창업자 입장에서는 부가적인 수익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창업 형태는 자투리 공간의 자판기 창업이나 소형점포의 무인카페로도 가능하다. 점포의 경우 CCTV와 앱으로 원격 자동 관리할 수 있다.

또한 코로나19는 가맹점과의 상생을 위한 본사의 노력 증가를 불러왔다. 여기에 가심비 충족을 위한 복합화(Convergence)도 다시 부각시켰다. 프랜차이즈는 시스템의 공유와 교육사업이라 단언할 수 있다. 특히 2020년도에 강화된 가맹법에 의해 본사의 갑질이나 독선적인 일방통행식 관리는 법적 규제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그동안의 우월적 지위를 통한 일방적 관리 형태나 갑질, 오너리스크 등의 폐해는 줄어들 것이며 가맹점과의 상생을 통한 브랜드 성장을 위해 다양한 시도가 나타날 것이다. 가맹점과의 협의체 구성, 운영전략에 대한 협의, 전문적 교육지원, 실질적 운영지원시스템, 가격과 품질에 대한 협의 등 좀 더 선진적 형태의 운영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착한 프랜차이즈 활동
로열티 면제

야채가 맛있는 집 채선당은 코로나19 사태로 가맹점 매출이 절반가량 하락하자 가맹점들로부터 매달 받는 로열티(매출액의 5% 내외)를 2개월 간(2월~3월) 면제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해 가족 점에 손 세정제 1250개와 테이블 클리너 1250개도 지원했다. 이 같은 착한 프랜차이즈의 활발한 활동으로 채선당이 운영중인 행복가마솥밥&알솥밥이 론칭 한 달도 되지 않아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현대시티몰 가든 파이브에 매장을 오픈하는 성과도 이뤘다.

행복가마솥밥&알솥밥 가든파이브점의 메뉴는 가마솥밥 6종과 알솥밥 6종이다. 영양만점 알솥밥부터 가격을 좀 더 추가하면 푸짐한 가마솥밥 한상차림까지 가성비 높은 한식 메뉴가 장점이다. 취향에 따라 매콤 알솥밥, 김치 찹치 알솥밥, 김치 제육 알솥밥, 오징어 햄 알솥밥 등 다양한 토핑의 알솥밥도 선택할 수 있다.

아울러 갓 지은 가마솥밥과 순두부찌개, 참치김치찌개, 돼지김치찌개, 차돌된장찌개, 간장불백한상, 고추장불백한상 등 다채로운 한식을 쌈채소와 함께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 채선당 관계자는 “건강한 외식 문화 창조에 앞장서며 고객에게 가치 있는 식생활을 제공하는 게 채선당의 바람”이라며 “경기 불황으로 지갑이 가벼운 고객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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