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 그냥 넘기다간 큰 코 다친다

차가운 곳에 있다 따뜻한 곳에 들어가면 훌쩍, 뜨끈한 국물 먹을 때도 훌쩍. 코엔 많은 모세혈관이 퍼져 있다. 그래서 추운 곳에 있으면 자연히 콧속 모세혈관이 좁아지고 따뜻한 공기를 들이마시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지면서 콧물이 흘러나온다. 이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인체 반응이다. 그러나 감기에 걸려 콧물이 나는 것도 비염일까? 겨울이 되면 심해지는 비염에 관해 알아보았다.

비염의 가장 흔한 증상은 알러지성 비염이다. 이런 알러지는 재채기, 콧물, 코 막힘 등의 증상을 보이며 수시로 대량의 맑은 콧물, 코 막힘이 나타난다. 원인은 집 먼지진드기를 비롯해 집 안의 화분, 곰팡이, 세균, 동물의 털과 비듬 등이다.

이 밖에도 원인 물질이 매우 다양해 알러지성 비염이 있는 사람은 자신이 반응하는 물질을 찾아 피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코감기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는 급성비염이다. 단순한 코감기는 치료하지 않고 그냥 넘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비염을 앓게 되면 체력이 소모되기 마련이다. 체력이 달리면 면역기능이 떨어져 결국 만성비염이 되는 경우가 많다. 감기를 달고 사는 꼴이 되는 것.

만성비염은 코 막힘이 주 증상으로 가끔 콧물이 나온다. 알러지성 비염과 달리 그 증상이 계속되는 특징이 있다.

만성비염을 방치하면 콧병인 축농증으로 발전한다. 그러므로 감기로 콧물이 나올 땐 초기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겨울철 아침에 일어나면 코가 약간 막힌 듯 한 느낌이 드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런 느낌은 방이 따뜻해지면 차츰 없어진다. 찬 공기에 코의 하비갑개점막이 노출되면서 일시적으로 부어 나타나는 증상이다. 폐가 약한 체질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일시적으로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비염으로 보기는 어렵고 정상인도 찬 기운에 자주 노출되면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 그렇지만 이런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면 비염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비염, 아이들 발육 더디게 만들어

아이들에겐 성장에 필요한 많은 영양분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영양분들이 크는 데 필요한 요소에 쓰이지 않고 떨어진 면역기능을 회복하는 데 사용되거나 비염으로 인한 염증을 없애는 데 쓰이는 경우가 많다. 섭취하는 영양소는 한계가 있다. 영양분을 나눠 쓸 수밖에 없어 성장을 위해 쓰이는 영양소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결국 만성적 비염을 앓는 어린이는 성장이 더딜 수밖에 없다.

아토피와 비염이 생기는 병리적 기전은 다르지만 한의학적으로 아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한의학에서 코와 피부는 폐 계통에 속한다. 두 기관 모두 호흡기능을 맡는 곳이다.

코가 좋지 않으면 피부에, 피부가 좋지 않으면 코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비염이 있는 어린이들 상당수가 아토피성 피부로 고생하거나 피부 트러블을 호소한다. 이런 현상은 폐 계통의 기능이 상대적으로 약해서 생겨나는 도미노현상으로 볼 수 있다.

만성비염이나 알러지성 비염은 공부하는 학생에겐 최대의 적이다. 콧물, 코 막힘, 재채기 등이 되풀이되면 모든 신경이 코로 쏠려 집중력을 잃게 된다.

그리고 기억력 감퇴와 집중력 저하를 가져와 학습능률을 떨어뜨리므로 빠른 시일 안에 콧병을 치료하는 게 바람직하다.


비염 종류 구별법

보통 알러지성 비염은 재채기가 따르면서 맑은 콧물이 흐른다. 눈이 가렵기도 하고 코가 가려워 계속 코를 비비는 경우도 많다.

알러지성 비염이 있으면 눈 밑에 거무스름한 색소가 끼일 수 있다. 이런 증상은 비염을 오래 앓은 경우에 나타난다.

감기일 때도 알러지성 비염과 같이 맑은 콧물로 시작하지만 곧 희거나 누런 콧물이 나온다. 콧물 색깔이 바뀌었다는 것은 알러지와는 달리 감염성 질환에 따른 것임을 알 수 있다.

또 알러지성 비염일 땐 열이 없다. 하지만 감기일 땐 열이 나기도 하고 가래 섞인 기침과 편도가 붓는 경우도 있다.

축농증, 즉 부비동염은 보통 감기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증상이 나아지지 않아 2주 이상 감기증상이 이어지며 코막힘, 콧물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

알러지성 비염과 다른 것은 맑은 콧물이 아니다. 염증성의 누런 콧물이 나오거나 고이게 되며, 입에서 비릿한 냄새가 나기도 한다. 목 안을 들여다보면 누런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로 인해 가래 섞인 기침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비염일 때도 후비루증상은 있을 수 있다. 또 두통, 고열, 얼굴 코 부위의 안면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비염 예방법

비염은 생활 속에서 오는 질환이다. 따라서 식생활 습관과 환경을 바꾸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1. 실내 온도와 습도를 잘 맞춘다
실내 온도와 습도가 일정하지 않으면 코 점막이 건조해져 비염증세가 악화될 수 있다. 실내가 건조하지 않도록 온도와 습도를 잘 맞추고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좋다.

2. 코를 자극하지 않는다
알러지성 비염은 자극에 의해 코가 극도로 예민해져 있는 상태이다. 따라서 향이 짙은 방향제, 스프레이, 향수 등의 사용은 최대한 자제한다.

3. 가습기 청소에 신경 쓴다
건조한 겨울철엔 실내에서 가습기를 많이 쓴다. 가습기를 오래 틀어놓으면 습기가 차 곰팡이가 자라기 쉽다. 정기적으로 청소해서 쓰고 실내에 곰팡이가 번식하는 곳은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

4. 가벼운 운동을 한다
비염은 면역체계가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면역체계의 자율신경계 기능을 정상적인 리듬으로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또 폐 기능이 튼튼해질 수 있는 가벼운 산책이나 조깅이 좋다.

5. 비염에 좋은 음식을 자주 먹는다
알러지 증상으로 생기는 비염을 고치는 특효약은 없다. 비염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비염 방지 위한 한방요법

● 생강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은 폐가 차서 비염이 생길 수 있다. 생강은 몸속의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 혈액순환과 체온을 조절해주어 몸을 덥게 만듦으로써 냉기 제거에 도움을 준다. 생강을 이용, 차를 만들어 마시거나 생강을 싫어하는 아이에겐 쿠키로 만들어주면 아이들 영양 간식으로 좋다.

● 도라지
기관지의 보약인 도라지는 인삼 못잖게 사포닌 성분을 많이 갖고 있다. 사포닌은 기관지를 튼튼하게 하는 보양음식으로 겨울철에 먹으면 감기예방과 치료에 뛰어난 효능을 보인다. 기침, 가래, 주독, 목의 통증 등의 호흡기계통 질환에 좋다. 도라지에 감초를 적당하게 섞어 차로 마시면 좋고, 찹쌀이나 멥쌀을 곁들여 튀긴 도라지는 아린 기가 사라지고 고소한 맛이 더해져 음식으로 즐기기 더욱 좋다.

● 갈근
갈근은 칡뿌리의 약명이다. 갈근은 발한 작용과 해열작용이 뛰어나 감기예방에 특히 효과가 있다. 어린아이의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하고 탄수화물, 무기질, 비타민C 등 각종 영양소를 많이 갖고 있어 비염으로 성장이 걱정되는 아이에게 좋다. 겨울에 나오는 갈근은 차로 마시며, 갈근가루를 넣은 수제비, 칼국수는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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