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

갑상선은 인체에서 가장 큰 내분비선으로 갑상선에 발생하는 결절은 흔한 질환이며 최근에는 초음파진단 기기의 보급이 증가함에 따라 그 유병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2011년 12월 국가암정보센터의 발표에 따르면 2009년 암종별 발생률에서 갑상선암은 16.6%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 28.7%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어 갑상선암은 대표적인 여성암이라고 할 수 있다. 1999년부터 2010년까지 여성암의 연간 증가율을 살펴보면 자궁경부암은 4.2% 감소하고 유방암은 5.9% 증가한 반면, 갑상선암은 24.5%의 빠른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2006년부터 2010년 암환자의 5년상대생존율은 64.1%로 암환자 중 절반 이상이 5년 이상 생존하고 있으며, 특히 갑상선암의 경우 99.7%의 높은 생존율을 보이고 있다.  

갑상선암은 여포 세포에서 기원하는 유두암, 여포암 및 미분화암, C세포에서 기원하는 수질암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주로 유두암 발생률의 빠른 증가로 인하여 갑상선암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갑상선유두암종과 갑상선여포암종과 같은 분화종양들은 완치되는 경우가 흔하며 예후가 아주 좋은 편이지만, 주위 조직으로 침윤해 들어간 경우나 다른 장기에 전이된 경우엔 생존율이 급격히 낮아진다. 역형성 암은 드물게 발생하며 악성도가 높은 미분화암으로, 원발성으로 생길 수 도 있고 분화성이 좋은 유두암종이나 여포암종이 퇴화하여 생길 수도 있다. 역형성 갑상선암은 치명적이어서 환자의 대부분이 6개월 안에 사망할 수 있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한다. 이러한 역형성 암은 방사성 요오드 치료, 항암화학요법 등에 일반적으로 반응하지 않으며, 여타 치료법에 대한 연구도 미비한 실정이다.

대부분의 갑상선결절은 양성결절이며, 악성의 갑상선암 중에서 갑상선유두암(PTC)과 갑상선여포암(FTC)과 같은 분화된 갑상선암은 수술이 절대적인 치료방법이다. 이들 분화된 갑상선암의 경우에는 예후가 월등히 좋아, 완치되는 경우가 흔하다. 이에 비해, 미분화암인 갑상선역형성암종(ATC)은 침습적이고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으며 예후도 불량하다. 갑상선암은 일반적으로 다른 갑상선종에 비해 갑상선 기능은 정상이고, 전이가 있어도 갑상선 이외의 증상은 적다. 그러나 미분화 암은 발열, 심한 전신증상을 나타낸다.

역형성 암은 드물게 발생하며 호발 연령은 60대에서 70대이고 인체의 암 중 악성도가 아주 높은 쪽에 속한다. 임상소견에서 종양을 인지하였을 때는 이미 갑상선뿐 아니라 주변 조직까지 침투하여 큰 덩아리를 형성한다. 조직 소견에 따라 몆가지 아형이 있어 예후가 다양하나, 발견 당시부터 광범위한 전이가 있어서 1년 생존율이 20%정도이고 평균 생존율이 진단 후 6개월이다.

유두상 갑상선암의 치료는 갑상선절제술, 방사성 요오드의 투여, 갑상선 호르몬 투여를 통한 내인성 TSH의 억제가 바탕을 이룬다. 갑상선절제술의 목적은 갑상선암의 제거, 비진단적이거나 비정형 세포 소견을 보이는 경우의 확진, 병기의 결정, 방사성 요오드 치료의 준비등이다. 갑상선절제술 후 방사성 요오드 투여는 수술 후 잔여 갑상선 조직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하여 사용한다. 그러나 수술, 방사성 요오드 치료 후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한다. 단기적으로는 수술 후 통증, 성시(聲嘶) 및 방사성 요오드 치료 후 방사선 피폭에 의한 부작용이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갑상선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증상 및 재발에 대한 불안 및 우울 등이 환자의 삶의 질 저하를 일으키고 있다.

갑상선절제술 후의 조기 합병증에는 출혈, 기도폐쇄, 반회후두신경과 상후두신경 손상 및 수술 중 과도한 조작으로 인한 애성, 부갑상선이 동반되어 절제되거나 부갑상선으로 혈액 공급이 차단되어 나타나는 저칼슘혈증 등이 있다. 지연 합병증에는 혈종 및 창상감염이 있으며, 후발 합병증에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 및 골다공증이 있다. 갑상선전절제술 후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합병증은 영구적인 부갑상선 기능 저하에 의한 저칼슘혈증과 반회후두신경의 손상에 의한 영구적인 애성이다.

유두상 갑상선암은 경부 림프절 전이가 20~90%에서 나타나고, 양쪽 중앙경부림프절절제술을 시행할 경우 생존율이 향상되며, 갑상선암이 경부 림프절에서 재발할 위험도를 낮추는 장점이 있지만 절제술로 인한 합병증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선택하여야 한다.

갑상선암의 경우 생존율은 높으나 수술 후 치료 과정과 검사 방법이 다른 암들과는 다르고, 질병의 상태와 예후, 치료 과정, 식이 방법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기 어려워 환자와 가족들은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 따라서 갑상선암 환자에게 정확한 예후 및 치료 과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갑상선절제술 후와 방사성 요오드 치료 후 발생하는 제반 증상들에 대해 적절한 치료 및 관리를 하여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지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방사성 요오드 투여 전후로 삶의 질 저하가 크게 나타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관리 방법이 필요하며, 다양한 한방제제의 요오드 함유량 및 대사에 대한 연구를 통하여 한방제제를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의학적으로 갑상선암은 기혈이 잘 돌지 못하고 몰려 뭉친 영류(癭瘤)의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석영(石英), 육영(肉癭), 근영(筋癭), 혈영(血癭), 기영(氣癭)의 오영(五癭) 중 석영과 가장 유사하다. 비급천금요방(備急千金要方)에 기재된 석영(石英)에 대한 설명을 보면, 대부분 기울습담(氣鬱濕痰) 및 어혈(瘀血)이 응체(凝滯)되어 야기되며, 경부(頸部)의 종괴가 울퉁불퉁하고 단단하며 고정되어 있고, 쉽게 화를 내며 땀을 많이 흘리고 흉민(胸悶), 심계(心悸)의 증상이 수반된다 하였다.

한의학에서의 암치료는 익기보혈(益氣補血), 자음생진(滋陰生津), 건비익기(健脾益氣), 보간익신(補肝益腎), 건비익신(健脾益腎) 등 인체 항병 능력을 증진시키는 부정배본법(扶正培本法)과 청열해독(淸熱解毒), 활혈화어(活血化瘀), 화담소어(化痰消瘀), 이기소종(理氣消腫) 등 직접 암세포를 살상하는 거사법을 응용하고 있다. 특히 전신쇠약감, 식욕부진은 통증, 오심, 구토 등과 더불어 진행성 암환자에게서 흔히 동반되는 증상이지만, 현재의 암치료 방법으로는 전신 쇠약감 개선이 어려운 실정이므로 정기를 돕는 한의학의 부정법의 역할은 향후 암치료에 있어 직접적인 주요 치료제의 제공뿐만 아니라 보조적인 치료법으로써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국내 한의학계에서 위암, 폐암 등 악성종양에 관한 연구가 다수 이루어지고 있으나, 갑상선암에 대한 연구는 증례1례만 보고되었으며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갑상선암은 99% 이상의 높은 생존율을 보이는 암으로 갑상선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하며, 한의학계에서도 이에 대한 치료 및 관리지침의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참보인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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