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 저자 법정 / 출판사 시공사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복잡한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일수록 종교라는 이념적 대립을 넘어 명상을 통해 자신을 가다듬는 시간이 절실히 필요하다. 문명의 이기를 맛보는 초절정의 순간에 도달해 있지만 숙명적인 공허함이나 외로움, 자아상실과 도덕적 해이로 방향감각을 잃기도 한다.

일요서울 26주년을 맞아 우리 시대 정신을 위로하고 마음을 가다듬어 정도의 길로 안내하는 법정스님의 법문집을 통해 본연의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여정의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책 ‘좋은 말씀’에는 법정스님 열반 10주기를 추모하고자 법정스님이 1994년부터 2008년까지 법회와 대중 강연을 통해 대중에게 전해주었던 울림의 메시지를 담은 31편의 미출간 법문을 담았다. 

책은 고독과 수행의 끝자락에서 길어 올린 깨달음과 메아리의 울림으로 승려이자 수필가이며 사회운동가로 알려진 법정스님과 영적으로 동행하는 시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무소유와 단순과 간소, 홀로 있어 침묵하고 진리에 이르는 길을 갈구하며 인간 존재에 대한 성찰로 영적으로 충만한 삶을 살아가는 가르침을 남긴 법정스님은 삶을 올바르게 이끌고 세상을 치유할 주인공은 바로 ‘자신’이라고 강조한다. 

살아가는 삶이란 무엇인가를 더하고 보태는 일이 아니고 덜어내고 버리는 일이며 물질이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삶의 중심을 바로 세워 혼탁한 세상을 바로잡을 근본 단위는 가정과 어머니라고 짚어준다. 

또한 책에서는 시종일관 나눔을 통해 개별적인 자아가 우주적인 존재로 확장될 수 있음을 말하고 신앙생활의 도량이 되는 절과 교회는 호사스러움을 벗고 스스로 청빈을 선택해야 한다고 단언한다. 

법문집을 통해 법정스님은 점점 파괴되어 가는 자연환경을 우려하면서 그릇된 국제 질서와 사회 시스템의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촉구한다. 여기서 시장 확대를 꾀하는 강대국의 지배 전략, 대량 소비를 부추기는 기업의 과도한 이윤 추구와 생태계를 파괴하는 소비 시스템을 바로잡는다. 인간다운 삶으로 회복될 중생을 꾸짖는 아비의 마음이 책 전반에 걸쳐 안타까움으로 비춰지면서 독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빛을 발하는 법정스님의 가르침에 고개를 숙이게 된다. 

1932년 전라남도 해남에서 태어난 법정스님은 한국전쟁의 비극을 경험하고 삶과 죽음에 대해 고뇌하다가 대학 재학 중 진리의 길로 나선다. 1955년 통영 미래사에 입산했고 1956년 당대의 고승 효봉을 은사로 출가해 쌍계사, 해인사, 송광사 등의 선원에서 수행한 바 있다. 불교신문 편집국장과 역경국장, 송광사 수련원장을 지냈으며 서울 봉은사에서 운허 스님과 불교 경전 번역을 하면서도 민주수호국민협의회를 결성해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1976년 출간한 수필집 무소유가 입소문을 타면서 명성 있는 수필가로 알려지기도 했다.  

‘선택한 가난은 가난이 아니.’라는 청빈의 도를 실천하며 ‘무소유’의 참된 가치를 널리 알린 법정 스님은 끝없이 정진하는 진정한 수도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다른 저서로는 ‘홀로 사는 즐거움’ ‘말과 침묵’ ‘법정 스님이 들려주는 참 좋은 이야기’ ‘화엄경’ ‘인연 이야기’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영혼의 모음(母音)’ ‘버리고 떠나기’ ‘물소리 바람소리’ ‘진리의 말씀-법구경’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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