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진 대표
김대진 대표

지난 20일 본회의를 기점으로 20대 국회가 막을 내렸다. 2016년 출범 이후 국정농단 사태, 박 전 대통령 탄핵, 그리고 3번의 선거까지 많은 일들이 발생하고 지나갔지만, 정작 20대 국회가 잘했다는 평가는 찾아보기 어렵다. 

20대 국회가 ‘역대 최악의 국회’가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대다수의 언론에서 가장 많이 언급하는 것이 ‘역대 가장 낮은 법안 처리율’이다. 20대 국회는 역대 최다 법안을 발의한 국회가 되었으나, 정작 처리율은 약 36%에 불과했다. 최악의 ‘식물국회’라 불렸던 19대 국회의 법안 처리율 41.7%보다도 더 낮아진 것이다. 일각에선 다양한 사회적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상정되는 법안수가 많아져 법안 처리율이 낮아진 것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여야 정쟁으로 국회가 공전을 거듭해, 법안을 처리할 겨를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어떤 거창한 이유를 찾아봐도 결국 ‘일하지 않았기 때문에’ 최악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국민에게 20대 국회는 어떻게 평가되고 있을까? 조원씨앤아이와 쿠키뉴스가 지난 5월 16일~18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대 국회에 대한 평가를 물어본 결과 긍정평가는 17.9%, 부정평가는 74.9%로 나타났다. 국민 10명 중 7명은 잘못했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20대 국회가 가장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막말 논란 등 수준 낮은 국회의원 처신 문제”가 29.3%, “협치 없는 정쟁 위주의 국회운영”이 27.3%, “매우 낮은 법안 처리율”이 21.4%로 나타났다. 모두 20%가 넘는다는 점에서 응답자가 딱 하나를 꼽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20대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냉소적 평가는 머니투데이와 리얼미터가 지난 3월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조사에서 더욱 적나라하게 나타났다. 해당 조사에서 ‘20대 국회의 가장 아쉬운 점’에 대해 물어 본 결과,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란 응답이 25.8%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결국 우리 국민들은 20대 국회를 ‘아무것도 한 것이 없이 정쟁만 일삼은 국회’만 본 것이다.

20대 국회가 막장이었다고 한들 21대 국회를 포기할 수가 없다. 무너져 가는 서민경제를 누군가는 다시 살려야 하기에 그 어느 때보다도 ‘일하는 국회’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코로나19가 가져온 전대미문의 위기로 비대면 신사업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함께, 미래산업의 발굴과 육성이 절실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일부 선진국들은 자국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조업을 국내로 리턴시키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어, 협치와 상생으로 ‘일하는 국회’가 되어야만, 이 시국을 헤쳐 나갈 수 있다.

여야 간의 정쟁과 공전, 그로 인한 최악의 법안 통과율, 20대 국회가 보여준 참상을 21대 국회에서 끝내 주길 바란다. 민생이 안정되어야만 비로소 연동형비례대표제 개정과 개헌에 대한 논의도 가능해질 것이다. 이번 총선으로 국회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충분히 체감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므로 당장은 먹고 사는 일에 총력을 기울여, 국민들 앞에 당당히 ‘일하는 국회’로 세비를 받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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