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경영 소장
엄경영 소장

벌써 2주째 민주당 윤미향 비례대표 당선인 논란이 핫이슈다. 언론은 연일 정의연(정의기억연대),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나눔의 집 의혹들을 파헤치고 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에서 시작된 윤 당선인 관련 비리 의혹에 대다수 언론과 종편까지 가세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정치권도 뛰어들었다. 통합당과 한국당은 ‘윤미향-정의연 진상규명 TF’를 구성하고 대여공세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국정조사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정의당 심삼정 대표는 지난 21일 상무위원회의에서 윤 당선인과 민주당에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김종민 부대표도 당 차원의 즉각적인 조치를 요구했다.

검찰도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정의연과 안성 쉼터에 이어 마포 쉼터를 압수수색했다. 행안부도 정의연에 관련 자료를 요구했다. 경기도는 광주 퇴촌 나눔의집 회계점검에 돌입했다. 윤 당선인은 이용수 할머니와 회동하고 수습에 나섰지만 갈등은 더욱 커지고 있다. 25일에는 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도 예정되어 있다.

민주당은 윤 당선인에 대해 선(先) 사실규명, 후(後) 입장정리 방침을 정했다. 당내에서도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이낙연 전 총리는 ‘엄중한 사안’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김영춘 의원은 당내 인사 중 처음으로 윤 당선인 사퇴를 거론했다. 온 나라가 윤 당선인 의혹으로 들끓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정작 민주당 지지율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갤럽 자체 여론조사(19~21일 1,000명 대상, 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포인트·응답률 13%, 자세한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46%이다. 지난주보다 되레 2%포인트 올랐다. 통합당 지지율은 18%로 지난주보다 1%포인트 떨어졌다. 정의당과 열린민주당은 각각 5%, 4%를 기록해 지난주와 같았다.

TBS 의뢰 리얼미터 여론조사(18~20일 1509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5%p·응답률 4.5%, 자세한 조사개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3.3%를 나타냈다. 지난주보다 소폭 떨어졌지만 통합당(23.4%) 하락 폭이 더 커 민주당과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정의연 논란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지지율은 끄떡없는 셈이다. 과거와 다른 양상이다. 왜 그럴까?

심화되고 있는 온라인 사회가 우선 꼽힌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온라인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온라인 소통과 교류가 일상이 됐다. 코로나19 확산은 온라인사회를 더욱 촉진하고 있다. 여론도 과거와 달리 온라인에서 형성되고 유통된다. 기득권, 기존 정치권 여론은 일부에 지나지 않게 된 것이다.

보수 언론의 영향력 상실도 한 원인이다.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매체, 종편, 보수 유튜브들은 오프라인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만큼 느리고 일방적이다. 이들은 지난 총선에서 정권 심판을 고리로 총궐기했지만 보수 궤멸을 막지 못했다. 더 이상 보수 언론은 주류가 아니다. 이제 언론 권력도 온라인으로 넘어갔다.

마지막으로 민주당을 대체할 정치세력이 없다. 역대급 패배 후 한 달이 넘었지만 희망의 씨앗을 뿌리지 못하고 있다. 보수·영남·강남 중심의 당선자 면면은 보수층에도 절망적으로 비친다. 정의당도 이념성향이 비슷한 열린민주당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제3의 길을 고수하고 있지만 옛날의 영화를 되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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