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윤사랑 기자] 4·15총선이 막을 내리면서 이제 바야흐로 각 당의 대권과 당권 경쟁 레이스가 시작됐다. 대권과 당권 문제에서 빠질 수 없는 사람은 바로 유력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다. 이 전 총리를 두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대세론을 굳히고 대선 레이스를 완주해 결국 왕좌에 오를 것이라는 끝장론과 검증 공세 등에 걸려 중도 낙마할 것이라는 중도하차론이 팽팽하게 맞선다. 엇갈리는 전망 속에서 이 전 총리는 19개월 남짓 남은 대선 레이스를 완주하기 위해 살얼음판 걷듯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권 도전 중간에 맞닥뜨린 당권 도전 문제를 높고도 고민이 깊은 모습이다. 당권 도전으로 얻을 이점이 크지만 동시에 리스크도 상존하기 때문에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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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문·비문 주자 없는 대안 부재, ‘이낙연 대세론롱런?
- 대권·당권 레이스 시작과 동시에 검증 공세 본격화무사통과 가능할까

이낙연 전 총리는 4·15 총선 이후 대세론을 더욱 공고히 하며 여야 통틀어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 전 총리에 대해서는 대세론을 굳혔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동시에 더 두고 보자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대세론을 굳혔다는 분석은 다른 경쟁력 있는 제 3의 후보가 없다는 점과 이 전 총리가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들과 큰 격차를 보이며 40%대 지지율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4월 정례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결과 이낙연 전 총리는 40%대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11개월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달 20~24일 전국 거주 18세 이상 성인남녀 2,552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 결과(응답률 4.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9%p)에 따르면 이 전 총리 지지율은 지난 3월 대비 급상승(10.5%p)하며 40.2%를 기록했다. 이는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 이래 최고치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4.4%2위에 올라섰으나 이 전 총리와의 격차는 25.8%p였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6.0%)는 전달 대비 13.4%p가 하락하면서 순위도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7.6%)에게 밀리며 4위를 기록했다. 뒤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4.9%, 오세훈 전 서울시장 4.7%, 유승민 통합당 의원 3.3%, 추미애 법무부 장관 2.1%, 박원순 서울시장 2.0%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대세론 5부 능선 넘었다”vs“친문 후보 언제든 부활

배종호 세한대 교수는 22일요서울통화에서 대세론과 관련해서는 이 전 총리가 5부 능선은 넘은 것 같다이 전 총리가 과거에 지지율 30%대 박스권을 못 벗어난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최근 40%대를 넘었다. 이낙연 대세론이 물꼬를 튼 것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반면 두고 보자는 견해는 아직 대선까지는 19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남았다는 점과 민주당 내 최대 주주인 친문이 이 전 총리를 완전히 지지한다고 볼 수 없다는 점에 기인한다. 언제든 친문이 미는 제3의 주자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이낙연 대세론이 굳어졌다고 보기 어렵다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재판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겠지만 적당한 시점에 조국은 언제든지 부활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당권 도전, 첫 번째 시련기 될 수도

이 전 총리의 최근 최대 고민은 당권 도전 문제다. 유력 대선주자라는 점에서 오는 8월 예정된 전당대회에 출마할 경우 당 대표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지만 쉽게 입장 정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 당권과 대권 분리를 규정한 당헌이 최대 걸림돌이다.

당헌은 대선에 나서려면 대선 1년 전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전 총리가 당대표로 선출된다고 해도 당권·대권 분리 규정 상 임기는 대선 1년 전인 내년 3월로 제한된다. 이 때문에 유력 대권주자가 굳이 7개월짜리 당 대표에 욕심을 부릴 필요가 있느냐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이 전 총리는 최근 여러 각도로 당선인들을 만나 향후 행보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그는 최근 자신이 후원회장을 맡았던 4·15 총선 당선·낙선인과 회동을 가졌다. 지난 18일에는 광주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뒤 호남 지역 당선인들과 오찬을 함께 하기도 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해 아직은 정하지 않았다면서도 너무 오래 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불확실성을 야기하는 일이기 때문에 빨리 정리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꾸 유불리를 따지는 것처럼 보는 것은 마뜩잖다면서 뭐가 더 옳고 책임 있는 행동인가에 대한 고민도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5일 이 전 총리가 후원회장을 맡아준 초·재선 당선인 13명과 가진 오찬 자리에서는 전대 출마 문제에 대한 얘기가 오고간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진 의원은 기자들에게 참석자들 사이에서 당 대표에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이 훨씬 많았다고 전했다. 고 의원은 이 전 총리에게 대권 도전한 분 중 당권을 안 한 분은 노무현 전 대통령 외엔 없었다잘못하면 피해간다는 이야기가 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는 전대 출마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참석자들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주로 당권·대권 분리 규정과 당권 도전 과정에서 잡음이 표출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개호 의원은 지난 19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전 총리가 당권에 큰 관심을 갖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당권보다는 내실 있는 실력을 키우고 공부도 더 하면서 자유롭게 의원들과 교류도 넓혀가는 데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주변에서 워낙 많은 분들이 당권을 맡아 당을 이끌어주시는 게 현실적으로 필요하다는 의견을 주기 때문에 굉장히 고민스러울 것이라며 이 전 총리의 당내 세력이 비교적 다른 분들에 비해서 취약하다는 지적을 늘 받아왔다. 당권에 도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이 전 총리가 전대에 출마할 경우 불출마하겠다는 주자들이 나오고 있어 자연스럽게 이낙연 추대로 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유력한 당권 주자인 송영길 의원은 최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인터뷰에서 이 전 총리의 출마 여부가 확정이 안 된 상태에서, 좀 더 상황을 보고 있다당의 신망을 받는 이 전 총리의 여러 가지 결정이 존중돼야 한다라며 이 전 총리가 출마하면 자신은 불출마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 전 총리가 결국 전대 출마를 결정한다면 그 선택은 그에게 첫 번째 시련을 가져올 가능성도 있다. 당권 레이스에서 친문 주자임을 표방하는 후보나 경쟁자들의 검증 공세가 쏟아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또 친문 진영에서도 후보가 출마할 경우 친문 진영이 이 전 총리를 지지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친문에 팽당하는 것을 염려해야 할 수도 있다. 현재 친문 진영에서는 홍영표 의원의 전대 출마 가능성이 높다. 홍 의원은 이 전 총리의 출마 여부와 관계없이 전대에 출마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안부재속 대세론이어갈 듯, 검증대 통과는...

이 전 총리의 대세론은 당권 도전 여부와 상관 없이 유력한 다른 친문·비문 후보가 없는 대안부재 속에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총리가 대세론을 이어가다가 결국 대선 도전에 성공할 것이라는 설익은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대선 레이스 완주까지는 길이 험난하다. 중간에 당권에 도전한다면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게 되고, 대권 레이스에서도 본격적인 검증대에 오르게 될 전망이다. 당 내부는 물론이고 야권 경쟁자들로부터 도덕성 검증이 시작되면서 2차 시련기를 맞을 수도 있다. 또 당 내부에서는 친문 진영을 중심으로 정체성 검증이 시작될 수도 있다.

그는 그동안 조국 사태’,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의 민주당만 빼고칼럼 사태 등에서 친문을 중심으로 한 당 주류와 결이 다른 입장을 보여왔다. 이 전 총리는 윤미향 당선인 논란에 대해서도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해찬 대표를 위시한 지도부는 사실 확인이 먼저라는 입장을 내놨다.

배종호 세한대 교수는 이낙연 전 총리에게 현재 상황에서 가장 큰 적은 시간이다. 대선까지 남은 시간 동안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친문이 오너십을 갖는 민주당의 대주주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지지하는 대선 후보를 바꿀 수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선까지 시간이 많이 남으면 남을수록 이 전 총리에게 불리하고 시간이 줄어들면 줄어들수록 상대방(친문)이 대안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기 때문에 유리한 것이라며 그래서 당내 입지를 굳히기 위한 당권 도전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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