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전현직 전.현직 의원 합류 면면보니...김무성 계보 만들기?

미래통합당 김무성 전 대표를 비롯한 통합당 전현직 의원들이 서울 마포구 H빌딩에서 사무실을 열기로 했다. 이들은 2022년 정권교체 및 킹 메이커로 역할을 하면서 보수 진영의 장래를 걱정하고, 각종 정치적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통합당 주변에서는 이 모임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통합당 주변에서는 이 모임이 사실상 김 전 대표를 위한 세불리기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전망 등이 나오고 있지만 김 전 대표 등 마포사무실에 모이는 인사들은 하나같이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김 전 대표의 마포사무실을 들여다봤다.

과거 비박(비박근혜)계 좌장 역할을 했던 김무성 미래통합당 의원 등이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비박계 의원들과 만찬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무성, 홍일표, 권성동, 홍문표, 김성태, 이종구, 강석호, 여상규 의원. 뉴시스

- 킹메이커 자처한 김무성, 젊고 유능한 정치인 내세워야
- 킹? 측근들 김무성 대선 캠프 아니다며 강력 부인

요즘 정치권에서는 통합당에서 낙선한 의원들의 거취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대 국회로 입성하지 않는 보수야권 거물 상당수가 각자의 사랑방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보수 재건을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현재 자신들의 영향력을 밖에서도 이어가기 위한 방안이다.

마포대교 인근 H빌딩, 사무실 세팅 들어가

그중에서 6선 의원으로 여의도 생활을 마감하는 미래통합당 김무성 전 대표의 행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2년 뒤 있을 대통령 선거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겠다며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의원들과 함께 마포에 사무실을 마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마포 사무실에 참여하는 의원들에 따르면 22일 서울 마포구 마포대로 인근 H빌딩에 사무실을 구하고, 6월부터 활동할 수 있도록 사무실 세팅이 한창이다. 마포 사무실에는 21대 총선에서 낙선하거나 불출마를 선언한 전현직 의원들이 계파를 초월해 함께 모일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현재까지 40여명의 전·현직 의원들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와 가까운 강석호, 김학용, 김성태 의원 등을 비롯해 대구·경북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통합당 친박계 의원들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김 전 대표와 가까운 현역의원들도 합류한다.

실제 강 의원은 김무성 의원이 대표였을 때 사무부총장을 지냈고, 의원회관 같은 층을 쓰면서 정치 현안에 대한 논의를 자주할 정도로 매우 가깝다. 김학용 의원도 김무성 의원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고, 김성태 의원도 대표적인 비박계다. 총선 참패 후 여의도에서 비박계 회동을 했던 인사들도 참여할 것이라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 김 전 대표와 함께 마포사무실에서 참여하기로 한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의원들로부터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의원들도 상당수 있다“21대 총선 낙선한 의원들 뿐만 아니라 다른 인사들에게도 마포 사무실 합류를 권유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금은 40여명의 전현직 의원들이 참여 의사를 밝혔으나 사무실 운영이 본격화되면 더 많은 이들이 참여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면서 그는 매월 회비를 걷어 운영이 될 예정이라며 정치권에 대한 정보교환은 물론 각종 세미나 등을 주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당 개혁과 보수 재건을 위한 활동뿐만 아니라 보수정권 창출에 앞장서겠다는 뜻도 밝혔다.

정권교체 위해 킹메이커로, 나서겠다는 무대

김무성 전 대표 역시 이 같은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히고 있다. 김 전 대표는 다음 대선까지는 정치를 계속할 작정이라며 “2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우파 정치세력이 집권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마포사무실 역할에 대해선 킹 메이커 역할을 하는 캠프 성격을 띨 것이라며 계파 구분 없이 전직 의원과 대학 교수, 시민단체 등 전문가 집단이 모여 열심히 세미나를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그런 과정에서 새로운 지도자를 발굴할 것이라며 현재는 두드러진 인물이 보이지 않지만 만들어 내야 한다고 피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친박(친박근혜)계의 전횡으로 보수의 위기가 심화된 만큼, 분열된 보수를 통합하고 대권주자 발굴을 뒤에서 돕는 킹 메이커 역할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미 정권교체를 위한 행동에 나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그는 보수 진영 외연 확대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되고 있는 일부 극단적 유튜버에 선전포고를 날렸다. 김 전 대표는 아스팔트 태극기 부대가 엄청나게 큰 사이즈인 줄 알았는데 투표해보니까 아니라는 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느냐극우 유튜버들이 기고만장해서 우파에 가능성 있는 사람들을 비판해서 다 죽여 놓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결국 극우 유튜버들은 자기들 조회수 올려서 돈 벌어먹는 놈들이라며 지금까지 참았는데 앞으로는 싸우겠다고 천명했다.

특히 통합당의 계파색이 옅어지고, 주호영 원내대표가 선출되면서 김 전 대표의 역할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김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마포사무실에서는 과연 누굴 킹으로 내세울 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과거 YS‘40대 기수론을 들고 나온 것처럼 젊고 유능한 정치인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거론하며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지사, 유승민 의원 등을 내세우는 것 아니냐는 추측성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마포 사무실에 합류하는 한 인사는 정해진 것은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마포 대권 캠프’? 측근들, 손사레 치며 부인

그러나 여의도 정치권은 마포사무실에 대해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일부에서는 김 전 대표 등이 세력화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가 들어선 후 킹 메이커 역할을 하기 위해 차기 당권에 도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더 나아가 김 전 대표가 킹메이커 역할론을 내세우고 있으나 대선 출마할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김 전 대표가 집단에서 찾다 찾다 안되면 그 때가서는 모를까라고 여운을 남겨뒀기 때문이다.

더욱이 재보궐 선거가 열리면 마포 사무실에 있는 인사들을 내세우는 등 당내 영향력 확대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해석들이 나오면서 김 전 대표 등 마포사무실을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들도 일부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당 한 관계자는 김 전 대표가 당권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더 이상 정치권에서 역할을 한다기보다는 정계은퇴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통합당 한 당선인은 김 전 대표가 스스로는 킹메이커 역할을 하고 싶겠지만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라고 말했다. 통합당의 한 중진 의원도 통화에서 김 전 대표가 물러날 때와 나설 때를 구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대로 김 전 대표에게 당의 중심이 돼달라는 요구와 함께 당권 및 대권에 나서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말도 있다. 통합당의 한 관계자는 당의 원로서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면서도 플레이어(선수)로 나서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인사는 김 전 대표 대선 출마를 위해 만든 사무실이 절대 아니다며 항간에 나도는 김무성 대선 캠프는 아니라고 극구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 그는 보수통합과 함께 원외 인사들도 모두 힘을 모아 2022년 대선에서 승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취지라고 적극 해명했다. <이기우 언론인>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