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한 교수
신용한 교수

살다 보면 위험에 대한 자신의 감수 성향과 태도를 제대로 알면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경우가 많이 있다. 주식투자를 예로 들어보면 본인의 위험감수 성향과 태도에 대해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위험회피형(risk averter) 투자자는 원금에 대한 손실을 원하지 않다 보니 큰 위험이 있는 종목이나 상품은 피해가는 경향이 있다. 시중 대형은행의 정기예금 확정금리 이상의 수익을 거둘 정도의 안정적인 종목이나 채권형 상품을 선호하고 전통적으로 검증되고 인정받아 온 종목들을 위주로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할 것이다. 

이에 반해, 위험감수형(risk taker) 투자자는 상당한 위험을 감수하고 고위험, 고수익 투자 상품이나 종목을 선호한다. 선물, 옵션 등의 파생상품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도 회피하지 않고 새로 등장하여 급상승하는 트렌디한 종목이나 단기 고수익 상품 등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초단타 매매 등도 즐겨하는 성향이 있다.  

또 다른 유형인 위험중립형(risk neutral) 투자자는 일정 부분 위험을 감수할 준비는 되어 있지만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 추구하는 성향이 있다. 대부분은 안정성을 우선하면서 그 바탕 위에 수익을 추구하는 스타일이 많다. 다소 공격적인 펀드 상품에 투자하기도 하지만 주로 안정성 위주의 펀드상품에 투자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렇듯 본인의 위험감수 성향을 어느 정도 파악했다면, 비즈니스 창업 등에 있어서 함께할 최적의 파트너로 어떤 스타일이 적합할지도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주로 위험감수형 창업자는 젊은 층을 상대로 하는 패션, 의류, 외식업 등 변화무쌍하게 급변하는 트렌디한 업종의 사업을 선호하고 성장곡선상 초기 시장에도 도전적으로 뛰어드는 스타일이다 보니 함께할 파트너로는 아이템에 대해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분석을 하며 치밀하게 계산하고 백업해 주는 파트너가 적합할 것이다. 만약, 위험감수형 창업자가 비슷한 성향의 파트너와 함께 소위 ‘못 먹어도 고’라는 식의 공격일변도 전략을 구사하게 되면 결정적 위험에 닥쳤을 때 그 대처 능력이 현격히 떨어질 것이다.

위험회피형 창업자는 전통적으로 검증된 사업이나 한참 성숙기에 있는 아이템, 장기적으로 검증된 프랜차이즈업 또는 가업 승계의 경우가 많은데 이 스타일은 강력한 결단과 개척정신으로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이나 시장선점 전략, 신규투자 등 본인의 리소스를 전폭적으로 투입하고 공격적인 접근으로 백업해주는 파트너와 함께 위험을 중화(risk hedge) 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위험회피형 창업자끼리 뭉칠 경우, 무한경쟁 속에 급변하는 비즈니스 전쟁터에서 능동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살아남기가 어려울 것이다.

비단 개인의 창업이나 주식투자, 비즈니스에 있어서만 위험감수 유형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급변하는 국제정세 가운데 국가의 경쟁력을 유지,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정부나 끊임없는 권력 투쟁의 전쟁 속에서 집권 능력을 극대화해야 하는 여의도 정치권도 처한 상황에 따라 과감하게 위험감수 성향을 바꿔 나가든지 다른 유형의 파트너와 적극적으로 손을 잡고 바꾸어 나가야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코로나 19’ 사태가 발생하자 우리 정부는 적극적인 방역대책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 19’ 극복 이후 급변하는 글로벌 경쟁에서 경제정책이나 무역 전략에서는 과연 어떤 위험감수 형태로 승부를 볼 것인가?

180석에 달하는 거대한 진영이 된 여권은 ‘부자 몸조심’의 안정추구형으로만 정국을 이끌어 갈 것인가? 초라하게 쪼그라들고 의기소침해 있는 야당은 그동안 익숙했던 것들과 과감히 이별하고 위험을 감수하면서 공격적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인가?  그 출발은 자신의 위험감수 성향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될 것이다. 지금 당신의 위험감수 성향은 어떠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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