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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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대한항공이 송현동 부지를 사겠다는 서울시의 발표에 난감해졌다.

서울시는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날 제7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개최해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공원 결정(안) 자문을 상정한 결과, 공원 조성 찬성 입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위원회 자문의견을 반영해 6월 중 열람공고 등 관련절차를 추진하고 올해 안에 문화공원으로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앞서 시는 대한항공 소유의 종로구 송현동 부지(3만7000㎡)를 매입해 공원 조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송현동 부지는 경복궁 동쪽에 위치해 있으며 인사동, 광화문광장 등과 인접해 서울 도심의 '금싸라기 땅'으로 여겨진다.
 
소식이 알려진 직후 대한항공은 당혹스러움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국책은행으로부터 1조2000억원의 자금을 수혈받고, 특별약정을 통해 자본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송현동 부지 등 유휴자산 매각을 이사회 의결을 통해 진행 중이다. 지난 4월에는 '삼정KPMG-삼성증권' 컨소시엄을 그룹 유휴자산 매각 주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자구 노력 차원에서 매각에 나선 상황에서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 내 공원 조성 계획을 발표하자, 제3자의 송현동 매입 가능성을 막는 것과 다름없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시는 자체감정평가, 예산확보 등 대금 납부 기한이 최소 2년가량 소요된다고 밝힌 바 있다"라며 "또한 시장 가격이 5000억~6000억원에 달하지만, 서울시는 절반 이하 수준을 예산으로 생각하고 있다는데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단기간 내 자본 확충이 어려워질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28일 손경식 CJ그룹 회장의 장인인 고(故) 김봉환 전 국회의원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나오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송현동 부지가) 안 팔리면 가지고 있겠다"라며 "(부지 매수자는) 정해진 게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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