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전환-계약 종료, ‘계약직 돌려막기’...“모호한 평가 기준 억울하다”

[국민청원 게시글]
[국민청원 게시글]

[일요서울 | 양호연 기자]카카오뱅크의 채용 절차를 두고 공정성 시비가 불거졌다. 카카오뱅크 전 직원 A씨는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카카오뱅크의 채용문제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그러면서 카카오뱅크의 정규직 전환율이 낮고, 기존 계약직 직원을 신규 계약직 직원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자 사측은 시험을 통해 이뤄진 공정한 평가 결과라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하지만 이를 둘러싼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인해 한동안 채용시장이 얼어붙었던 만큼 적지 않은 취준생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풀이했다. 


- 기존 직원을 신규 계약직 직원으로 대체...‘돌려막기 중단’ 국민청원
- “평가기준도 모르는 시험”...“충실한 설명 이뤄졌고 공정성 충분해”



자신을 2017년부터 카카오뱅크 고객 상담 직원으로 일했다고 소개한 A씨는 지난달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글을 게시했다. A씨는 ‘흑자 기업 카카오뱅크의 계약직 돌려막기를 중단시켜달라’는 취지의 청원글을 통해, 자신이 카카오뱅크의 ‘계약직 돌려막기’ 피해자라고 호소했다. 

“탈락 기준 알 수 없어”
‘계약직 돌려막기’ 주장


A씨는 파견직으로 업무를 시작해 정규직 전환이라는 기대로 3년을 근무했지만 결국 계약종료라는 통지서를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매년 평가기준도 모르는 시험을 통해 절반에 이르는 동료들의 자리를 내줘야 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청원글에 따르면 A씨는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사측의 정책에 따라, 카카오뱅크 소속이 되기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펼쳤다. 하지만 근무 2년차에 응시한 시험과 면접 과정은 근무 1년차에 비해 더 까다로웠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는 계약연장 시험뿐 만아니라 동료평가와 리더평가 등 온갖 평가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결국 절반에 가까운 동료들이 평가 결과 1년 만에 계약 종료를 맞아야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A씨는 동료들이 탈락된 기준조차 알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A씨도 이 같은 계약 종료 통보를 피할 수 없었다고 했다. 2년의 계약직 근무가 끝나 정규직 전환을 코앞에 둔 상황이었다. 이내 또다시 레포트 제출, 동료평가, 리더평가 등이 진행됐고, 결국 정규직 T/O가 부문별 총 6명인 점을 통해 A씨를 비롯한 총 17명이 계약 종료를 통보 받았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코로나19 때문인지 4월에는 레포트로 평가가 진행됐는데, 말은 블라인드 테스트였지만 업무 분야별 인원이 많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누가 썼는지 알 수밖에 없다”며 “나머지 80%는 리더평가 등이었는데, 이는 모두 사람에 대해서만 평가하는 만큼 주관적인 평가가 강했으며, 객관적인 평가는 단 한 개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1년차와 2년차 계약직 연장 시 때도 시험과 평가들을 통과한 사람들로, 업무능력이나 조직문화적합도 등에 문제가 없다”며 “2년이 지나면 계약 종료 통보하고 새로운 계약직을 채용하는 등 ‘계약직 돌려막기’를 하고 있는 등 사람을 소모품으로 사용하고 버리는 것이 아니냐”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뱅크는 계약직 성격과 계약 기간 등에 대한 내용은 충실히 설명했고, 정규직 전환에 대한 사전 설명회도 개최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1차 시험 과정에서 계약직 동료 간 평가도 이뤄지고, 블라인드 서술식 테스트도 진행하는 등 시험의 공정성도 충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해당 청원글은 청원 사전동의 100인 이하로 비공식 게재된 상태다. 사측의 입장이 알려진 가운데서도 여전히 일각에서는 채용 절차에 따른 공정성 문제를 둔 뒷말이 무성한 모양새다.

이를 두고 한 전문가는 “코로나19 확산 사태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그간 채용시장에 칼바람이 불었던 만큼, 적지 않은 취업준비생들이 깊은 고민에 빠진 경우가 적지 않다”며 “따라서 이 같이 민감한 사례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공정한 기회와 채용 문화가 자리 잡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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