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손해보험 홈페이지]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최근 고아가 된 초등학생에게 소송을 걸어 물의를 일으켰던 한화손해보험(이하 한화손보)이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이번에는 수백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음에도 과도한 브랜드 사용료를 지급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 한화손보는 940억 원 영업손실, 690억 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 같은 적자 상황에도 한화손보는 지난해 206억 원의 브랜드 사용료를 지급했고 올해는 221억 원의 사용료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손보는 금융감독원(금감원)으로부터 브랜드 사용 계약 업무 관련 경영 유의 조치를 통보 받았다. 금감원은 브랜드 사용료가 한화손보 수익성을 악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브랜드 사용료에 대한 지급 규모를 줄이라고 지적했다.

금감원, 이례적으로 브랜드 사용료 지적… 경영 유의 조치 통보

타 보험사 비해 높은 브랜드 사용료… 지난해 대비 6.8% 증가

지난달 8일 한화손보는 금감원으로부터 경영 유의 조치를 통보 받았다. 경영 유의는 금융회사의 주의 또는 자율적 개선을 요구하는 성격의 행정지도 조치다.

금감원은 “(한화손보) 브랜드 사용료와 별도로 매출액에 비례해 그룹 공동 광고비용을 추가 부담하고 있어 비금융계열사 대비 부담 수준이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보험 업계에서는 금감원이 보험사의 영업 및 경영에 관한 문제가 아닌 브랜드 사용료를 지적한 것에 대해 이례적인 일로 보고 있다.

“부담 수준 높다” 지적
타사 비교 높은 사용료

금감원도 브랜드 사용료 자체만으로는 문제는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브랜드 사용료를 책정하는 방식 및 규모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다. 금감원 측은 “브랜드 사용료 부담기준인 재무제표상 매출액에는 한화 브랜드에 따른 경제적 효용과 인과관계가 낮은 투자영업수익, 영업 외 수익이 포함됐다”며 “한화손보의 영업이익도 브랜드 사용요율 산정 시 기초자료로 활용된 영업이익 예상치를 밑돌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화손보는 그룹 공동 광고비용을 추가 부담하고 있어 비금융계열사 대비 부담 수준이 높다는 지적이다. 다른 보험사들의 경우 매출액에 비례해 브랜드 사용료를 내고 있지만, 사용요율이 한화그룹보다 낮게 설정돼 있어 브랜드 사용료를 비교적 적게 내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0.15%, 미래에셋생명 0.0575%, 흥국화재는 매출의 0.00065%를 내고 있다. 그러나 올해 한화손보는 지난해 대비 6.8% 급 증가하면서 광고선전비를 제외한 매출액에서 0.3%의 브랜드 사용료를 내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달 25일 한화손보에 대해 6건의 경영유의사항과 3건의 개선사항 등 총 9건을 통보하기도 했다. 금감원의 한화손보의 브랜드 사용료 지적 이후 내린 조치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8월 실시했던 경영실태평가(RASS) 및 각종 부문 검사에 따른 결과로 앞서 한화손보가 RASS평가 결과에 따라 수익성과 금리 리스크 등 일부 지표에 문제점이 발견됐다.

이번 조치 사항 중 리스크와 관련 건은 ▲자체 위험 및 지급여력평가(ORSA) 구축 계획 미흡 ▲금리리스크 개선 대책 수립 필요 ▲신용·시장리스크 시스템 개선 및 사후검증 강화 필요 ▲리스크 허용 한도를 통한 사전적 리스크 관리 강화 필요 등이다. 보험업 감독 규정에 따르면 보험회사는 자체 위험 및 지급여력평가 체제를 갖춰야 하지만, 한화손보의 경우 내부모형 노후화에 의한 신규 시스템 구축 등의 사유로 이사회를 통해 ORSA 도입을 유예조치했다. 이후 도입 준비와 관련해서 구체적인 방안을 갖추지 않아 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금감원이 발표한 지적 사항을 받아들이고 개선해 나가고 있다”며 “하지만 적자인 상황이라고 브랜드 사용료를 낮게 지급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경영난에 ‘허덕’
희망퇴직·임원 급여 반납

한편 한화손보는 현재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초 금감원 경영실태평가에서 경영관리대상으로 편입됐으며 지난달 15일까지 근속 연수 1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도 했다. 또한 금감원에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에 따라 지난 4월부터 임원들은 급여의 10%를 자진 반납하고 주말도 반납했다. 회사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의지를 다지는 차원에서 일괄 사표를 제출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한화손보는 경영난뿐만 아니라 구설에도 자주 오르게 되면서 이미지 타격도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3월 아버지를 잃은 초등학생에게 소송을 걸어 2900여만 원의 구상금을 청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거센 비난을 받았다. 특히 맘카페를 중심으로 한화손보 불매운동이 일어나기도 했었다. 이후 한화손보 측은 소송을 취하하고 그달 25일 대표 명의로 사과문을 올리면서 사태를 수습했다.

지난 2월에는 보험설계사를 관리하는 한화손보 소속 센터장이 교육수료생을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에 해당 교육수료생은 검찰에 센터장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 특례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으며 한화손보 측은 해당 센터장에게 징계를 내렸다. 이에 업계에서는 추락한 한화손보의 이미지 회복과 급락한 실적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 강성수 한화손보 대표에게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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