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4월의 가 볼만한 곳 4전북 익산
백제의 고도인 전북 익산에는 드라마 ‘서동요’와 수많은 영화의 세트장이 존재한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그곳에서 만나는 고택과 벚꽃의 어우러짐은 옛 고향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이곳 여행의 또다른 백미는 덕양정에 올라 말없이 유유히 흐르는 금강 물줄기 위로 해가 지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현실에서 지칠대로 지친 몸과 마음을 씻기에 이곳보다 더 좋은 곳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4월 한달을 마무리하며 전북 익산으로 떠나보자.


서동과 선화공주가 떠오르는 백제의 고도, 익산의 곳곳은 흐드러진 벚꽃으로 화려하기 이를 데 없다.

그 중 보석박물관 옆 함벽정(지방문화재 자료 127호) 주변으로 피어난 벚나무는 경이로울 정도다.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저 혼자 화사하게 피어난 벚나무는 고가를 한 아름 뒤덮을 정도로 수령이 오래됐다.

논둑길에 심어놓은 고목에서 피어난 벚꽃은 눈길를 잡아끌기에 충분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익산에는 드라마 서동요의 촬영지(여산면 원수리 상양마을), 영화 ‘홀리데이’와 ‘거룩한 계보’(성당면 와초리 성당초등학교 남성분교)의 세트장이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뱃길 끊긴지 오래된 곰개나루터에는 ‘웅어회’가 봄철 입맛을 돋워준다. 말없이 유유히 흐르는 금강 물줄기 위로 해가 질 때면 여행의 참맛을 만끽하기에 충분하다.


‘서동요 1, 2세트장’

익산은 의외로 드라마와 영화세트장이 많다. 2005년 8월에 지은 서동요 세트장은 두 군데에 있다. 서로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따로 찾아가야 하는데 각기 나름대로 볼거리와 운치가 있다.

비록 드라마가 끝나면서 인기가 다소식긴 했지만 오히려 한적하고 울창한 숲과 저수지가 인접해 있어 좋다. 서동요 1세트장(익산시 신흥동)에서는 서동의 생가터를 재현해 어린 시절을 촬영했고 서동요 2세트장은 선화공주 사가로 만들어졌다.

익산 시내에 있는 1세트장은 가족이 가볍게 걷기에 최상인 멋진 산책길이 있다. 솔향이 은은히 풍겨나는 길을 걷다 보면 신흥 저수지를 바라볼 수 있는 장소에서 옹기종기 지어놓은 초가집도 여러 채 만나게 된다.

세트장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소나무나 그림처럼 펼쳐진 저수지가 아주 오래전 고향과 같은 느낌이다. 아침 물안개가 피어날 때와 석양 질 때의 장관이 유명하다.


전통의 미륵사지

서동요 2세트장(여산면 원수리 산양마을)은 시내를 비껴서 왕궁면을 지나 여산면으로 가면 찾을 수 있다. 왕궁면에는 보석테마 관광지가 있는데 보석박물관 외에도 화석전시관, 각종 상징물과 조경, 부시대설 등을 갖추고 있다.

미륵사 9층석탑이 있는 미륵사지도 만날 수 있다. 몇 해 전부터 넓은 절터를 대대적으로 복원하는 공사를 하고 있는데, 미륵사 동석탑은 복원돼 있고 원형으로 남아있던 서석탑은 가건물을 만들어두고 해체 복원 중이다.

그 외에도 고도리 석불(보물 제46호), 왕궁리 5층석탑(국보 제289호), 백제 시대의 석불좌상(보물 제45호)을 모신 석불사와 삼존석불(유형문화재 제12호)을 모신 태봉사, 쌍릉, 무왕이 탄생했다는 마룡지 등 왕궁면에는 여러 유적지가 산재해 있다.


가람 이병가 생가

1920년대 왕궁 저수지 완공기념으로 만들어 놓은 함벽정(지방문화재 자료 127호) 정자 주변에 피어난 벚꽃도 봄철이라면 빼놓아서는 안 된다. 알려지지 않아 저 혼자 화사하게 피어난 벚나무는 고가를 한아름 뒤덮을 정도로 수령이 오래됐다.

이리저리 둘러보며 서동요 촬영지 2세트장으로 가보자. 여산 저수지의 잔잔한 물결을 따라 한가하게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들을 보면 기분까지 좋아진다. 조금 더 가면 마을을 만나게 되고 이내 길은 좁아지면서 경사도가 심해진다.

멀리 고개를 들어 용화산을 바라보면 산속마을을 연상케 하는 세트장이 오롯이 들어앉아 있다. 선화공주 사가를 재현하기 위해 지은 세트장 입구에는 드라마에 출연했던 배우 사진이 사람 키보다 더 크게 서 있다.

산을 개간해 만든 세트장은 겉으로 보기에도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역력하다. 1,500평 규모의 세트장 건물은 드라마를 찍을 당시처럼 옛 모양으로 남아 있다. 세트장 집 한 채는 공방을 만드는 체험장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이곳도 찾는 이는 적어 매우 한적하다.

정적이 감도는 산중턱에 서서 눈길을 멀리 향하면 아름다운 연봉이 다가서고 봄바람이 얼굴에 살랑댄다. 세트장을 나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가람 이병기 생가(여산면 연수리)를 찾아도 좋다.

생가 뒤 대나무 숲의 푸르던 대 이파리가 누렇게 변색이 되었고 건물도 한창 복원 중이지만, 툇마루에 앉아 연못 앞에 심어 놓은 정원수와 화단에 피어난 봄꽃을 감상하면 묵은 시름이 소올솔 봄바람 따라 사라진다. 이곳에 있는 시도기념물 제112호 탱자나무도 눈여겨 볼만하다.


국내 유일 ‘교도소 세트장’

이어 성당면 와초리 성당초등학교 남성분교 폐교부지 위에 세워진 국내 유일의 영화 촬영용 교도소 세트장을 찾아가 보자. 서동요 세트장과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이 세트장은 옛 폐교 5,500여평 부지에 2층 건물로 지어져 있다.

이곳에서 영화 ‘홀리데이’의 현실감 넘치는 교도소 장면이 연출되었고, 그 이후에도 ‘거룩한 계보’, ‘원탁의 기사’, ‘해바라기’, ‘식객’, ‘스위트드림’ 등 총 17편의 영화가 촬영됐다. 지난 3월 6일에는 다니얼 헤니와 김영철이 해외 입양아와 사형수 아버지로 출연해 애절한 부정을 그리는 영화 ‘마이파더’가 이곳에서 촬영됐다. 비록 황량한 교도소 세트장이지만 영화장면을 생각하면서 관람하면 재미가 배가 될 듯하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인 함열마을 안쪽으로 가면 김안균 가옥(전북민속자료 제23호 함라면 함열리)이나 조해영 가옥(전북문화재자료 제121호)을 비롯, 전통가옥을 만날 수 있다. 고가(古家)를 둘러싸고 있는 황토돌담이나 고가(古家) 화단에 심어 놓은 수령 오래된 정원수를 보는 재미가 있다. 단, 김안균 가옥은 출입이 불가능하다.


제철 만난 ‘웅어회’

이것으로 익산의 봄 여행을 끝내면 아쉽다. 멀지 않은 곳에 숭림사와 입점리 고분관, 웅포의 낙조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숭림사(웅포면 송천리) 가는 길목에 있는 수령 오래된 벚나무에도 봄철이면 흐드러지게 꽃이 피어난다.

숭림사는 금산사의 말사로서 신라 경덕왕(재위:742-765)때 진표율사가 창건했다. 이곳에는 보광전(보물 제825호)과 우화루, 정혜원, 영원전, 나한전, 요사채 등이 있으며, 보광전 옆에는 석좌가 쓸쓸히 남아 있다. 유물로는 청동은입인동문향로(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67호)와 조선 후기에 만든 4기의 부도가 있다.

그 외에도 뱃길 끊긴지 오래된 곰개나루터에서는 ‘웅어회’가 제철을 맞았다. 근처 입점리 고분 전시관(063-850-4995)은 칡을 캐던 아이가 발견했다고 하는데, 동으로 만든 신발과 화려한 장신구들, 그 외에 갖가지 옹기 등이 전시되어 있다.

뒤에 고분은 이제 봉분 형태로 변형이 되었고 출토된 유물들은 원광대에 보관돼 있다고 한다. 누군가가 화사하게 꽃이 핀 춘란을 전시해두고 있어 은은한 난향이 풍겨난다.

더불어 웅포 여행의 백미는 덕양정에 올라 말없이 유유히 흐르는 금강 물줄기 위로 해가 지는 모습을 보는 일이다. 지는 햇살 속으로 지나가 버린 옛 추억이, 마치 오래된 영화를 보듯 뇌리를 스쳐 지나간다. 붉게 물든 금강 물줄기를 따라 삐그덕 거리며 나룻배 한척이 지나가는 듯한 환영이 봄철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른다.



관련 웹사이트
■ 익산시청 : www.iksan.go.kr
■ 익산시 문화관광과 :
www.godoiksan.go.kr

대중교통
■ [버스] 서울(호남고속버스 터미널)/익산 /하루 30회 이상. 3시간정도 소요.
■ [열차] 서울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KTX가 주중 17대(주말 19대)가 있다. 2시간정도 소요. 익산역 앞에서는 64번, 73번, 74-1, 78번, 555번 시내버스가 보석박물관까지 운행. 서동요 세트장 은 61번, 62번, 63번 222번 이용.

자가운전
■ 서울 → 경부고속도로(천안 JC) → 천안, 논산간 고속도로 또는 호남고속도로(회덕 JC) →익산IC
■ 서울 → 서해안 고속도로 → 동군산 IC - 익산방면(27번 국도 이용)

주변정보
■ 황등돌, 황등마을 장터, 익산시내 북부시장, 나바위 성당(화산성당), 성당리 포구 은행나무, 익산-군산간 전군도로 벚꽃길
■ 실안해안도로의 일몰, 창선-삼천포대교 야경, 대방진 굴항, 다솔사, 가산리 석장승

사진,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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