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등교개학 후기...“거리두기 잘 안 지켜져”
학교 방역수칙 생활화, 과밀학급 분산, 보건인력지원 및 업무 분담 필요

▲지난 3일 학부모들이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3,4학년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사진=안애영 기자)
▲지난 3일 학부모들이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3,4학년 초등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사진=안애영 기자)

[일요서울ㅣ광주 안애영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초·중·고등학교가 등교를 멈춘 후 80일 만에 고등학교 3학년 개학을 시작으로 오는 8일이면 모든 초․중․고생이 학교수업을 받게 된다.

온라인 수업이 길어지자 등교 소식에 기대하던 교사와 학부모들은 수도권에서 지역감염 사례가 연일 발생되자 학생들의 등교개학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광주광역시는 코로나19 확진자 중 해외감염사례 외에 지역 감염 사례가 최근 발생되지 않았지만 개학이 시작되면서 방역과 거리두기 방침을 강화하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광주광역시 교육청에 따르면 3일 고1·중2·초 3∼4학생들의 3차 등교 개학까지 광주지역 전체 학생 17만6400명 중 15만8000여 명이 등교수업을 하고 있다.

다행히 광주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아 등교가 연기되거나 중단된 학교는 아직 없지만, 수도권에서 이태원 클럽→인천 학원강사→학원생→택시기자→부천 돌잔치 참석자→물류센터 근무자로 이어지는 등의 ‘n차 감염’과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 학교현장을 비롯한 학부모들의 걱정과 불안은 여전하다.

학생들의 등교여부를 두고 여전히 팽팽한 신경전이 계속 되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는 “코로나19 종식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더 이상 개학을 미룰 수만은 없는 일”이라며 코로나19 발생 상황이 통제 가능한 범위에 있다고 보고 지난달 20일 고3 학생들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개학을 실시하고 있다.

등교개학 이후 SNS에 올라 온 ‘등교후기’에는 “선생님을 포함해 친구들을 교실에서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대면으로 수업을 받으니 집중도 온라인 수업보다 훨씬 잘 된다”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학생들이 몰리는 등·하교 시간이나 급식 시간, 쉬는 시간에 학생 관리 등이 미흡했다는 반응도 많았다.

지난 3일 개학했다는 중2 학생은 온라인커뮤니티 게시판에서 “학교에 여러 메뉴얼이 있지만 전혀 규칙이 지켜지지 않았고 거리유지도, 선생님의 주의에도 통제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학생들은 장시간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두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학생들뿐 아니라 선생님들도 복잡한 심경으로 등교 개학을 맞고 있다. 광산구의 중학교 교사인 A씨는 “오랜만에 학생들을 만날 수 있게 되서 설레기도 하지만, 24시간 계속 학생만 지켜볼 수 없는 상황에서 방역수칙 및 거리두기에 학생들이 얼마나 협조해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의 반응 역시 기대 반 우려 반이다. 광주 북구에 거주하는 4학년과 1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는 “아이들이 친구들과 만나고 싶어 개학을 계속 기다려 오긴 했는데, 무증상 전파 사례도 있어 보내도 걱정 안보내도 걱정”이라면서 “등교개학 전 아이 선생님과 통화한 적이 있는데, 선생님들도 처음 닥쳐보는 상황이라 걱정이 많은 것 같았다. 학교 선생님이 오히려 어머님들께 더 부탁을 많이 하게 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등교개학과 관련해 모란 국립암센터대학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학교에서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생활하도록 하는 것도 교육의 일환이 될 것”이라며 “학교는 교실 내 밀집도 낮추고, 환기 자주 시키고, 학생들은 기본 방역수칙인 마스크, 손 씻기, 두 팔 벌려 거리두기 등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교 내에서 업무를 잘 나누는 것 또한 중요하다“며 장기적으로는 학생 숫자에 맞춰서 보건교사를 추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과대학교와 과밀학급은 학생 분산 대책을 세워 밀집도를 완화해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는데 집중하고 있으며, 기준에 해당되는 학교 중 병행수업을 요구하는 학교는 교육청과 협의해 추진토록 하고 있다고”고 밝혔다.

또 “교직원 업무경감 및 학생 안전을 위해 보건지원인력을 학교별로 20학급 이하 1명, 21학급~30학급 2명, 31학급~40학급 3명, 41학급 이상 4명을 배치해 등교수업 시 필요한 다양한 학생 안전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선의 교사들은 코로나19가 유행과 완화를 반복하는 상황에서 정부와 교육부가 더 이상 임기응변 식 대책이 아닌 다양한 관점에서 초유의 사태에 대응하는 중·장기적인 로드맵을 구상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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