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었던 박경미 청와대 교육비서관.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었던 박경미 청와대 교육비서관. [뉴시스]

 

[일요서울] 청와대 인사를 두고 ‘재탕’해서 쓰고 있다는 것에 빗댄 용어인 ‘회전문 인사’가 다시금 관심을 쓸고 있다. 청와대는 주말 휴일이기도 했던 지난달 31일, 더불어민주당의 박경미(1선·55) 전 국회의원을 청와대 교육비서관으로 임명했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지난 4월15일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서울 서초을에 민주당 후보로 나섰지만 낙선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박 전 의원을 교육비서관으로 임명하면서 다시금 정계 진출의 활로를 보장했다. 일각에서는 공공연히 거론되는 ‘일자리 챙겨주기’라는 따가운 시선이 따라오는 이유다.

청와대 교육비서관으로 발탁된 박 전 의원은 중등 수학교사 출신이면서 수학교육과 교수까지 역임한 인물이다. 제20대 총선이 한창이던 지난 2016년, 김종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 의해 영입된 박 전 의원은 비례대표 1번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된 후 ‘교육자’ 경력을 살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활동했다. 하지만 교육자 경력에도 불구하고 교육 분야의 업적보다는 그의 피아노 연주가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앞서 청와대 교육비서관 발탁 배경에는 ‘교육자’ 경력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과거 박 비서관이 민주당 의원 시절 연주했던 ‘월광(月光) 소나타’에 더욱 화제다. 바로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과제인 대북 정책의 기조를 자신의 연주에 빗대어 표현했기 때문이다.

박 비서관은 지난해 11월2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박경미TV'에서 ‘박경미가 문재인 대통령께, Moon Light’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박 비서관은 해당 영상에서 피아노로 베토벤의 곡을 연주하면서 나레이션을 했는데, 그는 “월광 소나타, Moon light(달빛) 소나타가 문 대통령의 성정(性情)을 닮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에 대한 여당 국회의원의 직접적인 평가로 읽히는 대목이다.

그러면서 박 비서관은 “이 곡은 주제 선율을 과시하지 않고 은근하게 드러낸다”는 평과 함께 “‘피아니시모(매우 여리게)’로 침울하게 시작하지만 ‘크리센도(점점 세게)’로 커지면서 밝아지기도 하고 ‘디크리센도(점점 여리게)’로 다시 가라앉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간 부분에는 스케르초로 올라가면서 한껏 기대감에 부풀기도 하지만 이내 낙담하게 되고, 그래도 다시금 희망의 불씨를 살리는 감정의 기복이 고스란히 전달된다”면서 “그 과정이 한반도 평화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베토벤의 월광소나타’를 남북 관계 등에 비유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희망도 표현했다. 박 비서관은 “월광소나타 2악장은 좀 더 경쾌해지고, 3악장은 마치 폭풍이 몰아치는 듯 빠르고 화려하다. 주제 선율이 선명하게 드러나면서 질풍노도와도 같다”는 평과 함께 “2017년 5월10일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이제 반환점을 돌았다. 조만간 문재인 정부가 월광 소나타 3악장에 도달해 검찰개혁을 완수하고 그 동안 조용히 추진하던 정책들이 눈부신 성과를 서둘 수 있길 기원한다”는 심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앞서 박 비서관이 영상을 올린 시기는 문재인 정부가 임기 반환점을 막 지난 직후였다. 박 비서관은 당시 “문재인 정부의 피날레는 월광소나타의 화려한 3악장처럼 뜨거운 감동을 남길 것”이라는 발언을 했는데, 최근 21대 총선 이후 177석에 달하는 국회 의석수를 가져간 민주당을 예견한 듯 보이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 재조명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1965년생인 박 비서관은 수도여자고등학교에서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수학교육과로 진학해 본격적으로 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중등 교사로 근무하던 중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대학원에서 수학교육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에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한국교육개발원 등에서 연구원 등으로 재직한 바 있고, 충북대학교 수학교육과, 홍익대학교 수학교육과 교수로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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