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통장, 새롭게 쓴 통장 개념…3% 수익률에 3% 포인트 적립

네이버의 금융업 진출 선언에 시중은행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네이버]
네이버의 금융업 진출 선언에 시중은행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네이버]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네이버가 금융업 진출을 선언하고 그 선두에 기존 통장의 기능을 넘어서는 금융 상품까지 내놓으면서 시중은행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미 카카오뱅크와 K뱅크 등 인터넷 은행이 기존 오프라인 은행을 압박하며 입지를 넓혀가는 상황에 국내 최대 IT공룡까지 금융업에 가세하면서 시중은행들은 난색이다. 반면 금융 소비자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미 시중은행들의 비대면 서비스와 인터넷은행의 편의성을 충분히 학습한 가운데 검색 포털 및 인터넷 쇼핑 등으로 친숙한 네이버가 출시를 예고한 금융 상품은 접근에 부담이 없어 보인다.

 

데이터 경쟁력 및 기술 ‘접목’…금융 플랫폼 차별화 선언 
투자 상품 및 보험·예·적금 등 종합 금융 상품 출시 예고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기존 네이버페이 사업 부문의 경쟁력 강화와 금융사업 부문의 서비스 확장을 앞세워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네이버 파이낸셜’을 새롭게 출범시켰다. 

이어 지난달 ‘네이버통장’이라는 이름으로 비대면 금융 상품 출시를 예고했다. 이는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통장이지만, 예치금에 따른 수익 외에 통장과 연결된 네이버페이를 이용하면 포인트 적립까지 얻을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 측에 따르면 전월 네이버페이 결제 실적이 10만 원 이상만 되면 100만 원 한도 내에서 최대 연 3%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기존 고객들이 익숙해진 네이버페이와의 연동이 주목된다. ‘네이버통장’으로 포인트를 충전하고, 이 포인트를 이용해 네이버 쇼핑을 이용하거나 디지털 콘텐츠 등을 구매하면 결제 금액의 3%까지 포인트로 다시 적립을 해준다. 

네이버페이 이용 고객들이 네이버통장을 활용한다면, 연 3%의 수익률과 3%의 포인트 적립이 동시에 이뤄지는 셈이다. 여기에다 타행 송금 서비스는 무제한 무료로 제공키로 했다. 

최인역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이용자 혜택을 강화한 ‘네이버통장’을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투자 상품, 보험, 예·적금 등 다양한 금융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네이버파이낸셜이 지닌 양질의 데이터 경쟁력과 기술을 금융 상품에 접목해 향후에는 고객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별화된 금융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은 넘지 못 할 네이버의 ‘데이터’ 경쟁력 

업계에 따르면 기존의 은행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부분도 데이터 경쟁력이다. 2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쌓아 온 네이버의 데이터베이스와 이를 자산으로 하는 금융 플랫폼의 차별화 전략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금융 서비스는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월 1000만 명을 넘어서는 네이버페이 사용자들이 그 선두에 설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의 차별화 전략 가운데 최대 무기는 맞춤형 금융 상품이다. 그간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별 필요한 금융 상품을 추천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이는 불특정 다수에게 동일하게 제공되는 기존의 상품들에 비해 연령별, 지역별, 업종별 등 타게팅을 통한 상품 구성에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높을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맞춤 상품은 각 분류별 필요성에 따른 추천이 가능하다.  

네이버를 이용해 여행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가장 필요한 환전 상품이나 여행자 보험 상품을 추천할 수 있고, 영유아용 제품들을 구매한 고객들에게는 영유아 검진을 위한 금융 상품이나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취학 시 마금 마련을 위한 단기 및 중기의 특판 상품 추천도 가능하다. 

네이버 측에 따르면 그간 네이버페이는 소비자들이 인터넷 쇼핑 이용 시 단순한 자금의 거래뿐 아니라 제품 결제서비스까지 제공해 왔기 때문에 축적된 정보를 바탕으로 이용자들의 특성에 따른 데이터의 구체적 분류가 가능하다. 

이는 앞서 금융업에 진출해 있는 기존 사업자들보다 경쟁 우위에서 출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네이버파이낸셜을 출범시키고 금융업 진출을 본격 선언하던 당시만 하더라도 ‘금융업 라이선스 취득’보다는 미래에셋대우와 협력하는 방식을 주축으로 하는 금융사업안을 밝혀 왔다.

네이버 ‘직접’ 금융업 라이선스 취득하나 

다만 네이버와 함께 국내 IT업계 또 다른 빅2 가운데 하나인 카카오가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를 앞세워 전 금융부문에 걸친 라이선스 확보를 예고하고 있어 업계에서는 네이버 측의 금융 라이선스 취득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특히 네이버파이낸셜의 네이버통장이 올 하반기 선보일 보험, 대출, 투자 상품 등 다양한 금융 영역으로 확장하기 위한 기반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카카오의 경우, 지난달 13일 카카오페이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민간·금융기관 모바일 전자고지’의 ICT 규제 샌드박스 승인을 받으면서 기존 행정·공공기관 안내문 서비스에 이어 민간 및 금융기관 중요문서까지 수신이 가능해진 상태. 이어 전 금융부문에 걸친 라이선스 확보 및 금융업과의 다양한 연결 시도를 할 전망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네이버도 금융업 관련 분야 경력직 사원 채용에 나서면서 향후 진출할 금융 플랫폼 구도를 짜고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이미 네이버가 경력직 채용을 통해 은행 업무를 포함한 금융 분야 사원 모집에 나서면서, 시중 은행들의 요직에 있는 경력직 사원들이 네이버파이낸셜로 넘어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네이버가 지금 당장은 해당 업무를 전개하지 않더라도 시간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에 따르면 네이버가 모집한 경력직 가운데는 대출 및 연체 채권 관리 분야 직원들까지 포함됐으며, 업계에서는 네이버파이낸셜의 여신전문기업으로의 진출을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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