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가을 바람 아름다운 ‘천상 화원’ 소백산


1년 중 산을 찾는 등산객이 가장 많은 계절은 두말 할 필요 없이 가을이다. 단풍에 물든 가을 산의 모습이 가장 화려하기도 하겠지만, 등산에 적합한 가을 날씨도 산행을 부추기는 한 이유다. 정기적인 산행을 취미로 삼는 산행 동호인도 아니고 평상시 운동을 열심히 해 기초체력이 받쳐주는 것도 아니지만 가을이면 한번쯤 산행을 꿈꾸게 된다. 보약보다 건강에 더 좋다는 산행이 아닌가. 이 계절 아니면 언제 올라볼까 싶은 생각에 미루어왔던 산행을 지금 떠나보자.

▶ 동행자, 초보 산행자에겐 ‘필수’

흔히 산행 생초보가 혼자서 산을 오를 때 계획을 세우고서 가장 걱정스러워 하는 것은 일단 함께 산에 오를 동행과 평상시의 운동부족이다. ‘산행 생초보가 혼자 산에 올랐다가 다리라도 삐면 어쩌나…길이라도 잃으면 어쩌나’…어느 곳이든 혼자 여행하는 것에 익숙해진 사람들도 산행에는 자꾸만 노파심이 생겨난다. 역시 초보 산행객에게는 동행할 사람이 꼭 필요하다. 산다람쥐 같이 가볍게 산을 잘 타는 친구 한명을 포섭해야 한다. 날렵한 친구와 함께라면 어떤 산도 두렵지 않다.

▶ 소백산 어의곡리 코스
많고 많은 산 중에 소백산을 오르기로 결정한 것은 설악산과 함께 단풍이 가장 빨리 물든다는 점과 어느 계절에든 독특한 풍경으로 등산객을 매료시킨다는 명성 때문이었다. 충북 단양군과 경북 영풍군에 걸쳐 솟아있는 소백산은 계곡을 올라 정상부에 도착하면 능선을 따라 종주하는 형태기 때문에 등산객들의 마음을 여유롭게 해준다. 사람을 포근히 감싸주는 산이라고 평해지는 것도 바로 부드러운 능선을 종주하는 덕일 것이다.
영풍쪽보다는 산행길이 거리도 짧고 수월하다는 정보에 대뜸 단양쪽으로 산행을 결정해버린 것은 순전히 운동과는 담 쌓고 살던 나 자신의 한계를 염려한 탓이다. 소백산은 가장 높은 비로봉(1,439m)을 중심으로 국망봉과 연화봉의 세 봉우리가 주축을 이루는데, 단양쪽에서는 비로봉과 국망봉에 오를 수 있다. 천동리 코스가 유명하지만 울창한 숲을 거친다는 말에 어의곡리 코스로 방향을 잡았다. 새밭마을 들머리로 접어들며 산비탈에서 밭을 일구는 농부에게 물어보니 비로봉까지 3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처음 만나는 이정표에서 살펴보니 현재 위치가 해발 410m다. 해발 1,440m가 정상이니 약 1,000m는 올라야 하는데 거리상으로는 5km에 가깝다.

▶ 산행에의 조언
돌길로 시작되는 산길을 오르기 시작해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서 숨이 차기 시작한다.
의욕에 들떠 무리하지도 말고, 너무 편하게 가려고 느려지지도 말고, 정상까지 가장 효율적으로 올라갈 수 있는 나만의 페이스. 쿵쾅거리는 심장과 차오르는 숨결에 애당초 무리는 꿈꾸지 못하고 자꾸만 느려지는 걸음을 재촉하기에 바쁘다. 발 아래만 내려다보며 오르고 있자니 또 다시 친구의 조언이 날아든다. 단풍 든 산의 경치 좀 보면서 가란다. 그제서야 둘러보니 어의계곡 주변으로 소박한 단풍이 한창이다. 사실 소백산의 단풍은 영풍쪽의 희방사 코스가 ‘백미(白米)’고, 어의곡 코스에서 만나는 단풍은 그리 화려하지 않다. 소박하면 어떤가, 지금의 내게는 충분히 아름답다. 계곡 물 흘러가는 소리와 바람에 단풍이 흩날리는 모습을 바라보며 경치에 젖는다. 그러고 보니 친구의 덕담들은 내 인생살이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조언들이란 생각이 든다. 나만의 페이스를 찾는 것도 그렇고 발밑만 내려다보느라 멀리 내다보지 못하는 것도 그렇고.

▶ 자연 속에서 마음을 열고…
어의곡 코스는 아직까지 많이 알려지지 않아 산행길이 한적하다. 어쩌다 등산객들을 마주치게 되면 서로들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데 이것은 어의곡 코스에서만 보는 일이 아니라 일반적인 등산 풍경이다. 하산하는 사람은 올라가는 이들의 기운을 북돋워주고, 올라가는 사람은 하산하는 이에게 정상의 아름다움이 어떠했는지 묻는다. 다른 어떤 운동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산행만의 장점이 바로 이점이 아닐까 싶다.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니고 정해진 법칙도 아닌데 서로들 마음의 문을 열고 따뜻한 말을 주고받는 것. 그래서 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마음이 따뜻하다는 말이 생겨났나 보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인사를 건네는 일이 익숙지 않아 주저하던 사람이라도 하산할 때는 먼저 인사를 건넬 만큼 마음이 열리게 된다. 자연 속에서 우리네 마음도 순수해지기 때문일까.
단조로운 돌계단, 나무계단 길은 어의곡 코스에서 가장 힘든 길이다. 다리가 천근만근이고 숨이 턱에 차올라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일 때쯤 계단 길은 끝이 나고 산의 능선이 얼핏얼핏 보이는 오솔길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비로봉까지도 1.7km의 만만치 않은 거리지만 여기까지 올랐으면 거의 다 오른 것과 마찬가지로 계단 길과는 달리 수월하게 오를 수 있다.

▶ 소백산의 주봉, 비로봉
온몸이 땀에 젖어 기진맥진한 채 비로봉 초원에 도착했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은 기대 이상으로 감동스럽다. 울창한 숲 위에 이렇게 넓은 황금빛 초원이 자리 잡고 있었단 말인가. 이름 모를 야생풀들이 종아리 높이까지 흐드러지게 자란 초원에는 바람을 막아줄 나무가 한 그루도 없어 바람이 드세다. 그 탓에 풀들은 높은 목소리로 울어대고 난생 처음 들어보는 그 합창소리는 귀가 따가울 정도지만 우스운 한편으로 신기하기도 하다. 이 드넓은 초원은 봄에는 진달래와 철쭉, 여름엔 초록빛 싱그러움, 겨울에는 눈꽃이 장관을 이뤄 사시사철 등산객들을 매료시킨다. 나무계단을 따라 도착한 비로봉 정상에서 단양과 영풍의 소백산 능선들이 겹겹히 쌓이며 펼쳐내는 파노라마 조망을 내려다보니 장쾌함에 가슴이 트인다.
바람 부는 초원에 서서 맑고 파란 가을 하늘을 보며 상념에 잠겨 있다가, ‘겨울에 눈꽃 보러 다시 오자’는 친구의 말에 흔쾌히 그러자고 대답을 해버린다. 힘들게 올라오는 동안 수없이 되뇌던 후회의 말들이 어느 새 말끔히 잊혀진게 신기해 혼자 웃는다. 이 맛에 등산을 하는구나. 고통스러움 뒤에 찾아오는 형용키 어려운 이 시원함. 산행의 재미를 아주 조금 알아버렸다.

▶ 부석사·소수서원 등 명승지도
소백산 옥녀봉 기슭에 조성된 옥녀봉자연휴양림은 울창한 숲속에 조성되어 산림욕을 즐기기에 그만이며 작은 오솔길이 있어 자연을 벗 삼으며 산책하기에 좋다. 숙박할 수 있는 방갈로와 야영장, 취사장, 샤워장, 숲속 교실 등 시설면에서도 조금도 부족함이 없으며 주차공간도 넓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또, 자연휴양림 뒤로 명산 소백산의 수려한 풍광이 펼쳐져 경치 또한 일품이다. 옥녀봉 자연휴양림에서 여장을 풀고 소백산 등반길에 오르거나 부석사, 소수서원, 희방계곡 등 인근 명승지를 찾아도 좋은 여행이 될 것이다. 경북 최북단에 위치하며 낙동강의 근원을 이루고 있는 곳으로서 많은 관광 자원과 아름다운 자연경관도 잘 보존되어 있어 푸른 산, 맑은 물 등으로 국민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가족 휴양지이다.
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소백산 국립공원




# 소백산 관광목장에서 농촌체험

단양 팔경도 즐기고 한우 고기도 먹고

단양축협 소백산관광목장은 단양팔경도 즐기고 한우 고기도 먹고, 편안하게 소백산과 월악산을 둘러볼 수 있는 최고의 조건을 제공한다. 우선 단양에서 예천방면으로 가다보면 소백산과 월악산 사이의 산악지대가 나오는데 그 경치가 또한 좋다. 약 30분 정도 가다보면 넓은 목장지대가 나오는데 여기서부터가 소백산 관광목장의 시작이다.
작은 연못도 있고 숙소 오른쪽에는 소, 토끼, 염소, 흑돼지, 토종닭 등을 키우는 전통 가옥이 있는데 특히 아이들이 좋아한다.
숙소에 서서 지나온 길을 둘러보면 스위스 어느 목장 지대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넓은 목초지와 산악지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맛있는 점심, 혹은 저녁을 먹고 단양 팔경을 보러 가면 된다.

<소백산 관광목장 가는 길>
단양 → 대강면 올산리(927번 지방도)
홈페이지 : www.sbsanfarm.co.kr
연 락 처 : 관광목장(예약) - 043-422-9270, 9271
단양축협 - 043-422-2586, 2587
농원현황 : 한우방목장(35만평), 콘도식 방갈로, 수영장, 산책로, 농구, 승마, 수영, 눈썰매, 테니스 등의 레저시설
먹 거 리 : 암소한마리, 등심, 불고기, 갈비살, 주물럭, 곰탕, 산채비빔밥, 냉면, 사슴 불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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