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로왕과 허왕후의 설화가 곳곳에 서려있는 가야의 2000년 고도(古都) 김해. 이맘때쯤 가족과 함께 김해를 찾는다면 테마별 체험여행을 즐길 수 있다. 김해 서편으로 가면 가야토기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는 ‘진례도예마을’이 나온다. 분청사기로 유명한 진례도예마을에서 나만의 개성이 담긴 도자기 작품을 만들 수 있고,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에서 세계적인 명장들의 건축도자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다. 김해 동편 낙동강변에 위치한 ‘대동화훼마을’에선 요즘 한창 출하 중인 장미재배 과정을 직접 견학할 수 있다.

마을을 뒤덮은 비닐하우스 가득 수줍게 봉오리를 드러낸 자주색, 노란색 등 색색의 장미꽃. 장미향이 사라질 때쯤, 토성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김해천문대’가 보인다. 승용차를 몰고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진례나들목으로 들어가면 길가 여기저기에 도예방이 하나 둘씩 나타난다. 분청사기 도예촌으로 2000년전 가야도자기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는 ‘진례도예마을’. 조선시대 때 생활자기로 번영하다가 임진왜란을 거치면서 쇠퇴기를 겪었지만, 약 40여 년 전부터 전국의 도공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어 생활도자기 마을로 부활했다.

분청사기 도예촌서 도자기 체험

이곳에는 길천도예, 수로요 등 다수의 도예방에서 아동, 학생, 교사, 직장인, 각종 단체들을 대상으로 도자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물레도 직접 돌려볼 수 있고, 마음이 듬뿍 담긴 도자기 작품도 만들어 가족과 연인에게 선물할 수 있다. 꾸준히 공부한다면 생활에 직접 사용할 수 있는 도예품들도 만들어갈 수 있다. 길 근방에 위치해 접근이 편리한 곳도 있지만, 산 속으로 들어가면 저수지와 녹차 밭을 배경으로 녹차체험, 보름날 달집 만들기, 낚시 등 다양한 체험과 학습을 할 수 있는 곳도 있다. 개인에서 150명 이상 단체까지 하루 체험에서 MT, 정기 학습 코스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가능하다.

건축과 도자를 결합시킨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지난 3월24일 개관했다. 전시관은 수작업한 도자타일로 외벽을 장식하고 수백 년 전 고성의 바닥돌을 바닥에 깔아, 건물 전체가 하나의 미술품과 같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세계적인 건축도자 명인들의 작품을 전시한 도자전시관, 일반인을 대상으로 도자기 체험교육을 시행하는 체험관을 갖추고 있다. 부산과 김해의 경계를 이루는 선암교를 건너서 바로 오른쪽으로 틀면 예안리 고분군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나온다. 고분군을 지나서 계속 가다보면 커다란 비닐하우스 단지가 나오는데 전국 최대 규모의 화훼재배지인 ‘대동화훼마을’이다. 비닐하우스만 보다가는 슬쩍 지나칠 수 있는 이곳.

출하중인 장미꽃에 취해

그 안에 들어가면 수천 평의 대지를 뒤덮고 있는 파릇파릇한 장미나무와 보는 이의 시야를 간질이는 장미꽃 봉오리들이 수줍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노란색, 주황색, 핑크색 등 수백 가지 종류의 장미꽃과 국화, 카네이션 등. 꽃에 둘러싸여 봄 향기를 흠뻑 들이 마신 뒤에 농협에 위치한 수출농산물공동선별장에서 화훼 선별, 포장 과정을 견학하다 보면 시간은 어느새 훌쩍 지나간다. 김해에는 가락국의 왕자가 진례 토성 위의 상봉에 천문을 보기 위해 첨성대를 쌓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2002년 2월1일에 개관한 ‘김해천문대’는 이러한 가야 천문대를 현대에 와서 계승한다는 문화계승의 차원에서, 그리고 시민들이 별을 직접 관찰하고 공부할 수 있다는 교육적 차원에서 의의를 지니고 있다.

분성산 정상에 위치한 천문대에서는 김해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데, 특히 밤에 내려다 본 김해시 야경은 절로 방문객의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일품이다. 김해천문대에는 2대의 대형 천체망원경과 6대의 소형 천체망원경, 자전실험장치인 푸코의 진자, 중력실험장치, 개기일식실험장치 등을 갖추고 있는 전시실, 계절별 별자리, 태양계 탐사 등 별자리와 우주를 이해할 수 있는 교육영상물을 관람할 수 있는 천체투영실이 있어, 아이부터 어른까지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낮에도 태양과 일부 별들의 관측이 가능하며, 매년 2월28일부터 5월28일까지 열리는 토성축제 시기에는 직접 토성을 관찰한 뒤 그 모습을 사진에 담아 갈 수 있다.김해천문대 올라가는 길 우측 편에는 허왕후의 오빠인 장유화상이 세웠다는 ‘은하사’가 있다. 지금은 ‘달마야 놀자’의 촬영지로서 더 유명하다.

역사 교육장 곳곳이 ‘산책로’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놓아라. 내놓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 구지가와 함께 금관가야 시조 김수로왕의 건국신화가 내려오는 ‘구지봉’, 김수로왕의 왕비 허황후의 본국으로 추정되는 인도 아유타국에 전해 오는 쌍어문양이 그려져 있는 ‘수로왕릉’, 인도 아유타국의 돌과 재질이 같다는 ‘파사석탑’이 위치한 ‘수로왕비릉’ 등 김해는 가야의 실체를 직접 느끼고, 설화와 전설을 유물·유적으로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이외에도 가야에서 일본까지 타고 갔다는 ‘가야배’와 선사시대 집터를 복원한 ‘봉황동 유적지’, 지하로 통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고분을 체험할 수 있는 ‘대성동고분박물관’, 조기 신석기 유적지인 ‘창녕 비봉리 유물’과 가야 기마무사들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는 ‘국립김해박물관’은 살아 있는 역사 교육장이다.

김해박물관에서는 봉황무늬전, 용무늬전 등을 탁본할 수 있어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으며, 봉황동 유적지에서 대성동고분박물관을 거쳐 김해박물관까지 이어진 ‘가야의 거리’, 김해박물관을 통해서 바로 연결되는 구지봉과 수로왕비릉, 그리고 수로왕릉은 모두 좋은 산책로이자 공원이어서 관광객들의 관심을 사로잡는다. 가야 역사 탐방이 어느 정도 끝났다면 작년 말에 개관한 김해 ‘문화의 전당’에서 공연들과 미술, 사진 등 전시회를 감상하고 바로 앞에 있는 연지(호수)공원에서 음악분수, 조각분수를 관람해도 좋다. 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 김해시청

# 4월 축제 한마당테마가 있는 ‘봄날의 향연’

▣청원 유채꽃축제유채꽃은 16세기부터 꽃에서 기름을 얻기 위해 재배되기 시작됐으며, 종류로는 서양종과 보통종이 있다. 한국의 유채꽃은 서양종이며 1962년부터 본격적으로 재배되었다. 높이 80~130m에 3~4월에 노란 꽃이 피는 유채꽃은 한국의 제주도와 남부지방에 주로 분포하고 있었으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 끝에 2004년부터 충북 청원에도 대규모 아름다운 유채꽃 단지가 조성됐다. 군악대와 캐릭터, 공연팀의 화려한 퍼레이드로 시작하는 유채꽃축제는 루미나리에 점등식, 불꽃놀이, 서프라이즈 매직쇼, 미치타 유라시아 민속공연, 인디언 스피릿, 중국기예단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아산 성웅이순신축제아산 성웅이순신축제는 ‘스토리 진행형’으로 다른 축제와 차별화돼 있다. 소년시절, 청년시절, 명장 이순신, 성웅 충무공 등 4개의 테마로 나누어 충무공의 생애를 전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매년 충무공의 탄신일인 4월28일을 전후해 진행되는 축제는 충무공이 순국한 남해 관음포에서 헌정수 봉송 및 봉치와 헌다제례로 시작돼, 이충무공 연 날리기 대회, 무과 전시의 재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며, 관광객과 시민들도 어우러져 참여할 수 있다.

▣인사동 전통문화축제인사 전통문화축제는 교방무, 태평무, 가야금 병창, 민요 한마당, 사물놀이 등 다양한 공연과 도자기, 고서화, 민속목기 등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기회이다. 조선시대부터 있었던 ‘인사동길’은 안국동 사거리에서 장교(長橋)를 건너 청계천으로 갈 수 있었으며, 1988년 전통문화의 거리로 지정됐다. 1997년 4월13일부터는 일요일마다 ‘차 없는 거리’로 지정돼 거리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고미술품·골동품·골동서화뿐 아니라 선인들의 생활도구·장신구 등 시중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갖가지 전통공예품 등이 집결되어 있어 옛 정취가 그윽하다.

▣담양 대나무축제‘자연과 인간의 푸른 만남’이라는 슬로건 아래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대나무축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대나무를 테마로 개최되는 축제이다. 담양 대나무축제의 유래는 고려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매년 음력 5월13일을 죽취일(竹醉日) 또는 죽술일(竹述日)이라 정해, 전 주민이 동원돼 마을 주변이나 야산 등에 대나무를 심고 작업이 끝나면 죽엽주 등을 마시면서 마을 주민의 단결과 친목을 도모하는 화전놀이가 계속됐다. 축제 기간중 대나무 뗏목타기, 수상 자전거 타기, 대박물총싸움, 멀리쏘기, 운수대통 동전던지기, 대나무 악기 두드려보기, 밤하늘 별따기 등의 놀이체험도 즐길 수 있어 아이들과 함께라면 더욱 좋다.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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