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겨울에서 초봄으로 이어지는 로맨틱 시즌, 사랑하는 사람에게 아직도 고백을 못했다면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그렇다면 ‘시작하는 연인’들을 위한 여행만 필요할까. 아니다. 파릇파릇 싱그러웠던 사랑이 한 껍질 속에서 영그는 시기도 지났건만, 가끔은 가슴 설레어하며 연애하던 시절이 그리운 부부에게도 이곳을 추천한다. 끝없이 펼쳐진 해변 모래밭에 ‘사랑’의 발자국을 찍으며 달리기라도 한다면 까짓 추위쯤이야 어는 틈에 잊혀진다.

‘서해의 진주’ 변산반도

변산반도는 서해 최고의 절경을 이루고 있는 땅이다. 많은 볼거리들 중에서도 변산 반도를 더욱 빛나게 만드는 것이 있다. 수평선 위로 떨어지는 황홀한 빛깔의 붉은 낙조를 자랑하는 채석강이 그것. 마치 떡시루 수천 개를 겹겹이 엎어놓은 것처럼 해안 단층이 켜켜이 쌓여 우뚝 솟은 닭이봉 아래 절벽은 보는 이들의 시선을 한 눈에 잡아끌기에 충분하다. 특히 채석강의 낙조는 유난히 붉은 것이 자랑. 그 붉은 빛이 바다를 쏘이다가 물기를 머금은 모래 갯벌까지 올라오는 그 오묘한 풍광은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가슴 한켠이 따뜻해진다. 해안 드라이브 길도 변산반도 여행의 매력. 곰소항 직전에서 바다와 만나 달리기 시작해 구불구불하게 이어지는 해안도로는 변산반도를 한바퀴 돌아 부안읍으로 들어가기 직전까지 내내 바다와 함께 할 수 있다. 특히 내소사에서 모항을 거쳐 솔섬 앞까지가 가장 아름다운 구간.

자가운전:서해안고속도로-부안 나들목-부안읍내-30번 국도-격포해수욕장-채석강
대중교통:동서울터미널-부안 연계코스:내소사, 개암사, 변산해수욕장, 고사포 해수욕장 등

‘황홀경 석양’ 안면도

안면도는 신비함과 경이로움이 가득한 해변이 무한대다. 그 중에서도 안면도 국제꽃박람회의 개최지로 널리 알려진 이름조차 아름다운 ‘꽃지 해수욕장’. 꽃지 해수욕장에선 바닷물이 빠져나간 후 갯벌 가득 기어 다니는 작은 게를 잡는 재미를 맛 볼 수 있다. 단, 서해안 여느 바닷가처럼 이곳도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해서 썰물 때는 잘못하다 물에 빠질 수 있으니 조심하도록! 갯벌 체험도 체험이지만 사람들이 꽃지 해수욕장을 찾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황홀경을 연출하는 석양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기 위해서이다. 특히 슬픈 전설을 간직한 채 바다 위에 고즈넉이 서 있는 할미, 할아비바위는 바다와 함께 떨어지는 해와 점점 붉게 물들어 가는 바닷물과 함께 형형색색의 빛을 발하며 한 폭의 풍경화가 되어 가슴 속에 들어온다.

자가운전:서해안고속도로-당진-서산-태안-안면도
대중교통:서울남부터미널-서산, 태안 연계코스:안면도 자연휴양림, 태안 만리포 해수욕장,
학암포 해수욕장, 신두리 사구 등


‘물안개의 서정’ 강촌

북한강을 끼고 달리는 서울~춘천간 국도 46번은 경춘가도. 언제 달려도 좋은 드라이브 코스로 굽이굽이 낭만과 서정이 넘쳐난다. 그 중에서도 경춘선 열차가 서는 강촌은 서정적인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경치와 함께 젊음을 발산할 수 있는 공간. 강물을 굽어보는 벼랑 중턱에 매달린 강촌역과 물가를 따라서 걷는 산책로, 해가 지고 강가에 어둠이 깔리면 곳곳에서 피어오르는 모닥불 등 낭만이 가득한 곳이다. 강촌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도 될 만큼 가까운 거리에 물줄기가 바위 능선 아홉 개의 굽이를 돌아 떨어져 내린다고 이름 붙은 구곡폭포가 있다. 이 물줄기가 그대로 얼어붙어 절묘하고 거대한 빙벽을 이루는데 이것이 바로 강촌의 또 다른 구경거리. 빙벽을 타고 오르내리는 클라이머들의 모습도 꽤 신기하다.

자가운전:서울-46번 국도-청평-가평-강촌
대중교통:경춘선 열차/청량리-강촌역 하차 연계코스:등선폭포, 남이섬 종합유원지, 김유정문학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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