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는 서울에서 한두 시간이면 닿는 곳이다. 그러나 육지와 그대로 이어진 다리를 이용해 강화도로 들어가다 보면 편리하긴 하지만 ‘섬’이라는 느낌을 쉽게 느끼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다. 그럼에도 강화도에는 섬 여행의 맛을 그대로 전해주는 곳이 있다. 바로 석모도. 비록 10분 남짓 동안 카페리를 타면 금방 닿는 곳이지만 사람들과 나란히 섬을 건너는 갈매기 떼, 아름다운 노을 그리고 서해가 여행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곳이다. ‘새우깡’을 한 봉지 챙겨들고 올라타는 카페리는 색다른 섬 여행 느낌을 더해준다. 갈매기 떼의 몸짓에 시선을 빼앗기다 보면 어느새 석모도에 이른다. 그곳은 아직도 자연의 고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석모도에는 우리나라 불교의 3대 관음도량으로 유명한 보문사와 마애관음보살상, 민머루 해수욕장 등이 있어 서해의 아름다움을 한껏 느낄 수 있다. 봄이 오기 전, 멋진 노을이 기다리고 있는 석모도로 떠나보자. 석모도는 영화 ‘시월애’와 ‘취화선’의 촬영장소로 더욱 유명하다.

영화 단골 촬영장으로 인기

육지와 그대로 이어진 강화대교와 제2강화대교를 이용, 강화도로 들어가면 편리하긴 하지만 ‘섬’이라는 느낌을 받기엔 부족하다. 섬 여행의 맛을 그대로 느끼고 싶다면 10분 남짓이라도 카페리를 이용한다면 서해가 선사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석모도는 강화도의 서편 바다 위에 길게 붙어 있는 작은 섬으로 산과 바다와 갯마을이 기막히게 조화를 이룬 풍광 좋은 곳이다. 본래 여러 개의 섬이었지만 조선 후기의 간척사업의 결과로 하나가 된 섬이다. 그래서인지 섬 안을 다니다보면 갑자기 너른 평야가 나타나서 섬인지 육지인지가 헷갈리기도 한다. 석모도로 들어가는 길은 두 가지이다.

모두 배를 타고 건너야 하고 강화도 서쪽의 외포리와 남서쪽의 내리에 있는 선수 선착장에서 카페리를 이용하면 된다. 두 길 다 잠깐 동안의 바닷길이지만 그 나름대로 묘미가 있어 서해를 찾은 맛을 충분히 전해주고 있다. 서울 도심에서 차로 1시간 반이면 강화 본섬의 서쪽끝 외포리 포구에 닿는다. 여기서 맞은 편 석모도 석포리 선착장까지 1.5km 바닷길을 카페리를 타고 건너가야 한다. 카페리는 여러 척이 수시로 왕복운항한다. 외포리에서 배를 타고 건널 때 뱃전으로 날아드는 갈매기 떼의 장관은 빼놓을 수 없다. 때문에 카페리를 이용할 때 반드시 챙겨야 할 것이 있다. ‘새우깡’으로 대표되는 과자. 석모도 여행의 첫 번째 기쁨이기도 하다. 갈매기 떼와 함께 건너는 바닷길을 위해서 녀석들에게 인심을 쓰려면 넉넉히 두어 봉지쯤 사는 것이 좋다.

새우깡으로 갈매기와 교감

출항하자마자 어떻게 알았는지 갈매기들이 뱃전으로 날아든다. 휙 하니 과자를 던지면 바닷물에 채 닿기도 전에 낚아채는 솜씨가 하루 이틀 해본 실력이 아닌 듯하다. 연인이면 연인, 가족이면 가족 할 것 없이 모두가 사람과 동물의 교감에 환호성을 지른다. 특히나 어린 꼬마들은 쉴 새 없이 갈매기들과 놀다 금방 과자 봉지의 바닥을 드러내고선 아쉬움에 어쩔 줄 몰라 한다. 갈매기들과의 동행도 그렇지만 죽 늘어선 자동차들이 차곡차곡 뱃전에 자리하고 또 카페리의 입이 다시 벌어지면 하나 둘씩 다시 땅에 오르는 모습도 여행의 재미를 더해준다. 석모도에는 해명산, 상봉산, 상주산등 3개의 산이 있어, 삼산면이란 지명이 생겼으며 상봉산과 해명산 사이에 보문사가 위치한다. 석모도하면 제일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보문사는 남해 보리암, 낙산사 홍련암과 함께 우리나라 3대 관음도량으로 관음보살의 터전이다.

또한 보문사는 전등사, 정수사와 함께 강화의 3대 고찰로, 신라 선덕여왕 4년(635)에 금강산에서 내려온 회정대사가 창건했다고 한다.서해에서 건져 올려 모셨다는 석불로 유명한 석실(石室)과 눈썹바위라고 불리는 낙가산 중턱의 자연물에 조성한 마애관음보살상이 보문사의 대표적인 유물이다. 대웅전 옆으로 나 있는 계단을 따라 오르다 다리가 조금씩 후들거릴 즈음에 정말 사람 눈썹처럼 생긴 바위가 있는데, 그 아래에 1928년에 조성한 마애불이 새겨져 있다. 또 그 아래에는 서해의 끝없는 수평선이 펼쳐져 있어 관음도량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배어 있다. 새벽 동틀 무렵에 듣는 절 앞바다의 파도소리와 눈썹바위의 마애관음보살상은 예로부터 강화 8경에 드는 명승으로 꼽혔다. 마애석불에서 내려다보는 서해, 그 경치와 시간이 맞는다면 석양의 장관을 볼 수 있다.

민머루 해수욕장 갯벌 체험 ‘제격’

석포리와 보문사를 잇는(8km) 섬내버스는 배 시각에 맞춰 다니고 있어 굳이 승용차가 없더라도 가는 길이 수월하다. 보문사까지는 차로 15~20분 정도 걸린다. 보문사 입구에는 넓은 주차장과 상점, 식당들이 들어서 있다. 보문사를 나서서 다시 남쪽으로 길을 잡으면 오른편 섬 끝자락 바닷가 쪽으로 넓은 땅이 나타난다. 우리나라에 몇 안 된다는 천일염전인 삼량염전이다. 초입에서부터 민머루 해수욕장 쪽으로 한참이나 자동차로 달렸지만 여전히 염전은 왼쪽으로 펼쳐져 있다. 예전보다는 그 규모가 많이 줄었다고는 하나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다. 더구나 중간 중간의 소금창고에서는 천일염 판매도 이루어진다고 하니 한번쯤 들러서 창고구경이라도 해 볼 일이다.

염전지대 끝 조그만 마을에는 이정표가 담벼락에 그려져 있다. 골목길 사이로 직진해서 작은 고갯마루에 올라서면 민머루 해수욕장이다. 모래는 일부뿐이고, 곧 갯벌이 나타나 해수욕보다는 갯벌 체험이 제격인 곳이다. 물이 빠지면 약 1km 정도의 갯벌이 나타난다. 갯벌의 감촉이 부드럽고, 조개, 게 등 갯벌에 서식하는 생물을 관찰할 수 있다. 맨발로 갯벌에 들어 갈 수도 있지만 발을 다칠 수 있으니 장화나 여분의 신발 등을 준비하는 게 좋다.자그마한 백사장과 넓은 갯벌을 자랑하고 있는 아름다운 해수욕장에서 하늘을 벌겋게 물들이는 노을을 만나면 그야말로 환상적인 여행이 된다. 해수욕장 위쪽에는 멋진 펜션들이 들어서 있어 여행객들의 하룻밤을 유혹하고 있다.

밴댕이 말리는 냄새 향수 자극

민머루 해수욕장 바로 옆에 있는 아담한 장구너머 포구도 들러봄직하다. 멍석 위에 새우나 밴댕이를 말리는 냄새가 코를 찌른다. 산에서 내려다보면 장구처럼 보인다 하여 장구너머란 이름이 붙었다 한다. 어선이 드나드는 작은 포구지만 통나무로 그럴듯하게 지은 횟집과 찻집이 몇 군데 있다. 여기도 물이 빠지고 난 뒤 돌을 들추면 게, 조개 등을 잡을 수 있다. 숭어, 망둥어 낚시터로도 이용된다.석모도는 해안선 길이가 41km 남짓인 섬으로 아침 무렵 길을 나서 갈매기 떼와 서해 그리고 저녁노을, 그리고 여유가 있다면 밤바다와 별빛 가득한 밤하늘까지 모두 즐기고 돌아올 수 있는 여행지이다. 봄이 오기 전, 눈이라도 내린 겨울날이면 석모도로 가보자. 그리 멀리 않은 곳에 서해의 아름다움이 가득한 섬이 있다. 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강화군청 www.ganghwa.incheon.kr 문의 032-930-3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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