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한려수도의 물길은 한국의 8경으로 꼽힐 정도로 자연경관과 풍치가 뛰어난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 한려수도의 시작점인 통영은 청정해역의 맑은 남해 바닷물과 크고 작은 수많은 섬들로 멋지게 어우러져, 보는 이의 탄성을 절로 자아낼 만큼 뛰어난 절경이 일품인 곳이다. 이런 통영의 무공해 자연경관을 마음껏 즐기며 몸과 마음에 여유를 찾는 여행도 좋지만, 아이들과 함께한 여행이라면 멋진 자연 경치와 더불어 이순신 장군의 역사적 의의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보고 그 발자취를 따라 가며 하는 역사 기행도 통영에서만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즐거운 여행이 아닐까 한다.경상남도 서남부에 위치한 통영은 고성반도의 중남부와 151개(유인도 41, 무인도 110)의 부속도서로 구성돼 있다. 이런 통영을 두루 관광하다 보면 멋진 자연 경관과 더불어 곳곳에 통제영의 문화와 이 충무공과 관련된 유적지를 찾아 볼 수 있다.

바다 속 걷는 느낌 ‘해저터널’

제일 먼저 ‘향토역사관’에서는 통영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으며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의 통영의 역사와 임진왜란 및 이 충무공과 관련된 자료를 한눈에 볼 수 있다.향토역사관을 관람한 후에는 맞은편에 위치한 ‘통제영지’를 볼 수 있는데 현재는 사적으로 지정되어 복원 중이며 현재 존재하는 ‘세병관’은(‘세병’이란 피 묻은 갑옷과 병기를 깨끗이 씻는다는 뜻으로서 평화애호사상을 나타내고 있다) 국보 제 305호로 지정돼 매년 8월에 한산대첩 축제 행사시 이곳에서 군점을 재현한다.세병관을 관람하고 길을 따라 내려가면 계단 입구에 홍살문이 세워져 있는 통영 ‘충렬사’를 만날 수 있다.

충렬사는 이 충무공의 위훈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해 1606년 이운룡 통제사가 왕명에 의해 사당으로 창건한 것이며 충렬사 내에는 보물 제 440호인 충렬사 팔사품(명나라 신종왕이 충무공을 명-조 연합수군도독으로 임명하고 그 의장물로서 보내온 것임)이 전시되어 있으며 매년 음력 2월과 8월 향사, 양력 4월28일 충무공 탄신제를 봉행한다.충렬사 관람 후에는 통영운하가 있는 통영대교 쪽으로 이동을 하면 통영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코스인 ‘해저터널’을 만날 수 있다. 1932년에 동양 최초로 만들어졌다는 해저터널은 터널 입구에 용궁으로 들어가는 문이란 글귀가 새겨져 있듯이 터널 속을 걷는 동안 바다 속을 걸어 다니는 특별한 느낌이 기억에 남는 곳이다.

동백나무 사이로 보이는 남해

해저터널을 구경한 후에는 통영대교를 건너면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통영의 대표적인 해안 드라이브코스인 ‘산양관광도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주변의 가로수와 동백나무들 사이로 내려다보이는 남해와 다도는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통영 사람들은 이 길에 ‘꿈길 60리’란 이름을 붙였을 정도로 한려수도의 절경은 정말 꿈속을 걷는 듯한 낭만과 환상을 두루 갖춘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이다. 이 길을 따라 가다 보면 중간 지점에서 ‘달아공원’을 만날 수 있는데 ‘달아공원’은 국내 최고의 일몰을 자랑하는 곳이다. ‘달아’라는 이름은 이곳의 지형이 코끼리 어금니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지금은 ‘달구경하기 좋은 곳’이라는 뜻으로 쓰인다고 한다. 공원길을 올라가면 ‘관해정’이 나오는데 정자에 앉아 여유롭게 바다를 관망할 수 있는 곳이다.

관해정을 비껴 바다 쪽으로 조금 더 나가면 그야말로 땅 끝에 선 기분을 느낄 수 있는데 수십 개의 섬들이 한눈에 들어와 그야말로 다도해를 한폭의 그림으로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옆에 마련된 섬 이름을 안내하는 대형지도와 함께 보며 섬과 이름을 짝짓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이다.‘달아공원’을 관람한 후 조금 더 가면 ‘통영수산과학관’이 있다.이곳은 한려수도해상공원 최상의 자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과학관의 미관은 물론 주변의 수려한 자연경관이 함께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전경을 펼쳐내고 있어 관람과 관광의 즐거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이다.이곳은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곳으로 7개의 전시실과 수족관, 전망테크, 영상실 등이 있으며 통영의 전통어선인 동구밍이를 비롯, 고대부터 어로생활에 사용해왔던 선박의 모형 및 다양한 어구를 수집 전시하여 체계적인 해양 문화 발달과정과 현장학습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유난히 수식어가 많은 도시

산양일주로의 관광이 끝났다면 다시 통영대교를 건너 통영 8경중에 하나인 ‘남망산공원’에 가보자. 통영은 유난히 수식어가 많이 붙는 도시이다. 그중 남망산공원에서 바라본 통영의 시내는 수많은 수식어중 ‘동양의 나폴리’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이국적인 풍경이다. 쪽빛 바다에 촘촘히 박혀 있는 수많은 섬들이 이루는 경치는 마치 호수를 바라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아기자기하고 예쁜 모습이다.또한 산꼭대기에는 1953년 6월에 세워진 이 충무공의 동상이 서있으며 공원 기슭에는 조선시대에 1년에 2번 한산무과의 과거를 보았다는 열무정의 활터와 무형문화재 전수과, 시민문화회관이 있다.통영 관광의 또 다른 재미는 육지 관광뿐 아니라 배를 타고 하는 여행이다.

이때쯤 한산대첩 학인진법으로 승전을 이룩한 ‘한산도’로 발길을 옮겨 보자. 한산도를 일주하고 싶다면 여객선(카페리호)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배를 타고 10분쯤 가면 한산도에 도착하는데 가다보면 바다에 한산대첩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거북등대를 볼 수 있다. 한산도에 도착해서 오른쪽으로 가면 ‘제승당’이고, 왼쪽으로 가면 한산도를 일주할 수 있다.시간이 넉넉하다면 망산(일명 망곡산) 등산도 좋다. 해발 298m의 나지막한 산이지만 제법 땀도 난다. 그리고 한려수도의 한산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시간이 없을 경우는 제승당을 둘러보자. 제승당은 조선의 전수군을 지휘하던 삼도수군 통제사 이순신이 한산도에 본영을 설치하고 지금의 제승당 자리에 운주당이라는 건물을 세웠다.

운주란 ‘모든 계획을 세운다’는 뜻으로 일종의 작전 상황실 같은 곳이었다. 이후 전쟁이 끝난 지 100여년이 지나 다시 집을 짓고 제승당이라 이름 지었다. 제승당을 오르기 직전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에 우물이 하나 있다. 그 옛날 이순신과 조선 수군들이 마신 바로 그 우물이다. 바로 옆이 바다지만 짠맛은 전혀 없고 물맛이 꿀맛이다.제승당 뒤편 쪽문을 나서면 활터가 있다. 국내 유일의 바다 활터, 배에서 배로 화살을 쏘아야 하는 수군들을 위해 마련한 활 연습장이다. 활터를 빠져 나오면 장군을 모신 사당이 있다.

시조 한 수 읊는 정취 ‘뭉클’
마음을 모아 향불 하나 바치고 돌아서면 이 충무공이 시조를 읊었다는 수루가 있다.‘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할 적에/어디서 들려오는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한산도 앞바다를 바라보며 시조 한 가닥 읊어보면 이 충무공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통영은 어디를 가나 아름다운 절경과 함께 이 충무공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통영은 더욱 아름다우면서도 활기찬 도시이다. 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

# 이색 국토여행한반도 속의 ‘작은 한반도’

포효하는 호랑이 형상의 한반도. 한반도 속에는 한반도 형상을 닮은 지형들이 육지와 섬 곳곳에 포진해 있다. 널리 알려진 영월 선암마을을 비롯해 정선 상정바위산 정상에서 만나는 한반도, 국토의 끝자락인 독도에서 보는 한반도, 심지어 흑산도의 바위구멍에 이르기까지 보는 위치에 따라 한반도를 닮는 지형들이 숨어 있다.

ㅇ영월 선암마을한반도 지도를 닮은 강원도 영월 선암마을은 서강 지류인 평창강 푸른 물줄기가 휘돌아 만든 독특한 지형이다. 깎아지른 강변 바위절벽이 신선처럼 멋있다고 해서 선암(仙巖)으로 이름 지어진 한반도 지형은 요즘은 호젓한 강마을과 더불어 선암마을로 불린다. 선암마을 뒷산 전망대에서 보는 선암은 마치 인공위성에서 보듯 한반도를 쏙 빼닮았다. 선암을 U자로 흐르는 평창강은 삼면이 바다인 한반도 지도처럼 보인다.

ㅇ정선 덕송리 반도 강원도 정선의 덕송리 반도는 상정바위산(1,006m) 정상에 서야 한반도처럼 보인다. 덕송리 반도는 땅덩어리 크기와 닮은꼴의 정교함이 영월 선암마을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상정바위산이 워낙 알려지지 않은 산이라 한반도 속의 한반도는 강원도의 평범한 오지로 남아 있다. 문곡리 주차장에서 상정바위산 정상까지는 1시간30분. 경사가 급한 작은골로 올라 큰골로 내려와야 한다. 인적이 드문 길이라 등산로가 따로 없다. 소문 듣고 먼저 다녀간 산사람들이 잡목가지에 달아놓은 리본이 유일한 길잡이.

ㅇ독도 암벽 초지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라는 사실은 동도의 암벽 경사면에 형성된 한반도 모양의 초지가 말해준다. 인위적으로 만든 것도 아닌데 국토의 동쪽 끝에서 일본을 향해 ‘독도는 한국 땅’이라고 외치는 듯하다. 한반도 지도를 닮은 초지는 동도의 암벽 경사면에 걸개그림처럼 걸려 있다. 초지 사이로 독도수비대가 사용하던 돌계단이 지그재그로 나 있다. 지금은 갈매기들의 둥지로 이용되고 있다.

ㅇ흑산도의 지도바위 신기하게도 바위구멍이 한반도 지도를 닮았다. 오랜 세월 파도에 의해 깎인 바위구멍(해식동)은 보는 위치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다가 정면에서 바라볼 때 한반도 형태가 확연히 드러난다. 마치 큰 바위에 지도를 조각해 놓은 듯 선명해 멀리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목포에서 뱃길로 1시간 50분 거리에 있는 전남 신안의 흑산도는 홍도 가는 길에 잠깐 들르는 섬으로 인식되어 있다. 그러나 다산 정약용의 둘째형인 정약전의 유배지로도 유명한 흑산도는 홍도보다 크고 볼거리도 많은 섬이다. 파도가 바위 가운데를 통과하는 구멍바위, 사람 얼굴 모양의 얼굴바위, 일곱 형제의 전설이 깃든 칠형제바위 등 기기묘묘한 형상의 해안 바위들은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