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의 대표적인 해산물인 ‘굴’은 충남 보령 천북면 장은리의 ‘굴단지’가 유명하다. 자연산 굴구이를 초장에 찍어먹고 여기에 굴국수를 곁들인다면 겨울철 영양만점이다. 인근 오천항은 대표적인 ‘키조개’ 산지. 부드럽고 쫄깃한 양념구이와 회, 그리고 간재미회무침까지 맛볼 수 있다. 억새로 덮여있는 오서산에 잠시 들른 뒤, 해안을 따라 홍성군으로 향해 보자. 광천 토굴에선 한창 익어가는 새우젓 냄새가 기다리고 있다. 인근 남당항은 대하로 유명하지만 철새도래지 천수만이 가까이에 있어 서해안의 낙조와 철새의 군무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여유가 있다면 오서산과 더불어 보령의 명산으로 꼽히는 성주산 자연휴양림 통나무집에서 묵어도 좋다. 본격적인 겨울철로 접어드는 12월의 보령은 ‘천북 굴 축제(2005.12.17~ 2006.1.1)’로 뜨거워진다. 내국인뿐만 아니라 세계인의 발길을 끌었던 대한민국 축제의 대명사 ‘머드축제’로 유명한 곳이지만 이날만큼은 그 여름날의 열기를 잠시 잊은 채 겨울철 별미 ‘굴’의 맛 속으로 푹 빠져보자.

오천항 ‘키조개’도 일품

프랑스의 ‘나폴레옹’, 독일의 재상 ‘비스마르크’가 즐겨 먹고 고대 그리스, 로마인들이 ‘사랑의 묘약’이라 예찬했던 굴은 8월까지의 산란기를 끝내고 가을부터 살이 차기 시작해 겨울이 되면 최적의 상태가 된다. 천북면 장은리 ‘굴단지’에는 인근 앞바다에서 채취한 자연산 굴을 전문으로 하는 전문구이집이 즐비하게 있다. 자연산 굴은 덩어리마다 여러 개의 알맹이가 붙어있는 것이 특징이니 행여나 하나만 먹고 버리지 않도록 잘 살펴야 한다. ‘탁’, ‘탁’ 하는 소리와 함께 숯불 위에서 익어가는 굴은 특유의 짭짜름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4인분에 2만5,000원 정도이며 따끈하고 담백한 국물이 우러난 굴국수를 곁들인다면 겨울철 영양만점이다. 천북 굴과 더불어 빼놓을 수 없는 보령의 대표 먹거리는 오천항의 ‘키조개’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물량이 부족해 현지인들도 즐기지 못하고 전량 일본으로 수출되던 키조개는 이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먹거리가 되었다.

자연산 키조개는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맛이 있어 인기가 좋다. 잘 양념된 간재미회무침이나 키조개회를 일인당 1만원 정도에 즐길 수 있으며 신선한 미역에 키조개를 띄운 미역국도 별미다.보령까지 왔는데 역시 ‘머드축제’의 아쉬움이 남아있다면 ‘보령머드체험관’을 잠시 들러보는 것도 좋다. 머드체험관은 대천해수욕장에 자리하고 있으며 주위에는 산지를 따라 바다를 향해 전망이 뛰어난 숙박시설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지속적인 재개발로 주위 환경도 대폭 개선됐으며 인근 대천항엔 수산물 시장도 있다. 무엇보다 겨울 대천의 백미는 머드탕과 해수탕에서 피로를 풀 수 있다는 것. 천연머드마사지는 미용효과로 인해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 보령시에서 인증하는 로션, 비누 등의 상품들도 판매되고 있다.

남당항 천수만 해산물 집결

보령시와 홍성군의 경계에 있는 오서산은 충남서부의 최고 명산으로 억새능선은 등산객에게 발길을 요구한다. 오서산이 사랑받는 이유는 첫째 억새능선, 둘째 정상에서 바라보는 서해의 낙조 때문이다. 특히 억새의 가녀린 허리춤 사이로 사라지는 해는 달이 지는 것처럼 고요하기까지 하다. 산세가 험하지 않아 등반에 무리가 없어 찾는 이들이 많다. 정상에 서면 목을 빼고 있는 천수만과 푸르른 바다위에 무수히 떠 있는 크고 작은 서해의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오서산은 원래 까마귀와 까치가 많다는 뜻이지만 지금은 까마귀를 찾긴 힘들다.

오서산에서 북쪽으로 도로를 따라 이동하면 광천역 근처에 ‘광천새우젓시장’이 있다. 새우젓은 이 지역의 대표적인 특산물인데 자연산 새우를 재료로 1년 내내 13~15도를 유지하는 토굴 속에서 3~4개월 발효시켜 그 맛이 일품이다. 인공 조미료의 속성 발효가 아닌 시간과 자연이 만들어낸 ‘토굴 새우젓’은 김장철에 찾는 사람이 많지만, 발효식품이기도 해서 이제는 사철 음식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또한 이곳에서는 실제 암반을 뚫어 만들어진 토굴에 들어가 보관되는 모습과 온도, 습도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웰빙족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일 것이다. 새우젓 냄새가 비릿하게 다가올 무렵이면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광천 IC를 통해 서쪽 해안가에 자리한 남당항으로 향해보자. 천수만에서 잡은 해산물이 집결하는 남당포구는 대하로 유명한 곳이다.

해안을 따라 음식점이 늘어서 있는데 이곳에서 바다건너 멀리 안면도, 죽도를 바라보며 소금구이를 먹는 맛은 그야말로 오감을 만족시키는 신선놀음에 비할만하다.하루 더 시간이 있다면 오서산과 더불어 보령을 상징하는 명산, 성주산으로 발길을 돌려 보자. 보령시내와 성주면을 관통하는 성주터널을 지나면 흡사, 속세에서 선계로 들어선 듯 새롭다. 한없이 펼쳐 질 것만 같던 바다가 홀연 사라지고 심심산골로 접어든 듯 어깨를 잇댄 산들은 우울하기까지 하다. 성주산 휴양림은 이 울울한 산 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다성주산은 예로부터 성인, 선인이 많이 살았다 하여 성주산이라 부르고 있다. 성주산에는 질 좋은 소나무를 비롯, 느티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 때죽나무, 고로쇠나무 등이 자생하고 있는데 한낮에도 컴컴할 정도로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이곳이 명당이다 ‘화장골’

이 나무들은 피톤치드(phytoncide)라는 향기를 발산하고 있는데 이 피톤치드는 식물이 자라는 과정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하여 발산하는 향기로 그 자체에 살충·살균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피톤치드는 나무가 왕성하게 자라는 초여름부터 늦가을까지 주로 발산된다. 사람이 피톤치드를 마시거나 피부에 접촉하면 심신이 맑아져 과학적으로도 정신과 육체건강에 좋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휴양림 입구에서 정상 쪽으로 500m 오르면 휴양림을 만날 수 있고, 심연동 계곡쪽에도 휴양림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또한 이곳에는 성주산 계곡의 맑은 물이 흐르고 있어 더할 나위 없는 휴양지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이 일대의 계곡은 예로부터 화장골이라 하여 그 수려함이 잘 알려진 곳이다. 성주산 일대에 모란형의 명당8개소(성주8묘)가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이곳에 감추어져 있다하여 화장골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지금도 명당을 찾으려는 이들의 발길이 잦은 곳이기도 하다.성주삼거리에서 성주사지를 지나 심연동으로 오르는 길가를 따라 아름다운 계곡이 흘러내리는데 이것이 심연동 계곡이다. 성주산 휴양림에서 정상까지 올라 산 뒤편으로 내려가도 심연동 계곡과 연결되어 있다. 예부터 깊은 골짜기가 있는 마을이라 하여 심연동이라 이름지어진 것처럼 골과 골 사이에 흘러내리는 계곡이 깊고 수려하다. 계곡물을 직접 받아놓아 무더운 여름날 발 담그고 있으면 그 정취가 그만이다.이곳에는 물놀이터 외에도 삼림욕장, 잔디광장, 체력단련장, 편리한 취사시설, 야영장 등 모든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으며 최근에는 숙박용 통나무 방갈로를 설치, 완벽한 난방시설이 갖추어져 있어 사계절 가족단위 나들이로 안성맞춤이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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