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교통의 요지로 유명한 천안. 그 명성에 걸맞게 KTX와 수도권 전철의 개통으로 천안을 방문하는 길은 더욱 편리해 졌다. KTX는 말할 것도 없이 고속버스도 차가 막히지 않는 시간이면 서울에서 1시간 10분이면 도착을 하고 2,300원이면 지하철로 1시간 40분가량 소요된다. 전국 어디에서든 2~3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접근성으로 인해 특히 하루나 이틀 정도의 시티투어에 적합한 곳이 바로 천안.

하지만 이와 같은 대중교통만 믿고 제대로 여행계획을 짜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도 있는 곳이기도 하다. 실제 천안의 면적은 636.43㎢로 서울보다도 더 크다. 지역이 넓다 보니 천안역과 버스터미널을 중심으로 서북쪽에 위치한 시내지역은 서울의 중심가를 방불케 할 만큼 화려한 번화가를 자랑하지만, 외래방문객이 찾기에 쉽지 않은 외곽 지역도 공존하는 곳이다. 이런 천안의 특색을 잘 이해하고 여행계획을 세우도록 하자.

관광버스 타고 천안시내 투어

여행을 떠나기 전에 먼저 참고할만한 것은 시에서 운영하는 ‘천안순환 관광버스’ 시티투어다. 매일 토요일, 일요일 아침 10시에 역에서 출발하는데 갈수록 참여인원이 늘어나서 버스 운행 횟수를 늘렸음에도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이용할 수 없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두 가지 코스 중 자신이 원하는 곳을 선택하여 30인승 버스에서 안내인을 따라 편리하게 이용하는 장점이 있다. 자가용이나 개인 여행자의 경우라면 대부분 북에서 남으로 관통하는 고속도로를 기준으로 동쪽지역을 따라 이동하는 코스가 일반적이라 생각하면 무리가 없을 것이다. 이런 기준으로 가장 먼저 찾을 만한 곳은 천안 인터체인지 가까이에 위치한 ‘우정박물관’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 우정의 발자취와 사료가 전시된 우정박물관은 두 개의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다.

제1전시실은 우리나라의 근대 우정이 어떻게 시작되었는가에 대한 변천사에 대해, 제 2전시실은 우리나라 최초의 우표와 그 과정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지금은 인터넷과 이메일로 기억의 한켠에 자리 잡은 빨간 우체통과 우편가방들을 추억하고 어린이들에게는 직접 우편인을 찍어 집으로 편지를 보내는 체험을 통해 좋은 교육의 장이 될 것이다.우정박물관에서 길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태조산’이 나타난다. 태조산 산기슭에는 태조산 조각공원이 위치해 있는데, 작은 호수를 중심으로 야외에 18점의 조각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이곳은 여름과 겨울에 눈(물)썰매장을 운영하는데 장비는 당연히 관리사무소 측에서 대여해 준다. 보통 주말의 경우 500~1,000 명의 시민들이 방문한다고 한다. 공원을 지나면 바로 등산로로 이어지는데 일반인들도 보통 한두 시간 내외로 가볍게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코스가 준비되어 있다. 실제로 매년 등반대회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아우내장터보다 순대골목이 더 붐벼

태조산을 지나는 지름길로 ‘독립기념관’까지 걸리는 시간은 30분 정도이다. 총 7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된 독립기념관은 현재 우리나라의 독립사를 한눈에 아우를 수 있는 최대 규모의 역사적 사료들을 자랑한다. 한때, 전국 초중고 학생들의 답사1번지로 환영받았던 기념관은 오랫동안 사진자료들 위주로 정체되어 방문객이 줄어드는 위기를 겪기도 했으나, 이후 3D영상과 터치스크린 방식의 애니메이션, 사이버전시관 등을 도입하고 전문안내원의 설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동선을 따라 1전시관부터 원형극장을 지나 7전시관까지 보는데 두 시간은 족히 걸릴 만큼 콘텐츠가 풍부하다.독립기념관을 둘러봤으면 먹거리를 따라 병천행 버스를 타보자. 주의해야 할 점은 독립기념관에는 두 군데의 승강장이 있는데, 정문을 나서서 만나는 첫 번째 승강장은 천안 시내행이다.

천안 중심가인 ‘신부동’이라 쓰여있는 표지판을 지나 50m 가량 더 걸으면 바로 아우내장터의 현대식 이름 병천(竝川)행 버스를 탈 수 있는 두 번째 승강장이 나타난다. 병천행 버스를 타면 운전사 아저씨에게 유독 병천 순대 골목을 묻는 사람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그만큼 병천 순대는 전국적으로 유명해져 광복 60년이 지난 지금 3·1운동의 진원지인 아우내장터보다 순대골목을 찾는 사람이 더 많을 정도이다. 한 곳에서 50년 이상 찹쌀과 야채를 빚어 손으로 직접 만들기를 고집하는 원조순대는 쫄깃한 육질과 담백하고 깊은 국물이 제맛이다. 손맛이 있는 집은 곁들여 나오는 깍두기와 김치 맛으로 쉽게 판별이 가능하니 이점도 참고할 부분이다. 가격은 순대국이 4,000원, 술안주로 좋은 순대는 혼자서는 도저히 먹기 힘들만큼 푸짐한 한접시가 6,000원 정도이다. 마지막으로 찾을 곳은 천안시의 서남지역에 위치한 광덕사라는 곳이다. 천안역에서 601번 버스를 타면 절 앞에 도착을 하는데, 택시를 이용하기에는 먼 거리이다.

천안명품 호두과자의 유래

이 절은 오래된 역사나 유래도 그렇지만 절 앞에 흐르는 광덕계곡으로 인해 천안 지역의 자가용 운전자들이 가족 단위로 즐겨 찾는 여름 피서지로 이름나 있다. 절 입구에 이르기 전에는 하류의 넓은 냇가에 피서객들이 즐비하게 늘어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으나, 사찰 지역에 들어서면 조용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광덕사는 신라 진덕여왕 때 창건되어 흥덕왕 7년(832년)에 중건된 고찰이다. 하지만 이 대규모의 사찰은 그동안 화재 등으로 소실되었고, 현재 모습은 대부분 조선시대에 중건된 흔적들이 남아있다. 광덕사의 자랑거리는 보화루 앞에 있는 천연기념물 398호로 지정된 호두나무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큰 것으로 유명하다. 광덕사는 우리나라에 호두나무가 최초로 심어진 곳이며, 이로 인해 일대에 호두나무의 자생이 많았으며, 곧 ‘천안명물 호두과자’의 탄생으로 이어지고 있다. 광덕사의 경내에 들어서면 대웅전의 특이한 건축양식이 눈에 띈다. 대부분의 사찰에서 부처를 모신 제일의 법당을 화려한 팔작지붕으로 만든 것에 비해 이곳은 소박한 맞배지붕(지붕면을 양면으로 경사지게 책을 펼쳐놓은 형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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