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기자회견 [뉴시스]
김연경 기자회견 [뉴시스]

[일요서울 | 곽영미 기자] “우승으로 보답하겠습니다.”

‘배구 여제’ 김연경이 돌아왔다. 김연경은 지난 6일 흥국생명과 계약 기간 1년, 연봉 3억5000만원에 사인하며 국내 여자프로배구 복귀를 알렸다. 김연경은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11년 만에 복귀해 팬들을 만날 수 있어서 설레고 기대된다”고 복귀 소감을 전했다.

지난 2005년 흥국생명에 입단한 김연경은 데뷔하자마자 국내 리그를 점령했다. 2005~2006시즌 그는 팀 통합 우승,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신인상까지 수상했다. 빠르게 국내 리그를 평정한 김연경은 세계무대로 눈을 돌렸다. 지난 2009년부터 일본(JT 마블러스), 중국(상하이), 터키(페네르바체·엑자시바시) 등 해외 리그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며, 세계 여자 배구의 정점에 섰다.

변함없는 기량으로 해외리그에서 러브콜을 받았음에도 국내 복귀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 김연경은 “많은 고민을 했고 걱정도 컸다. 코로나19로 인해서 해외 리그 상황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고, 내년 올림픽을 앞두고 어떻게 하면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국내 복귀가 가장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결심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연경의 국내 리그 복귀 가능성이 언급되자, 배구 관계자들과 팬들은 연봉 부분을 복귀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았다. 임의탈퇴 신분이기에 국내 복귀 시 김연경은 흥국생명과 계약을 해야 했다. 하지만 이미 자유계약선수 이재영의 잔류와 이다영의 영입에 총 23억 원의 샐러리캡 중 10억 원을 소진한 흥국생명은 13억 원 안에서 선수단의 연봉 계약을 모두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

이에 흥국생명이 김연경에게 제시할 수 있는 최대 연봉은 옵션 포함 최대 6억5000만원밖에 되지 않았고, 이는 17억여 원 이상으로 알려진 김연경의 몸값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진 연봉 부분은 김연경의 배려로 쉽사리 해결됐다. “그동안 열심히 뛰어준 후배들을 위해 연봉을 양보하고 싶다”고 의사를 밝힌 김연경은 흥국생명이 제시할 수 있는 최대 연봉보다 한참 낮은 3억5000만원에 연봉 계약을 체결해 버렸다.

그는 “해외 에이전트와 구단들도 내 연봉을 보고 놀라더라. 하지만 난 배구선수로서 가장 큰 것은 올림픽 메달이라고 생각했다. 내년에 있을 올림픽에서 최고의 컨디션으로 마지막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연봉 부분은 감내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결심의 배경을 전했다.

김연경이라는 단 한명의 선수 행보에 많은 것이 달라졌다. 김연경과 계약한 흥국생명은 단숨에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고, 여자프로배구를 향한 대중의 관심도 크게 상승했다. 그러나 흥국생명과 대결을 펼쳐야 하는 다른 팀들은 ‘독주 체제’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큰 전력 차에 싱거운 경기가 될 수도 있다는 걱정이다.

이와 관련해 김연경은 “국내 복귀를 결심하고 계약하면서 다른 팀 전력을 봤다. 모든 팀이 강하다”고 몇몇 팀을 언급한 뒤 “우리가 상대적으로 강하다고 하는 만큼 다른 팀들도 실력을 올리기 위해서 열심히 하다보면 한국 리그 수준이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사실상 국가대표 라인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흥국생명 전력의 중심인 김연경은 올 시즌 팀 우승에 대한 전망에 대해 “스포츠라는 것은 쉽지 않다. 말로는 무실세트 우승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말처럼 쉽지 않다. 우승을 목표로 팀도 준비할 것이고 나도 준비를 할 것이다. 우승이 목표다. 그러나 우승은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고 생각을 밝혔다.

또 개인 타이틀에 대해서는 “이미 받을 건 다 받았기에 욕심이 없다”고 밝힌 김연경은 “내 목표는 팀이 우승하는 것이고, 더 크게 생각하면 내년 올림픽 메달이다. 국내 리그 복귀에 설레고 부담감도 있지만 몸을 잘 만들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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