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의 겨울 휴양지는 어디일까. 전국 각지에 명소가 있겠지만, 온천과 대게가 유명한 경상북도 울진 역시 대표적인 겨울 휴양지에서 빠지지 않는 곳 중에 하나다. 그렇다면 겨울보다 아름답다. 여름에만 볼 수 있는 빛나는 명소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울진이 겨울에만 멋진 장관을 연출할까. 아니다. 울진의 여름은 맑고 푸른 동해바다, 숲 좋은 계곡과 휴양림, 최고의 온천과 드라마 촬영지들까지,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로 속이 가득한 알찬 휴가지다.


동해바다 하면 대부분 강원도를 떠올리지만, 경상북도의 해변도 강원도 못지않다. 강원도의 가장 마지막 도시인 삼척 아래로 경북의 첫 도시인 울진이 위치해 있기 때문에 강원도처럼 맑고 푸른 동해바다를 만날 수 있다. 울진에서 가장 유명한 해수욕장은 단연 망양해수욕장이다.


불영계곡을 흘러온 왕피천이 바다와 만나 합류하는 지점에 위치한 망양해변은 끝없이 펼쳐진 백사장이 명물이다. 관동팔경의 하나인 망양정도 위치해 있고, 민물과 바닷물고기를 두루두루 낚을 수 있어 낚시꾼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파도가 거세지만 경관이 훌륭한 나곡해수욕장이나 죽변항 근처라서 편리한 후정·봉평해수욕장 등도 피서객이 선호하는 해변이다.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여행객이라면 망양해수욕장에서 남쪽으로 약 5~10분만 내려가면 만나게 되는 진복해변이 적합하다. 특히 진복1리 백사장 너머로는 앞바다가 방파제에 둘러져 있어서 파도가 거의 느껴지지 못할 정도로 잔잔하다. 동해안 같지 않은 잔잔함과 동해바다의 특징인 맑고 푸른 바닷물을 모두 갖춘 곳이라 안전한 해수욕을 원하는 가족여행객에게 안성맞춤이다. 진복해변을 따라 촛대바위를 비롯한 기암괴석이 늘어서 있어서 바닷가의 일출 풍광도 뛰어나다.

땅 위로 샘솟는 온천, 덕구온천

울진에는 우리나라 최고라는 명칭이 아깝지 않은 덕구온천과 백암온천의 두 온천이 있다. 하지만 백암온천은 울진의 최남단에 위치해 있기에 여행일정상 덕구온천이 편리하다. 온천수는 보통 지하에서 끌어올려 사용하는데, 자연적으로 지상 위로 샘솟아 오르는 온천수는 덕구온천이 국내에서 유일하다. 침전물이 전혀 없어 깨끗하고, 중탄산나트륨 성분이 많이 함유된 알칼리성 온천인 덕구온천을 하고 나면 살갗이 보들보들해지는 효과를 바로 느낄 수 있어 온천객들의 칭찬이 자자하다. 특히 덕구스파월드에서는 덕구계곡의 울창한 숲을 바라보며 노천온천을 즐길 수 있고, 다양한 온천시설을 이용할 수 있기에 여행 중에 쌓인 피로를 날려버리기에 좋다.덕구스파월드에서는 직원의 안내 하 에 응봉산 덕구계곡을 따라 등산하며 샘솟는 온천 원탕을 둘러보는 프로그램을 매일 아침 운영 중이다. 험하지 않은 코스이고, 왕복 2시간의 적당한 소요시간으로 어린이나 노약자가 참가해도 무리가 없다.

원시림 속 맑은 계곡

울진을 말하면서 숲은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 중 하나다. 세계에서 가장 보존이 잘 되고 있다는 금강소나무숲이 있을 만큼 울창한 수림은 울진의 또 다른 자랑이다. 푸르고 청량한 숲에는 맑고 차가운 계곡이 흐른다. 내륙쪽에서 울진으로 향할 때 이용하게 되는 36번 국도가 불영계곡을 관통하기 때문에 울진으로 들어오는 길목에서 15km에 이르는 장대하고 시원한 계곡을 만나게 된다. 도로변에 위치한 정자에서 바라보면 그 풍광을 제대로 구경할 수 있다.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도 넘쳐나고, 불영계곡 중심에 위치한 사찰, 불영사에 들러 마음을 정화시키는 여행객들도 많다. 불영사 경내는 전설이 서린 연못과 울창한 숲을 배경 삼아 단아하고 말간 모습이다.심산유곡의 청정수행 도량인 불영사의 일주문을 지나면 계곡의 경치를 감상하고, 빽빽하게 들어선 전나무 숲의 정기를 가슴 깊이 들이 마실 수 있는 1.5km의 숲길이 이어진다.

사람이 적은 계곡을 원한다면 소광리계곡이 추천할만하다. 불영계곡과 같은 장대함은 없지만 구석구석 감춰둔 비경이 멋진 계곡이다. 특히 소광1리에서 소광2리 자수정광산 방향으로 가다 보면 비룡교 바로 앞으로 마치 영화 속에서 본 듯한 열대 밀림이 동굴처럼 보이는 장관과도 마주치게 된다. 사륜구동 차량으로 이곳을 찾았다면 비포장도로를 올라야 볼 수 있는 금강소나무숲에 들러 봐도 좋다. 금강송 또는 황장목이라 불리는 길고 잘생긴 소나무들은 삿갓재와 백병산 기슭의 1,800㏊에 이르는 넓은 산지를 빼곡하게 채우고 있다. 평균 수령은 약 100년이지만, 이 가운데는 500년이 넘은 소나무들도 상당수다. 한편 자수정광산에서는 7월 24일부터 8월 8일까지 자수정동굴에서 기체험을 해보거나 자수정 광산에 직접 들어가 원석을 캐볼 수 있는 독특한 축제가 개최된다.

새로운 명소, 드라마촬영지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가진 만큼 최근에는 TV촬영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때문에 새로운 명소들이 울진을 찾는 이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한다. SBS드라마 ‘폭풍속으로’가 촬영된 죽변항 세트장은 푸르른 망망대해와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과도 같은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죽변항은 대게로 유명하나 금어기간인 여름동안에는 회를 비롯한 해산물을 저렴하게 맛 볼 수 있다. 울진에서 불영계곡으로 향하는 36번국도 변에 위치한 근남면 행곡2리에서는 MBC드라마 ‘사랑한다 말해줘’가 촬영 되었다. 시원한 대숲과 운치 있는 시골집들이 고즈넉한 시골풍경과 어우러져 한 숨 쉬어가기 좋은 마을이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 영화 속의 섬 . 그 섬에 가고 싶다
‘섬마을 선생’의 이작도

옛날 가슴을 졸이며 봤던 영화 ‘섬마을 선생’. 이 영화의 촬영 장소는 바로 인천 앞바다에 있는 이작도다. 바다가 보이는 이작도 내의 계남분교 운동장에는 아직도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세운 ‘섬마을 선생 촬영 장소’ 기념 표지석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작도 내에는 여러 해수욕장이 있는데 가족들이 주로 찾는 곳은 바로 계남해변이다. 이작도 앞에 자리잡은 사승봉도가 파도를 막아 줘 물결이 잔잔해서다. 섬의 중간에 들어선 장골마을 초입에는 작은풀안 해수욕장, 큰풀안 해수욕장으로 가는 길을 일러주는 이정표가 서 있다. 두 곳의 해변 길이를 합치면 3㎞ 정도에 이른다. 하지만 중간에 해벽이 가로막고 있어 넘나들 수는 없다.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는 섬의 해변이라서 바닷물은 맑디맑고 모래는 곱디곱다. 옹진군 자월면 이작리에는 여름철에만 볼 수 있는 장관이 있다. 맑고 깨끗한 서해바다 한가운데 달이 기울고 차는 때에 맞춰 암흑같은 바다속에서 하얀 모래섬이 신비로운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바다길이 열리는 것이 아니라 은빛 모래섬이 바다에서 떠오르는 것이다. 풀치 또는 풀등이라고 불리는 이 모래섬은 물이 많이 빠질 때는 서울의 여의도보다도 크다. 또한 깊은 바다에 잠겨 있다 솟아오르기 때문에 오물 하나 없이 깨끗하다.신비로운 모습을 드러내는 시간은 하루에 약 6시간 정도. 정확히 12시간 25분 54초 주기로 매일 반복되는데 3시간 동안 물이 빠지고 다시 3시간 동안 물이 차올라 어느 새 시야에서 사라지고 만다.때문에 여름철 은빛 모래섬인 풀치가 모습을 드러낼 때면 나란히 산책하는 연인들의 모습이 유난히 많다.

인디언 썸머의 명장면, 한국에 있는 콰이강의 다리 - 저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은 이신영(이미연 분)과 그녀를 변호하기 위해 모든 걸 바치는 변호사 서준화(박신양 분)의 사랑이야기를 그린 영화 <인디언 썸머>. 늦가을 문득 찾아오는 짧은 여름날을 뜻하는 인디언 썸머에서 가장 가슴 찡한 장면이 항소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신영과 준화가 떠나는 이틀간의 여행. 그들이 떠난 곳이 바로 마산에 있는 저도 연육교다. 마치 태국과 미얀마를 잇는 철교로 베트남전에서 유명세를 떨쳤던 ‘콰이강의 다리’를 닮았다 해서 ‘한국의 콰이강의 다리’라 불리는 곳. 마산시 구산면 구복리와 바로 앞의 작은 섬 ‘저도’를 연결하고 있는 이 다리는 사랑하는 사람끼리 손을 꼭 잡고 끝까지 건너면 사랑이 이루어지고, 중간에서 손을 놓게 되면 헤어진다고 하고, 또 이 다리 위에서 빨간 장미 100송이를 주면서 프로포즈를 하면 두 사람이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는 일화가 마산주변의 젊은이들 사이에 전해져 내려온다.

다리 위에 서면 아래로 협곡을 이룬 계곡수처럼 파란 바닷물이 갯내음을 부르고 다리 아래를 오가는 통통선들이 정겹다. 다리를 건너 섬 안으로 들어가면 멍텅구리배 위의 횟집과 해송으로 어우러진 크고 작은 섬들이 인상적이다. 이 다리는 안전문제로 승용차와 1.5톤 이하 차량만 통행이 가능하다. 도보시 무료이며, 차량은 통행료를 지불해야 한다. 최근에는 마산시에서 이곳을 유원지로 지정해 편의시설들과 위락시설들이 많아지고 있다. 저도 안에 용두산이라는 해발 200미터의 낮은 산이 있다. 하지만 이곳 정상의 전경만은 일품이다. 연륙교를 건너면서 바로 만나는 윗마을에서 정상을 거쳐 아랫마을로 내려오면 되는데 산꼭대기에 서면 올망졸망한 남해안의 섬들과 마산항을 드나드는 고깃배들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횟집에 식사를 주문한 뒤 등산을 마치고 내려와 식사를 하고 오는 일정이 많이 이용된다.

거제도 - 영화 ‘흑수선’, ‘은행나무 침대’

흑수선 촬영지인 고현에 위치한 거제포로수용소, 6·25 동란시 세계 최대의 포로를 수용했다는 곳이다. 이 외에도 거제향교, 조선시대 거제현의 부속건물 객사(영빈관)로 사용하던 기성관, 임진왜란 발발 이후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옥포만에서 첫 승전을 한 옥포대첩 기념공원 등이 있는 유서깊은 섬이다. 또한 은행나무 침대 촬영지였던 여차 몽돌 해수욕장도 볼만한 곳이다. 이 외에도 구조라해수욕장, 덕포해수욕장, 명사해수욕장, 와현해수욕장, 학동몽돌해수욕장 등 해변의 빼어난 절경으로도 유명하다. 거제도에서의 산행도 좋다.

거제도 최남단 해변에 위치하여 거제에서 제일 높은 가라산, 신라 의상대사가 절을 지었던 의상대가 있는 계룡산, 조정의 신하가 조복을 입고 조아리고 있는 모습과 같다하는 국사봉, 여름녹음으로 유명한 노자산 등 다양한 등산코스가 있다. 또한 매년 8월초 열리는 거제 해변축제가 해안선을 따라 펼쳐지는 흑진주빛 몽돌해변과 고운모래로 된 해수욕장에서 펼쳐져 기간을 맞춰 가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거제의 아름다운 여름을 소개하는 여름 축제로 바다와 산과 해변을 무대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져 눈과 귀를 즐겁게 할 수 있다.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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