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무더위에 피서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여름피서지의 대명사로 불리는 동해안 일대 해수욕장에는 벌써부터 피서객들의 행렬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그렇다고 무인지경의 오지에서 쓸쓸한 휴가를 보내는 것도 싫다. 적당한 피서객들로 인해 휴가철임을 느끼게 하면서도 사람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곳. 그런 피서지는 없는 것일까.


※ 꽃지해수욕장(충남 태안군 안면읍 승언리)

이름만큼 아름다운 해변을 갖고 있는 ‘꽃지해수욕장’. 이곳은 안면도가 관광지로 각광을 받기 시작하면서 외지인에게 가장 먼저 알려졌다. 이곳의 명소인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는 물위에 떠 있는 것처럼 서 있는데, 두 섬 사이로 떨어지는 낙조가 아름다워 항상 사진작가들이 몰리기도 한다. 완만한 수심과 따스하고 맑은 물, 얌전한 파도 등 어린 아이와 함께 하는 가족 피서지로 적격이다. 인근에 횟감을 싸게 살 수 있는 방포포구가 있고, 삼림욕을 즐기며 숲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안면 자연휴양림도 멀지 않다. 이곳은 서서히 국제적인 관광지로 발돋움하는 곳. 2002년 국제 꽃박람회가 이곳에서 열렸다. 최근에는 해안과 인접한 언덕을 꽃동산으로 만들어 피서객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고 있기도 한다. 이곳을 가려면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태안까지 직행버스로 이동, 태안서 좌석버스를 타면 해변에 닿는다. 호텔 등 숙박시설이 있지만 넉넉하지는 않다. - 문의 안면읍사무소(041)673-3081.

※ 소록도해수욕장(전남 고흥군 도양읍 소록리)

소록도는 한센병환자 요양시설인 국립소록도병원이 있는 섬이다. 여의도 면적의 1.5배쯤 되는 이 섬의 동남쪽에 울창한 송림과 하얀 모래밭을 자랑하는 아름다운 모래사장이 있다. 이 해수욕장은 며칠을 쉬며 머무는 곳이 아니라 소록도 공원 탐방과 연계해 잠시 땀을 식힐 수 있는 장소이다. 소록도 공원은 일제시대부터 한센병환자들이 일구어 놓았다. 빼어난 조경과 희귀한 수목등이 감탄사를 절로 자아내게 한다. 병원측은 일제시대 환자들의 수난의 현장인 감호소와 검시실, 그들의 생활을 그대로 보관한 전시실등을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한아운 시인의 ‘보리피리’ 시비와 함께 찾는 이들의 마음을 숙연케한다. 입구에서 공원에 이르는 약2km의 포장길이 운치가 있다. 소록도는 그러나 ‘숙박’이 금지돼 있다. 이 때문에 오후 6시 이전에는 육지로 나와야 한다. 배는 고흥군 녹동항에서 수시로 왕복한다. 소요시간은 약 10분. 광주와 여수에서 녹동으로 출발하는 직행버스가 15~20분 간격으로 있다. 녹동항엔 숙박시설이 많다. - 문의 고흥군청문화관광과(061)830-5224.


※ 고래불해수욕장(경북 영덕군 병곡면)

6개 마을 앞에 늘어선 8km의 백사장이 유명한 곳. ‘명사 20리 해변’으로 불린다. 송천천을 사이에 두고 대진해수욕장과 이웃해 있다. 빽빽한 소나무숲 바깥으로 펼쳐진 해변의 모래는 알이 굵어 몸에 붙지 않고, 예로부터 이 모래에 찜질을 하면 심장 및 순환기 계통 질환에 효험이 있다고 전해온다. 해수욕장의 이름은 고려말 대학자 목은 이색이 지었다. 앞바다의 고래가 하얀 분수를 내뿜으며 노는 모습을 보고 ‘고래불’(불은 뻘의 옛 말)이라 부른 것이 이름이 됐다. 칠보산 자연휴양림, 유금사와 삼층석탑, 마당두들 계곡등 인근에 볼거리와 명승이 많다. 특히 강구항에서 고래불에 이르는 해안도로(918번 지방도로)는 동해안 최고의 드라이브코스로 꼽힌다. 도로 변 갯바위에는 언제나 낚시꾼들이 삼삼오오 모여있다. 우럭, 학꽁치, 고등어, 돔 등이 낚인다. 포항-병곡간, 영덕-병곡간 직행버스가 15~2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 문의 영덕군 문화관광과 (054)730-6396.


※ 안목해수욕장(강원 강릉시 견소동)

강릉 남대천 하구에 위치한 아담한 해변. 누구나 강릉을 생각하면 경포대를 떠올린다. 그래서 휴가철이면 인산인해를 이룬다. 안목해수욕장은 경포해변과 연이어 있지만 그 분주함에서 벗어나 있다. 외지인이 모두 경포에 몰리는 피서철이면 정작 강릉시민은 안목해변을 찾아 한적한 물놀이를 즐긴다. 고운 백사장과 맑은 물이 매력적이다. 백사장 옆에는 10여척의 어선이 드나드는 작은 포구 안목항이 있고 그 옆으로 남대천의 물줄기가 바다와 만나는 곳에 낚시꾼들이 많다. 하구를 뒤덮는 갈매기 떼가 장관이다. 해수욕장 입구에 축음기등 에디슨의 발명품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유한 것으로 유명한 참소리 에디슨 박물관(033-652-2500)이 있다. 강릉시내에서 21, 21-1번 시내버스를 타면 안목항에 닿는다. 문의 강릉시 문화관광과 (033)640-4545.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