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에서 좀더 밑으로 내려간 해남 땅끝마을. 이곳에서도 한 시간 남짓 배로 들어가면 남녘의 보물섬 ‘보길도’를 만날 수 있다. 보길도에서는 함초롬한 동백을 많이 볼 수 있다. 그 중 해남읍에서 삼산면 대둔사(대흥사)쪽으로 가다 고산 윤선도 유적지가 나오는 데 봄꽃 여행객들이 주로 찾는 곳 중 하나다. 윤선도가 풍류를 읊었던 세연정이 있는 연못 세연지 주변의 동백숲은 과히 절경이다. 대둔사를 둘러싼 두륜산에도 동백림이 우거져 있는데 수줍게 붉은 얼굴을 내민 모습이 새색시 같다.

완도국제항으로부터 12km 되는 거리에 있는 보길도는 일찌기 고산 윤선도가 배를 타고 제주도로 가던 중 심한 태풍을 피하기 위해 이곳에 들렀다가 수려한 산수에 매료되어, 이곳 동명을 부용동이라고 명명하고 머물 것을 결심했던 곳이다. 10여 년을 머물면서 세연정, 낙서재 등 건물 25동을 짓고 전원생활을 즐겼으며, 그의 유명한 작품 ‘어부사시사’도 이곳에서 태어났다. 이 섬에는 은빛모래 혹은 자갈밭이 펼쳐진 해수욕장이 세 곳 있어, 여름피서지로도 인기가 있다. 그 중 섬 남쪽에 위치한 예송리 해수욕장은 모래없이 작은 자갈밭만 1.4Km나 펼쳐져 있으며 천연기념물 제40호인 예송리 상록수림과 어우러져 더욱 아름답다. 아열대성 식물이 무성하게 자라 투명한 바다와 신비스런 조화를 이루며, 특히 보길도로 향하는 남해 뱃길에는 푸른 바다 위에 크고 작은 섬들이 펼쳐져 있어, 아름다움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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