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당 서정주의 시에서부터 유명해진 작은 사찰 선운사의 동백은 봄에 피는 춘백으로 3월 말부터 4월에 걸쳐 벚꽃과 함께 화사한 봄의 향연을 펼친다. 선운사 입구 오른쪽 경사진 곳에서부터 절 뒤쪽까지 5,000여 평에 보호림으로 지정되어 있는 수백 년 된 동백나무 3,00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동백숲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멀리서 보면 대웅전의 건물과 함께 마치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선운사 동백은 다른 지역의 그것보다 가장 늦게 피지만 해마다 봄이면 핏빛 같은 꽃을 피워내곤 한다.

동백꽃과 벚꽃, 진달래꽃이 한데 어우러져 흐드러지게 핀 장관은 4월에나 볼 수 있다 백제 위덕왕 24년(577년)에 검단선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선운사는 금산사와 더불어 전라북도 내 조계종의 2대 본사이다. 선운사에 보존되어 있는 사적기에 의하면, 창건 당시 한때는 89암자에 3,000여 승려가 수도하는 대찰이었다고 한다. 현재는 본사와 도솔암, 참당암, 동운암, 석상암 만이 남아 있다. 참당암은 신라 진흥왕의 왕사인 의운국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오고 있다. 현재, 선운사에는 보물 5점, 천연기념물 3점,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9점, 전라북도 문화재자료 2점 등 총 19점이 있다. 특히 대웅전 뒤에는 수령 약 500년, 높이가 평균 6m나 되는 동백나무들의 군락이 천연기념물 제 184호로 지정되어 있는데, 꽃이 만개하는 봄이면 사찰 뒤로 꽃 병풍을 펼쳐놓은 듯한 장관을 이루고, 해마다 이 무렵이면 동백꽃 축제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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