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도 인정받은 친환경 타이어… 폭스바겐 그룹에 공급

<금호타이어 홈페이지>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기업들은 ‘저임금 노동력’보다 ‘현지 시장 진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입증하듯 지난해 KDB미래전략연구소가 발표한 ‘최근 제조업의 해외 진출 트렌드와 영향’의 해외투자 목적별 신고금액 비중을 살펴보면 ‘현지 시장 진출’ 목적 투자 비중은 2012년 35.6%에서 2018년 65.5%까지 증가했다. 반면 동 기간 ‘저임금 활용’을 위한 투자의 경우 13%에서 6.6%로 감소했다. 일요서울은 해외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위상을 높이며 활약하는 기업들을 살펴봤다. 이번 호는 EU 규제 맞춰 CO2 발생 저감·에너지 손실 최소화한 친환경 타이어를 개발해 유럽에서 인정받은 금호타이어에 대해 알아본다.

센츄리社와 국내 업계 최초 타이어 제조 기술 수출 계약 체결

중국 법인, 30개월 만에 흑자… 실적 개선 터닝포인트 맞이해

금호타이어는 자동차 타이어 튜브 및 부속품을 재생·가공·판매하는 타이어 제조업체로 그 전신은 1960년 9월 세워진 ‘삼양타이야공업’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자인 박인천 회장은 광주여객이 양질의 타이어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직접 타이어를 만들기 위해 삼양타이야를 설립했다. 1976년 6월 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했고 1987년 국내 최초로 수출용 차에 국산 타이어를 장착할 수 있는 인증을 얻었다. 1999년에는 펑크가 나도 시속 80km 속도로 주행할 수 있는 런플랫 타이어(Run-flat)를 국내에서는 최초로, 세계에서는 네 번째로 개발했다. 2003년 6월 금호산업(주)에서 분사해 금호타이어가 신설법인으로 설립됐다. 2020년 3월 기준 금호타이어는 한국, 중국, 베트남, 미국에 8개의 타이어 생산공장과 9개의 해외 판매법인, 12개의 해외지사 및 사무소를 갖추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으로
독일 명차 OE 공급

2018년 3월부터 금호타이어는 독일 자동차 명가인 BMW 뉴 X3 모델에 OE(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했다. BMW가 지난 2003년 선보인 X3는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160만 대 이상 판매된 중형 스포츠 액티비티 차량(Sport Activity Vehicle)이다. 금호타이어는 수년간 기술개발을 거쳐 X3 전용 제품의 성능과 기술, 양산 승인을 받은 후 미국에서 첫 생산하는 BMW 뉴 X3 차량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BMW 뉴 X3는 미국 스파르탄버그 공장에서 2017년 6월부터 생산 중으로 북미지역을 포함한 전 세계 지역에 판매되고 있으며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공급된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BMW 뉴 X3 OE 공급은 금호타이어의 제품이 메인 규격으로 공급되는 만큼 품질과 기술력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금호타이어는 앞으로도 급증하고 있는 SUV 수요에 발맞춰 고객사와 운전자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SUV 전용타이어를 개발,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해 9월 금호타이어는 파키스탄의 센츄리(Century Engineering Industries)사와 국내 업계 최초로 타이어 제조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센츄리에 타이어 제조 전반에 필요한 기술을 2028년 9월까지 10년간 지원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금호타이어는 센츄리로부터 기술 이전료로 초기 500만 달러와 향후 런닝로열티로 매출의 2.5%를 지급 받는다. 기술 이전 대상 규격은 승용차와 상용차 타이어 28개 규격으로 1차 계약기간 종료 후에는 5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할 예정이다. 금호타이어는 단순한 기술 이전에 그치지 않고 설계부터 표준, 품질, 평가에 이르기까지 타이어 제조에 필요한 모든 노하우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향후 관련 교육을 비롯해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솔루션도 지원한다.

글로벌 첫 번째 행사
10분기 만에 실적 개선

지난해 6월에는 금호타이어가 중국 남경에서 중국 내 딜러들을 대상으로 가진 ‘2019 금호타이어 신제품 설명회’에서 프리미엄 컴포트 타이어 마제스티9(Majesty9) SOLUS TA93 비롯한 중국형 신제품 4종을 공개했다. 행사에서는 금호타이어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품인 ‘마제스티 9 TA93’ 및 ‘하모니 UHPOE 패턴인 HS63’을 비롯해 ‘Mid-Entry Volume Zone 타이어 ES33’, 고성능 SUV 타이어 ‘PS71 SUV’까지 총 4종의 중국형 신제품을 선보였다. 이 중 최고의 관심을 받은 제품은 마제스티9 TA93이다. 마제스티9은 지난해 금호타이어가 국내에서 앞서 선보였던 신제품을 현지화 및 업그레이드한 제품으로 프리미엄 세단을 완성시키는 최고급 컴포트 성능을 표현하고자 최고의 숫자 9를 제품 이름에 붙였다. 마제스티9은 소음분산을 최적화시키는 ‘사운드 하모니 테크놀로지(Sound Harmony Technology)’를 적용해 기존 제품 대비 승차감과 정숙성을 극대화시켰다. 또한 내구성능 강화 및 최적 접지압 설계를 통해 마모 성능을 비롯한 안전내구성을 업그레이드시켰다.

특히 이번 행사는 금호타이어가 야심차게 준비한 글로벌 첫 번째 행사이자 당시 2분기 흑자전환을 앞두고 중국 실적 개선을 위해 사활을 걸어 마련한 행사였다. 실제로 금호타이어 중국법인은 지난해 5월 자체 실적 기준으로 약 30개월 만에 영업 흑자를 기록했으며 이와 더불어 연결기준으로도 지난해 4월과 5월 연속으로 흑자를 기록하면서 10분기 만에 실적 개선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했다. 전대진 금호타이어 사장은 “이번 신제품이 중국 남경 신공장의 성공적인 안정화뿐만 아니라 앞으로 금호타이어의 글로벌 실적을 이끄는 견인차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5월에는 스페인 ‘세아트(SEAT)’의 소형 해치백 베스트셀러 이비자에 OE 에코윙 ES31을 공급했다. 앞서 세아트는 이탈리아의 디자인과 독일의 기술력 조합으로 알려진 스페인 유일의 자동차 기업으로 폭스바겐 그룹 소속이다. 콤팩트 해치백 5세대 이비자는 무게 및 강성과 공간 효율성을 추구한 폭스바겐 그룹의 MQB 플랫폼을 적용했으며 감각적인 디자인과 우수한 주행성능, 뛰어난 효율성과 실용성을 갖췄다.

금호타이어는 2017년 세아트와 같은 그룹인 폭스바겐의 ‘폴로’ 전용 제품으로 친환경 타이어 에코윙 ES01 공급을 시작했고 지난해 말부터는 업그레이드 제품인 ES31로 교체·공급하고 있다. 이비자는 그룹 정책에 따라 폴로와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으며 이미 폴로 공급을 통해 금호타이어의 OE 제품 검증을 판단해 별도 테스트 없이 에코윙 ES31 공급 거래를 결정했다.

에코윙 ES31은 금호타이어가 에코윙 ES01에 이어 2018년 유럽용 친환경 여름용 타이어로 새롭게 출시한 제품으로 유럽연합(EU) 환경 규제에 따라 성능은 유지하되 CO2 발생 저감을 위해 개발된 제품이다. 기존 제품보다 회전 저항을 낮춰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했고 최적의 트레드 패턴 설계 및 신소재 사용으로 젖은 노면 제동력, 마일리지, 소음 등 균형 잡힌 주행 성능을 구현했다. 이비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인근 마르토렐 공장에서 생산돼 유럽 내에서 판매된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금호타이어의 친환경 타이어가 폭스바겐 그룹 내에서 검증이 완료돼 세아트 이비자 OE가 공급됐다”며 “해외, 특히 유럽시장에서 꾸준히 인정받고 있다는 결과물로 앞으로도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타이어의 새로운 친환경성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호타이어는 2018년부터 지난해에 걸쳐 중국 타이어 업체 더블스타에 매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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