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박종진] ‘수도권 유일한 3선’ 유의동 의원을 만나다
“갓 출범한 김종인 비대위 평가하기 시기상조”
“전사는 타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지는 것”

박종진 앵커와 인터뷰 하는 미래통합당 유의동 의원
박종진 앵커와 인터뷰 하는 미래통합당 유의동 의원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이 지난 11일 여의도 국회에서 미래통합당 유의동 의원을 만났다. 경기도 평택시을을 지역구로 둔 유 의원은 미래통합당 유일의 수도권 3선 의원이다. 지난 총선에서 사실상 ‘보수 궤멸’ 판정을 받은 가운데 평택에서 살아남아 ‘건강한 보수’ ‘건전한 야당’을 만드는 데 애쓰고 있다.

- 총선 이후 근황은.

▲ 총선이 끝난지 벌써 두 달이 다 되어 가는데, 새삼 시간이 정말 빠르다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는 선거를 치르면서 감사한 분께 인사도 드리고, 제 선거 과정을 복기하면서 평가하는 시간을 보냈다. 대외적으로는 당내 동료 의원들과 출마자들을 모시고 우리 당이 이번 선거에서 왜 참패했는지 이유를 찾고자 치열하게 논의하는 한편, 근본적으로 당을 쇄신할 방안에 대해 고민하는 나날을 보냈다.

그 방안의 일환으로 미래통합당이 ‘정책정당’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경제·복지·안보 등 분야를 총망라해 공부하는 스터디모임을 만들고, 분야별 소모임도 활성화시키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 모임이 국민들을 위해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 긴밀하게 소통하는 창구로서, 시대정신을 만들어가는 통로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한다.

-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3선에 당선됐다. 어깨가 무거울 텐데.

▲ 당내 유일의 수도권 3선이 저라는 사실은 우리 당이 처해 있는 위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당 체질을 바꾸고, 개혁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여 있는 만큼, 책임감이 무거운 것이 사실이다. 미래통합당이 다시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기 위해 당 차원에서, 원내 차원에서, 또 제 스스로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3선의원으로서 국회 내 협의가 잘 이루어지도록 가교 역할을 하는 한편, 미래통합당 의원으로서 정말 ‘미래’가 있는 정당의 면모를 보여드리는 것이 저의 가장 큰 책무라 느끼고 있다.

여담으로 초선 의원들에게는 제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공유해서 의정활동의 성과를 낼 수 있게 도와주고 싶다.

- 김종인 비대위를 평가한다면? 사실상 김종인 1인체제인데.

▲ 이제 출범한 지 열흘 남짓 된 비대위를 좋다 나쁘다 평가하기가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김종인 비대위원장께서 그동안 진보진영의 논제로 여겨졌던 기본소득 이슈를 먼저 꺼내고, ‘이념에서 벗어나자’, ‘보수를 강조해선 안 된다’는 등 상당히 의미 있는 아젠다들을 던져주고 있다.

물론 이 같은 행보가 당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기는 하다. 그만큼 ‘보수’와 ‘야당’의 가치에 대해서 고민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당내 의사결정 과정이 활발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반증이기에 민주주의적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비대위 구성을 보면 원내뿐 아니라 원외, 청년, 여성 등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분들이 많은 만큼, 김종인 비대위가 당내 여러 의견들을 하나로 모아 얼마나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지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

- 당내 투쟁력이 있는 현역 의원들이 많이 없다. 여대야소 상황에서 견제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 전사는 타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당이 그런 역량을 배가할 수 있게 시스템으로 뒷받침할 수 있겠나 하는 것이 고민이다. 이슈를 선도하고, 국민들 귀에 꽂히는 워딩과 내용을 발굴하고, 논리로 무장하되 여론인지 감수성 있는 ‘이슈파이팅’을 할 때 국민들도 미래통합당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주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제21대 국회가 시작한 지 열흘 남짓 흘렀는데, 지금 여당이 보여주는 모습은 53년 만에 집권 여당만 참여한 단독 개원, 최소한의 견제장치인 법사위원장 몫을 포기하지 않으면 상임위원장 18석을 표결로 밀어붙이겠다는 엄포를 놓고 있는 모습이다. 177석의 여당이 마음만 먹으면 뭐든 다 할 수 있는 현실이다.

저희의 유일한 대안은 국민이라 생각한다. 국민을 이기는 권력은 없는 만큼, 국민의 명분을 얻어 국민과 함께 올바르게 견제해 나가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 홍준표, 윤상현, 권성동 의원 등의 복당에 대한 생각은.

▲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한 지 이제 막 열흘이 흘렀다. 총선 참배에 대한 원인 분석과 향후 방향에 대한 로드맵 그리고 당의 뼈대인 정강정책 수정 논의를 마친 뒤에나 복당 논의가 시작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만, 복당 여부는 단순히 몸집 키우기에 급급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대상자들이 당의 지향점과 정강정책에 부합한 생각과 뜻을 지니고 있는지에 대한 판단이 선행돼야 하고, 의원들은 물론 당원들의 의견 또한 수렴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즉, 자격심사, 당내 의견수렴, 승인 등 시스템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

현 지도부가 복당에 대한 논의에 들어가면, 이러한 판단 기준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결정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현재 정치권 이슈인 기본소득과 남북관계(대북전단법 등)에 대한 생각은.

▲ 코로나19 확산으로 침체된 경기부양책으로 재난기본소득이 실제 집행되면서, 기본소득 도입 여부가 핫 이슈가 되었다. 이에 저 역시 세미나도 열고, 학자들의 이야기도 들어가면서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

기본소득이 복지문제, 경제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만 있다면, 도입하는 것에 주저할 필요는 없다. 다만, 당장 안 하면 큰일 나는 것처럼 접근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우리나라 상황에 걸맞은 기본소득의 개념을 어떻게 정할지, 지급범위와 방식은 어떻게 할 것인지, 재정은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등 촘촘하고 정밀하게 따져보고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할 부분들이 상당하다. 급하게 도입부터 하게 되면 설익은 정책이 되어 국가 재정, 나아가 운영 전체에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나을 수 있다.

심도 있게 논의해서 준비될 때 시행하자는 입장이다.

남북관계와 관련 북한이 연이어서 강경한 발언과 조치를 보이는 것은, 그렇게 하면 우리 정부가 겁부터 먹고 따라가기 때문이다. 현 정부를 다루는 방식에 있어서 일종의 학습효과가 생겼다고 볼 수 있다.

김여정의 말 한마디에 청와대가 바로 동의하식의 입장을 밝히고, 정부와 여당은 입법을 추진한다. 북한은 우리를 적으로 규정한 다음날, 우리 군은 9.19군사합의 이행이 긴장완화하고 신뢰를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저(低)자세이다 보니, 국민보다 북의 눈치를 더 살핀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거다. 이처럼 북한에 즉각적으로 협력하는 반응을 보이는데, 왜 야당의 목소리와 의견에는 귀를 닫고 무시로 일관하는지 안타깝다.

- 미래통합당 어떤 정당으로 탈바꿈해야 할까.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인 의석수를 확보했다. 겨우 개헌 저지선은 넘겼지만, 압도적인 의석을 가진 여당은 또다시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언제든지 국회 질서를 힘의 논리로 덮어버릴 수 있게 되었다.

미래통합당이 전열을 정비하고, 실력과 민심을 확보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아주 어려운 정치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미래통합당이 건전한 야당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대대적인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

총선 이후, 당내 변혁을 위한 많은 논의들이 시작되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창조적 파괴와 과감한 혁신을 위한 세부 방안들이 검토되고 있다.

능력을 한층 더 끌어올려 유능한 정책정당으로 거듭나고,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수권정당이 되기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

- 21대 국회에서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 중앙에서 할 일이 많아졌다. 겨우 개헌 저지선은 넘겼지만, 여당이 압도적인 의석 수를 확보했다. 압도적인 의석을 가진 만큼 여당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국회의 질서를 힘으로 덮어버릴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선거기간 동안 유권자 여러분들에게 국회로 돌아가 여러분이 걱정하시는 이 정부의 독선과 독주, 필패한 외교와 안보, 민생 파탄, 민주주의 훼손에 대해 확실하게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약속드렸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정부가 대한민국과 국민을 제대로 섬길 수 있도록 도울 것은 확실하게 돕고, 견제할 것은 매섭게 견제하려고 한다.

그리고 3선 국회의원이 되었기 때문에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연장, 국립과학관 유치, 평택책보고 신설 등 지역 발전에 확실하게 기여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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