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청사 전경. [뉴시스]
경기도청사 전경. [뉴시스]

[일요서울] 경기도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신고된 노인학대 사례를 분석한 결과 배우자로부터 비난, 모욕, 위협 등 정서적 학대를 받는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경기도에 따르면 15일 '노인학대 예방의 날'을 앞두고 지난해 노인보호전문기관 4곳에 접수된 969건의 학대 행위자 유형별 현황을 분석한 결과 배우자가 341건으로 가장 많았고 아들 323건, 기관 119건, 딸 85건 순으로 나타났다.

2018년 학대 행위자 유형에는 아들이 356건으로 가장 많았고 배우자 311건, 딸 93건, 기관 83건 순이었다. 행위자 순위의 일부 변동은 있지만 가정에서 노인 학대가 가장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78건의 학대 유형별 현황을 분석해 보면 비난, 모욕, 위협 등의 정서적 학대가 933건으로 노인에게 신체적, 정신적 손상과 고통, 장애 등을 유발시키는 신체적 학대 859건보다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세 번째는 부양의무나 보호자로서의 책임을 거부하는 방임이 175건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결과는 지난해 노인보호전문기관 4곳에 걸려 온 2445건의 신고접수와 1만8412건의 상담 내용을 분석한 것이다.

노인보호전문기관은 급속한 노령화와 가족 사이 갈등으로 늘고 있는 노인 학대를 예방하고 노인학대 사례에 대해 체계적으로 분석해 그에 맞는 노인인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관이다.

도는 2004년 성남시에 경기동부 노인보호전문기관을 설립한 뒤 2006년 의정부시에 경기북부 노인보호전문기관, 2010년 부천시에 경기서부 노인보호전문기관, 2019년 수원시에 경기도 노인보호전문기관 등 전국 최다인 4개 노인보호전문기관을 설립했다.

이들의 주요 업무는 ▲노인학대 신고전화 운영 ▲사례접수 및 현장조사 ▲노인학대 예방·재발 교육과 홍보 ▲노인학대사례판정위원회, 사례회의 운영 등이다.

지난해에는 상담 1만8412건, 복지서비스 연계 2만3685건, 노인 학대 예방·재발 교육 433회, 언론 홍보 1만1824회 등 노인 학대 예방과 권익보호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올해는 더 나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모두 16억여원을 투입해 경기도사회서비스원에 위탁 운영 중이다.

누구든지 노인 학대를 알게 되거나 의심될 경우 노인보호전문기관(☎1577-1389), 보건복지부 콜센터(☎129), 경찰서(☎112) 등으로 신고하면 된다.

조태훈 경기도 노인복지과장은 "가족 내에서 많이 일어나는 노인 학대 특성상 예방과 근절을 위해서는 주변인들의 관심이 꼭 필요하다"라며 "학대가 의심될 경우 적극적인 신고 당부드리고 '노인학대 예방의 날'을 맞아 준비한 행사에도 많이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도는 15일 '노인학대 예방의 날'을 맞아 노인 학대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온라인 퀴즈 이벤트, 노인인권 존중케어 경진대회 등 행사를 진행한다. 경기북부 노인보호전문기관은 경기북부지방경찰청과 함께 이달 30일까지 노인학대 집중 신고기간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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