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서신면 송교리와 제부도 사이의 바다는 하루 두 번 길이 열린다. 1980년대 말에 이 바닷길은 ‘모세의 기적’이라 불렸다. 그러나 바다 한가운데의 길이 드러나는 것은 기적이 결코 아니다. 밀물과 썰물의 교차 시 발생하는 자연 현상일 뿐. 그래도 사람들은 이를 신기하다고 여겼다. 게다가 드라이브 명소로 입소문이 나면서 여행객들의 발길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송교리 제부도 입구에는 매표소가 만들어져 있고 바닷길이 열리는 시간을 알려주는 시간표도 세워져 있다. S자로 여러번 휘어지는 바닷길은 개펄 위에 차량 통행의 편리를 위해 시멘트로 포장됐다.

보는 각도 형상 다른 매바위

왕복 2차선 규모, 제부도까지의 총연장은 2.3km 정도이다. 제부도를 향해 바닷길을 달리는 도중 북쪽으로 등대전망대를 품은 누에섬이 보인다. 이 섬은 서신면과 안산시 선감도 사이의 탄도에서 접근할 수 있다.일단 제부도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찾아가는 곳이 섬 남단의 매바위이다. 꼭대기에 매가 서식한다고 해서 매바위로 불리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전해내려 온다. 보는 각도에 따라 먹이를 노리는 매, 하늘을 비상하는 매 등의 형상을 드러내기도 한다. 일반인들이 갯벌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은 바로 이 매바위 부근이다. 장화, 목장갑, 호미, 맛소금 등을 미리 준비해가면 좋다. 단 욕심을 부려 조개를 지나치게 많이 캐지 않도록 한다.

매바위 부근외 다른 지역 갯벌은 주민들의 바지락 양식장이라서 함부로 드나들 수 없다.매바위에서 북쪽으로 이어지는 해안은 제부도해수욕장 해변이다. 동해안의 해수욕장 같은 분위기는 기대할 수 없지만 약간의 모래사장도 있고 간조 때면 길게 갯벌이 드러난다. 바다 건너로는 대부도, 영흥도, 자월도, 승봉도 등이 보인다. 제부도해수욕장과 제부도포구 사이 해안에는 절벽을 따라 갯벌 위에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제부도 여행의 묘미를 살려준다. 제부도 일주도로는 총 5.3km 거리. 바닷가도 산책하고 기념사진도 찍으면서 겨울바다의 낭만에 젖다보면 두세 시간은 어느새 흘러간다.

화성8경 중 하나 궁평낙조

하루해가 저물어가는 낙조의 평온함을 맛보고 싶다면 서신면 궁평리의 궁평항을 찾아가도 좋다. 서신면 소재지에서 제부도 가는 길과 궁평항 가는 길이 갈라진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궁평항 일대는 화옹방조제 공사로 인해 어지러웠으나 지금은 항구 방파제 공사도 끝나고 주차장, 화장실, 간이횟집 같은 편의시설들이 자리를 잡아 한결 나들이 분위기가 좋아졌다. 수십 척의 고깃배와 낚싯배들이 기항하는 선창을 중심으로 양쪽에 방파제가 만들어져 있다. 특히 오른쪽 방파제 중간에는 멋진 정자도 하나 세워져 있어 눈길을 끈다. 배들이 등대 사이로 들어와 고기라도 뿌리면 갈매기 떼들이 사방에서 모여들어 이곳이 항구임을 실감케 한다.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해가 바다 건너 충남 당진군 석문면의 당진화력발전소 주변 뒤로 떨어진다. 궁평항에서는 당진화력발전소 굴뚝뿐만 아니라 국화도, 입파도, 풍도, 도리도 등의 섬과 서해대교의 장관도 시야에 들어온다. 이 궁평낙조는 화성8경 가운데 하나인 만큼 일몰의 풍광을 사랑하는 여행객들이라면 꼭 한번 만나서 가슴에 담아올 일이다.송산면 고포리에 가면 초경량항공기 체험비행에 도전해볼 수 있다. 마산포 바로 앞의 어섬 일대 개펄은 시화호 공사 이후 육지로 변하면서 섬의 운명을 마감하고 비행장으로, 패러글라이딩 연습장으로 대대적 변신을 했다. 어섬활공장으로 가면 초경량항공기 교육을 받을 수도 있고 모터보트를 빌려 타듯 날씬한 동체의 비행기에 올라 시화호 상공 선회비행도 즐길 수 있다.

정조 “아버지 곁에 묻어달라”


화성시 태안읍 안녕리의 융건릉은 사도세자인 장조와 경의왕후를 모신 융릉과, 그의 아들 정조와 효의왕후의 합장릉인 건릉을 합쳐 부르는 이름이다. 융릉은 본디 동대문 밖에 있었는데 정조가 1789년 현재의 위치로 이장했다. 아버지 영조에 의해 뒤주에 갇혀 죽은 사도세자는 아들이 왕위에 오르자 장헌세자로 추존되었고 고종 때에 장조로 다시 추존됐다. 경의왕후는 ‘한중록’을 남긴 인물이다.융릉 서쪽에 자리한 건릉은 조선 후기의 문예부흥을 이룩한 정조와 부인이 합장된 능. 효심이 하늘을 찌를 듯했던 정조는 자신이 죽으면 선친의 무덤 근처에 묻어달라고 부탁을 했고 그의 소원대로 아버지 무덤 곁에 묻히게 된 것이다. 융건릉 입구에서 융릉까지의 거리는 가깝지만 건릉까지는 소나무, 갈참나무가 무성한 숲을 따라 제법 걸어가야 한다.태안읍 송산리의 용주사는 신라 문성왕 16년(854)에 염거화상이 창건한 갈양사가 모태이다.

조선조 정조 때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을 이곳으로 옮긴 후 옛 절터에 새로 절을 지어 용주사라 했다.용주사에는 국보 제 120호인 용주사 범종을 비롯해 금동향로, 청동향로, 대웅전 후불탱화, 부모은중경판 등 많은 문화재가 보존되어 있다. 대웅전 앞의 회양나무 또한 천연기념물 제264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이 나무는 정조가 선친 사도세자를 위해 심었다는 고목이다.낙성식이 있던 날 정조의 꿈에 용이 여의주를 물고 승천했다하여 절 이름이 용주사이다. 용주사는 정조가 아버지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지은 사찰인 만큼 답사객들은 절 구석구석을 도는 동안 다시금 효심을 깨닫게 된다. 절에서 소장하고 있는 부모은중경판은 부모님의 큰 은혜와 이를 어떻게 갚을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드러낸 불교 경전이다. 부모의 은혜 10가지와 보은의 어려움 8가지가 요약되어 있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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