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를 마친 후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2020.06.15. [뉴시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를 마친 후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2020.06.15. [뉴시스]

 

[일요서울]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더불어민주당의 일방적 상임위원장 선출에 대해 "의회 사상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사태가 벌어졌다"며 "21대 국회는 개원부터 야당의 의사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했고 어제는 상임위원장 선출도 과거 경험하지 못한 기이한 방법으로 했다"고 비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 비대위 회의에서 "의회는 여당이 있고 야당이 있고 서로가 상호를 존중함으로 인해서 의회 기능이 유지가 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과거 헌정사에서 다수의 횡포가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를 잘 알 것"이라며 "대표적인 사례로 1979년 야당 김영삼 총재를 당시에 집권 세력이 다수 힘으로 제명했다. 그 여파가 어떤 정치적 결과를 초래했는지 모두 인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환기했다.

김 위원장이 말한 1979년 김영삼 총재 제명은 당시 여당인 민주공화당, 유신정우회 소속 의원들이 뉴욕타임스 인터뷰를 문제 삼아 야당 김영삼 총재의 의원직을 제명한 사건을 말한다. 이에 대한 반발로 신민당, 민주통일당 의원 등이 사퇴서를 제출했고 그 여파로 부마항쟁이 일어났다.

김 위원장은 "이런 대한민국 의회의 실상을 다른 나라에서 뭐라고 평가하겠나"라며 "지난 70년 어렵게 한국 역사에서 민주주의를 발전시켜서 오늘날까지 이끌었는데 갑작스러운 거대여당의 출현으로 기본을 망각하는 현상을 초래한 것에 대해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은 시간에 원이 어떻게 구성돼야 할지 여당 스스로 잘 생각해야 한다"며 "여기서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다수를 차지하는 여당이 스스로 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개원 과정에서 민주당 다수의 횡포는 정말 비상식적인 짓"이라며 여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여야가 협치 하려면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권력에 대한 절제를 모르면 협치는 불가능한 이야기"라며 "일이 처리 안 되는 건 자기들 스스로 책임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27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0.05.27.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27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0.05.27. [뉴시스]

 


한편 민주당의 법사위원장 선출에 항의하며 사의를 표명한 주호영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당연히 돌아올 것"이라며 "비대위에서도 원내대표를 신임을 할 테니까 성일종 의원이 가서 원내대표에게 비대위에서 이야기한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임 원내대표 선출에 대해서도 "(선출할) 계획이 없다"며 "오전에 주 원내대표와 통화했는데 며칠 쉬겠다고 해서 쉬라고 했다"고 전했다. 비대위 회의에 참석한 김은혜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주 원내대표의 사의 표명에 대해 "가긴 어딜 가"라며 "책임은 주 원내대표가 아닌 여당에게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 비공개 회의에서도 "한 번도 경험 못한 힘을 갖게 된 정부여당의 불안한 마음의 발로를 보여주는 것 같다"며 "국회의 막다른 길에서 통합당이 무엇을 지향하는 정당인지 다시 한 번 채워보자"고 제안했다.

이어 "기득권 보호에 급급했다는 인식을 주지 않았는지 뒤돌아보자"며 "약자와 동행하는 정책 정당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대북 정책에 관해서도 "지금 북한은 비무장지대까지 군대를 진출시킨다는데 김정은 위원장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대통령이 확언했지만 약속만으로 평화를 가져올 수 없다"며 "국민은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자유가 있다. 국민들이 국가에 안심하고 기대를 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내일 통합당 외교안보특위 1차 회의를 가진다"며 "국제 정세, 직면한 한반도 상황에 밀도 있는 분석과 대안 내놓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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