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 향과 색이 으뜸을 자랑하는 녹차 생산지로 잘 알려진 보성. 보성하면 구성지고도 애절한 남도가락과 드넓게 펼쳐진 초록빛의 선 고운 녹차밭, 그리고 소설 및 영화 ‘태백산맥’과 ‘서편제’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보성의 군화가 ‘철쭉’이란 사실이 대변해 주듯, 4월 끝자락에 피는 화사한 분홍빛의 산철쭉으로도 유명하다. 지금, 일림산 백만 평 드넓은 군락지의 산철쭉을 찾는다면 화창한 봄을 가슴 가득 느낄 수 있다.

주변에는 드라마 및 광고 촬영지로 너무나 유명해진 차밭과 율포 해수녹차탕, 제암산 자연휴양림, 볼거리 그득한 대원사, 태백산맥의 주무대 벌교 등이 있어 보성여행은 건강과 재미를 동시에 얻는 웰빙 봄나들이 코스로 안성맞춤이다.예로부터 보성은 3경 3보향으로 유명하다. 3경이란 산·호수·바다를, 3보향은 의향·예향·다향을 뜻한다. 여기에 하나 덧붙여야 한다면 화향(花香)이 있을 것이다. 해마다 4월 끝자락에서 5월 초순 사이에는 보성군 웅치면과 장흥군 안양면 경계에 위치한 일림산에 타는 듯한 진분홍빛의 철쭉꽃이 뒤덮여 등산객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산철쭉 ‘붉은 물결’

2000년 잡목과 고사목을 제거한 후 일림산 철쭉 군락지는 그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됐다. 제암산, 사자산으로 이어지는 일림산의 철쭉 군락지는 총 12.4km에 달하여 세계 최대라고도 일컬어질 만큼 그 위용을 자랑한다. 일림산의 산철쭉은 자생면적이 넓고 키가 크며, 색깔이 붉고 선명한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철쭉이 만발하는 시기에 일림산을 걸으면 마치 산철쭉 터널을 걷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일림산은 해발 600m로 높은 산은 아니지만 철쭉 외에도 산행의 아기자기한 즐거움을 준다. 용추골 편백나무 숲에서 삼림욕을 할 수 있고 용추폭포와 용추계곡에서는 등산에 지친 발걸음을 쉬며 물놀이를 즐길 수도 있다. 또한 정상에 오르면 철쭉꽃이 빚어내는 아름다운 풍경은 물론 저 멀리 제암산, 월출산, 무등산과 득량만의 푸른 바다, 고즈넉한 보성읍이 다 내려다 보여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산행 후 여유가 있다면 보성의 이름난 관광지를 방문해 보자. 보성은 대표적인 녹차의 고장인 만큼 녹차를 테마로 하여 관광지 코스를 짜는 것도 좋다. 우선 드라마 ‘여름향기’와 광고 촬영지로 유명해진 보성차밭은 보성읍에서 율포 해수욕장으로 가는 국도 18호선을 따라 8km 정도 가면 만나게 된다.

‘녹차’ 음식에서 목욕까지

보성차밭 입구에 가지런히 뻗어 있는 삼나무 숲길과 5분 정도 걸으면 펼쳐지는 드넓은 녹차밭의 아름다운 풍치, 초록빛 등고선 모양의 녹차밭과 푸른 하늘이 어우러진 모습은 사진촬영에도 그만이다. 녹차 테마여행이라면 율포 해수녹차탕을 놓쳐선 곤란하다. 율포 해수녹차탕은 전국 최초로 지하 120m에서 끌어올린 암반해수에 보성 녹차밭의 녹차성분을 넣은 건강탕으로서, 녹차에 함유된 카테킨 성분과 비타민 C는 몸의 중금속과 독소를 배출하며 피부에 탄력을 주고 노화를 예방해 주어 심신의 피로를 풀기에 좋다. 해수녹차탕 안에 몸을 담그고 유리창으로 율포해변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것도 해수녹차탕의 큰 매력이다. 보성의 먹을거리도 지나칠 수 없는데, 보성은 녹차의 본고장인 만큼 녹차를 응용한 음식들이 많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녹돈과 녹차오곡밥, 녹차냉면, 녹차수제비, 녹차떡국이다. 녹차를 먹인 돼지는 육질이 쫄깃쫄깃하고 특유의 맛이 있으니 꼭 맛봐야 한다.

벌교 ‘꼬막정식’ 일품

여유가 있다면 대원사나 제암산 자연휴양림, 벌교 등에 들러도 좋다. 천년 고찰인 대원사는 오랜 역사와 5km가 넘는 입구 도로의 주암호반 벚꽃길, 주지스님이 뛰어난 미적감각으로 아기자기하고 풍취있게 꾸민 사찰의 내부 풍경으로도 유명하다. 대원사 입구에 위치하여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제공해 주는 티벳박물관은 보성여행의 또 따른 재미이다. 제암산 자연휴양림은 야영장, 등산로, 10종의 취사장 등을 구비하여 가족과 친지들과 함께 방문해 편안한 휴식의 시간을 갖기에는 최적의 장소이다. 이 외에 소설 ‘태백산맥’을 감명깊게 읽었다면, 소설의 무대인 벌교를 방문해도 좋다. 작가가 생활했던 벌교를 소설 속의 무대로 삼은 관계로 소설 속에 나온 여러 장소들이 소설과 똑같은 위치에 있어 보는 재미를 더한다. 녹차음식 외에 보성의 유명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벌교로 가서 신선한 꼬막정식을 맛보는 것도 좋다. 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보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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