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 북쪽 삼목선착장에서 배 타고 10분이면 닿는 곳에 신도·시도·모도 삼형제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전에는 각각 배를 타고 가야 하는 섬이었지만 ‘연육교’가 놓인 후로 세 섬을 한 번에 돌아볼 수 있게 됐다. 섬이 작고, 서울과 가까워서 당일 코스 여행지로 좋다. 신도·시도·모도는 노랑부리백로와 괭이갈매기 등 희귀조류들의 서식지로도 유명하다. 노랑부리백로는 세계적으로 500여 마리밖에 생존해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신도·시도·모도에 429개의 둥우리를 비롯해, 900여 마리가 집단 서식하고 있음이 발견됐다. 노랑부리백로와 괭이갈매기 번식지를 천연기념물 제360호로, 노랑부리백로는 종 자체를 제361호로 각각 지정했다.




휘귀조류가 서식하기에 좋은 곳은 사람이 살기에도 좋다. 도착한 섬은 꽤 낮다. 배를 타고 건너오지 않았으면, 어느 시골 농촌마을 들녘을 걷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특히 서해 바다의 물살이 신도 주변에서는 더욱 느긋해지는 듯하다.

시원한 약수와 함께 삼림욕

세 개의 섬으로 가는 첫 관문인 ‘신도’는 인천 북서쪽에서 14km, 강화 남쪽으로 5km 지점에 자리하였는데 세 섬 중 가장 크다. 선착장을 지나서 섬 중심부로 향하면 갯마을이 아니라 농촌마을이 얼굴을 내민다. 신도는 반농반어업을 하고 있다. 그래서 작은 섬이지만 들이 넓다. 해풍에 쑥쑥 자라는 건강한 벼들도 눈에 띈다.신도 중심에는 해발 178m의 구봉산이 자리하고 있다. 낮은 산이지만 조망이 좋기로 유명하다. 산책코스로 가볍게 오를 수 있어 아이를 동반해도 좋다. 구봉산 산중턱에 성지약수터가 자리하고 있는데 시원한 약수와 함께 삼림욕도 즐길 수 있다. 또 야트막한 길을 따라서 7,000여 그루의 벚나무가 쭉 심어져 있는데, 그 아래를 거닐고 있으면 햇살에 하늘거리는 잎들이 더위를 잊게 한다. 산책로를 따라서 20여분 정도 오르면 정자가 세워져 있다. 이름하여 ‘구봉정’, 섬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포인트다. 굳이 눈을 크게 뜨지 않아도 남쪽으로 인천공항이, 동쪽으로는 옹기종기 살아가는 신도 사람들의 모습이 가깝게 보인다. 그 너머로 물 빠진 서해의 넉넉한 갯벌이 드러난다. 특히 북서쪽 장봉도와 서쪽 사이로 지는 이곳의 낙조는 은빛물결과 함께 장관을 이룬다.

이성계의 활쏘기 연습장

‘시도’는 화살섬이란 뜻으로 살섬이다. 고려말 이성계와 최영의 군대가 강화도 마니산에서 신도를 과녁삼아 활쏘기 연습을 했다고 전해진다. 그 때부터 이 섬은 살섬으로 불렸다. 신도와 모도를 잇는 연육교 초입 오른쪽에 화살탑이 세워져 있다. 당시 사용되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화살촉이 이곳에서 발견되었다. 화살탑에서 바다를 향해 서면 보이는 섬이 강화도다. 시도는 신도와 597m 길이의 연육교로 이어져 있다. 만조시에는 망둥어 등을 낚시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밤에는 가로등 불빛이 비쳐 바닷물과 조화를 이룬 야경이 장관이다. 연육교를 건너면서 오른쪽으로 보이는 언덕에 흰 건물이 눈에 띈다. 드라마 ‘슬픈연가’ 세트장이다. 이 조그마한 섬이 세간의 눈에 띄게 된 이유는 드라마 세트장 때문이다. 시도에는 두 개의 드라마 세트장이 있다.신도 북쪽에는 길이 2km, 폭 100m의 수심이 얕고 경사가 완만한 수기 해수욕장이 있다.

그 수기 해수욕장 초입에 드라마 ‘풀하우스’ 세트장이 있다. 보통 세트장은 개방이 되지 않는데, 풀하우스 세트장은 내부가 개방돼 있다. 우선 개방이 되지 않은 슬픈연가 세트장을 둘러보고 풀하우스 세트장으로 이동한다. 두 세트장은 자가용으로 5분 거리에 있다. 풀하우스 세트장은 수기 해수욕장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세트장 구경을 하면서 해변을 산책할 수 있다. 드라마 주인공처럼 해변 산책을 해보자. 세트 장 주변에는 드라마 속 주인공들의 사진이 크게 붙어있어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 놓았다. 예쁜 세트장을 배경으로 추억이 담긴 사진 한 장을 남기는 것도 또 다른 재미.수기 해수욕장은 고운 백사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게다가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여 더욱 시원하고 아늑하게 느껴진다. 아직까지 널리 알려지지 않아 찾는 인적이 드문 조용하고 쾌적한 해변이다.

바다 건너 인천공항 ‘한눈에’

삼형제 섬 중 맨 마지막 섬 ‘모도’는 가장 작은 섬이다. 모도 앞바다에서 고기잡이를 할 때 고기는 잡히지 않고 띠만 걸려 띠자를 써서 모도라 불렀다고 한다. 시도에 비하면 막 지어진 이름처럼 느껴지지만, 이름처럼 소박하고 조용한 섬이다.이 조용하고 소박한 모도에, 사람들을 매혹시키는 것이 있으니 바로 ‘조각공원’이다. 배미꾸미 해변에 있는 조각공원으로 해변 주변으로 눈길을 끄는 대형 조각품들이 설치되어 있다. 조각가 이일호씨의 작업실 앞에 세워진 작품들이다. 카페, 펜션 등이 있어 조각 작품을 구경하며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배미꾸미 해변 바로 앞에는 인천공항이 있다. 세계로 향하는 비행기들이 배미꾸미 해변 상공으로 날아간다. 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옹진군청

# 추천 1박2일 코스 | 강원 평창사방을 둘러싼 초원…소금강과 동해의 산들을 품다

숙소를 용평 리조트로 잡았다면, 아침 산책길에서 작은 박물관 하나를 마주하게 된다. 용평리조트 내에 있는 ‘참소리 박물관’이다. 강릉에 있는 참소리 박물관의 분관 정도인데, 전시관 규모 또한 아담하다. 에디슨의 발명품인 최초의 필라멘트 전구, 축음기 1호인 틴포일축음기를 비롯해 100여년 전에 처음 선보인 토스터기, 전기난로, 다리미 등의 생활 용품도 전시돼 있다. 각종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 더 유명해진 ‘삼양 대관령 목장(www.happygreen.net)’이 다음 코스다. 아이들이 목장의 초원 속에 파묻혀 보고 순한 양과의 한때를 보낼 수 있어 더욱 좋다. 게다가 소금강 계곡과 동해의 산들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

세발 풍차의 낭만적인 모습, 하늘 높이 떠가는 하얀 구름, 사방을 둘러싼 넓디넓은 초지 등 자연의 흥취에 흠뻑 취했다면 마지막 코스인 ‘봉평 허브나라(033-335-2902)’로 출발.코끝을 찌르는 알싸한 향기로 가득한 봉평 허브나라 가는 길은 꽤 험난하다. 자동차 한 대가 겨우 빠져 나올 수 있는 좁다란 흥정계곡의 산길을 가야만 한다. 하지만 허브나라 안으로 들어서면 별천지가 펼쳐진다. 허브정원, 어린이정원, 향기정원, 셰익스피어정원, 달빛정원, 햇빛정원, 나비정원과 연못의 7개 테마가든은 각각의 개성을 뽐내고 있다. 또 허브아이스크림은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아이템이다. 사색의 길을 따라 나오면 왼쪽에 한터울이라는 ‘터키 갤러리’도 빼놓을 수 없는 구경거리다.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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