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강의 아양교를 넘어 하양으로 향하는 국도를 따라 2㎞를 가면 방촌시장이 나온다. 여기서 북측으로 대구국제공항의 동편 외곽도로를 따라 1㎞정도 가면 둔산동이 있다. 둔산동 끝 마을이 옻골마을이다. 마을 남쪽을 제외하고, 동서북쪽의 모든 산에 옻나무가 많아 속칭 옻골이라 불린다. 옻골마을은 경주최씨 광정공파(匡靖公派)의 후손들이 400여 년간 모여 사는 동성 촌락으로 현재 20여호의 고가들로 어우러져 있다.

마을 뒤에는 주산인 해발 390m의 옥고개가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고 왼편에는 황사골, 오른편에는 새가산이 자리하고 있다. 마을의 제일 북쪽에 위치한 종가는 조선시대 전형적인 사대부가 최동집이 이곳에 정착하면서 지은 주택이다. ‘ㅁ’자형의 안채와 ‘一’자형의 사랑채를 주축으로 사랑채의 동쪽 방형 토담 안에 보본당(報本堂)이 있다. 가묘와 별묘, 보본당으로 이어지는 조상과 관련된 공간은 양의 상징적인 의미인 동쪽에 배치하고, 이에 비해 생활공간인 안채와 사랑채는 음의 상징인 서쪽에 배치하고 있어 풍수지리 및 음양오행사상을 충실히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보본당은 대구지역의 주택 가운데서 가장 오래된 큰 규모의 건축물로 조선조 양반주택과 그 생활양식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옻골마을의 또 다른 볼거리는 이 마을의 담장. 대부분 토석담으로 마을 안길의 돌담길이 대부분 직선으로 구성되어 있어 질서정연한 느낌을 준다. 또 전통가옥들과 어울려 자연스런 동선을 만들어 내고 있는 돌담길은 빛의 양에 따라 다채로우면서도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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