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본격적인 휴가철이다. 도시 속에서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부족한 시간을 쪼개어 야외로 나서려 해도 가까운 거리에서 아름다운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여기에 무의도라는 섬의 특별함이 있다. 무의도는 영종도의 한쪽 끝으로 서울에서 2시간, 인천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천혜의 자연미를 간직한 아름다운 섬이다.드라마 <천국의 계단>과 영화 <실미도>를 통해 톡톡히 유명세를 치른 섬, 실미도 역시 무의도에 온 이상 둘러볼 만하다. 부산 해운대 같은 화려함보다, 평화로운 남태평양의 섬을 닮은 무의도.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되는 무의도의 매력을 하나하나 소개한다.




무의도(舞衣島). 한자 풀이를 하면 춤출 무(舞), 옷 의(衣), 섬 도(島)이다. 인천 앞바다 작은 섬에 어떻게 이런 예쁜 이름이 붙었을까. 전해져 오는 얘기로는 “밤새 바다 일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 안개 낀 바다에서 이 섬을 바라보니 말탄 장수가 옷을 휘날리며 달리는 모습과 닮아”무의도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무의도는 보통 ‘무의도’라고 부르는 대무의도와 호룡곡산 정상에 올라서면 보이는 소무의도,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등대가 있는 팔미도로 구성돼 있다.

무의도의 큰 매력 ‘갯벌체험’

일단 섬이라고 생각하면 해수욕이 떠오르지만, 무의도를 한번 다녀온 사람이라면 생각이 달라진다. 무의도는 도착한 시간대에 따라 갯벌을 만날 수도 바다를 만날 수도 있기 때문. 간조시간을 잘 맞춰 갯벌체험을 하는 것은 무의도의 큰 매력 중 하나다. 무의도는 주변 바다 거의가 갯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갯벌을 지날 때면 온도가 바짝 오른 기름에 튀김을 넣었을 때 나는‘뽀글뽀글”하는 소리가 쉼 없이 들린다. 갯벌의 거대한 심장소리인 셈이다. “마음만 먹으면 해변가 어디서나 갯벌체험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무의도의 하나개해수욕장과 실미도 주변 거의가 갯벌로 이뤄져 있다. 갯벌체험에 필요한 도구들은 무의도입구 가게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숙박업소에 문의해도 상세히 알려준다. 유념할 것은 갯벌이 해산물 판매를 주업으로 하는 어민들의 생활터전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물때를 잘 맞춰야 한다. 물때 시간은 인천 중구청(전화032-763-5171~3)에 문의하면 알 수 있다.

경치 좋은 호룡곡산 & 국사봉

등산을 위해서는 일단 마을버스를 타야 한다. 인구 400여명이 조금 넘는 섬이다 보니 마을버스 외에는 대중교통수단이 없다. 호룡곡산, 국사봉 모두 무의도를 찾는 관광객이 애용하는 등산코스이다. 적당한 높이와 경사를 가지고 있어서 큰 부담을 가지지 않고 올라갈 수 있고, 곳곳에 조망대와 쉼터가 있다. 울창한 나무사이로 난 등산로를 타다보면 꿩의 무리가 지나가기도 하고, 지금껏 보지 못한 희귀곤충이 눈에 띄기도 한다. 기분 좋게 땀을 흘리고 정상에 서면, 상쾌하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등줄기의 땀을 식혀주고, 눈앞에는 넓은 바다 건너 서해의 관문 인천항을 비롯해서 인천 신국제공항이 한눈에 들어오고, 서쪽으로는 바다가 끝없이 펼쳐져 중국동안에 닿을 듯하다. 해돋이나 낙조라도 볼 수 있을라치면 그 장관의 감동은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호룡곡산과 국사봉은 힘들어서 발걸음을 멈추는 게 아니라 인천바다의 그림이 좋아 문득문득 발걸음을 멈추게 되는 곳이다. 그리고 등산을 하고 나서 곧바로 바닷물 속에 들어가 몸을 식히면 등산의 피로가 말끔히 사라진다.

하루 2번 ‘모세의 기적’ 신비

실미도에도 한국판 모세의 기적이 있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여객선을 타면 한시간이 걸리는 곳이지만, 무의도에서 물때를 잘 맞춰 가면 100m가량 되는 거리를 건너 무의도에 도착할 수 있다. 여덟 시간에 한번씩 물이 빠지는데 이때는 조개, 고동, 소라 등이 언뜻 보아도 눈에 숱하게 밟힐 정도로 많다. 무의도에서 실미도로 연결되는 돌다리 위에도 ‘꼬물꼬물’소라와 고동의 느릿한 이동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실미도에서 특별한 시설을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 무인도이다 보니 낮은 구릉과 갯벌, 바다와 노송만이 실미도의 진짜 주민들이다. 발에 차이는 조개껍질과 멀리 보이는 영흥도, 승봉도, 자월도 등 인천 앞바다의 크고 작은 섬들을 조용히 감상하기에 좋다. 실미도에서는 해병대체험객을 종종 만날 수 있다. 실미도가 눈앞에 보이는 실미해수욕장은 텐트 야영장과 오토캠프장을 함께 갖추고 있다. 실미도 유원지 인근에는 주말농장도 운영되고 있으니 참고하자.

아름다운 해변 ‘하나개해수욕장’

해수욕을 위해서는 실미도해수욕장보다는 하나개해수욕장을 찾는 이들이 많은 편. 여름 성수기에는 모래사장 위에 지어진 방갈로가 인기가 많다. 여타의 숙박시설과 텐트야영장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하나개해수욕장 역시 간조와 만조에 따라 해수욕장과 갯벌을 넘나드는 곳. 덕분에 조개도 잡고 물고기도 잡고 해수욕도 할 수 있는 보기드문 경험을 할 수 있다. 바나나보트, 모터보트 등 다양한 수상레저스포츠는 기본이다. 한겨울 눈 밟는 소리와 닮아 있는 해수욕장의 모래 밟는 소리와 귀밑까지 불어 들어오는 해풍에 스트레스를 날리고 나면 낭만이 한줌 들어찬다.

‘천국의 계단’ & ‘실미도’ 촬영지

“나도 한 번 쯤은 영화 속 주인공이고 싶다” 누구나 가슴 설레던 첫 사랑의 그 시절, 인연이라는 이름으로 엮이던 이들과의 헤어짐과 만남의 추억, 울고 웃던 그 시간~ 이 모습들이 오래된 영화의 분홍빛 필름으로 소장되어 있다. 무인도였던 실미도가 삽시간에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은 순전히 영화 ‘실미도’ 때문이리라. 이전까지 실미도는 갯벌에서 조개류를 양식·채취하던 어민들의 생활터전이었던 곳. 그러던 곳이 북파를 목적으로 한 비운의 684부대를 영화화한 실미도가 소위 ‘대박’을 터트리면서 관광지로 각광을 받게 됐다. 하지만 아쉽게도 실미도에는 영화촬영 당시 쓰였던 세트장은 흔적을 찾아 볼 수 없다.

나지막한 구릉같은 산과 모래, 조개껍질 등이 전부다. 다만 무인도라는 점과 물때를 맞추지 못하면 섬에 고립된다는 사실 등이 긴장감을 조성해 준다. 날씨가 좋은 날엔 산자락 너머 백령도와 북한땅까지 보인다. 또 “사랑은 돌아오는거야” 네 젊은이들의 사랑과 야망에 대한 로망을 그린 드라마 “천국의 계단”에서 공전의 히트를 친 대사다. 천국의 계단 세트장은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 바로 옆에 있다. 권상우와 최지우의 어린 시절 추억이 어린 무의도 세트장은 그야말로 ‘그림 같은 집’이었다. 깨끗한 모래 해변 바로옆에 서해의 낙조가 가장 아름답게 보일만한 자리에 자리 잡고 있다. 촬영진들이 묵었던 방은 해변방갈로가 아니라 겨울에도 난방이 되는 민박이었는데, 보통 4~5인기준 3만원 정도면 숙박할 수 있다고 한다. -문 의 : 하나개해수욕장 번영회 032-751-8833

바지락 칼국수와 굴밥 & 삼림욕장

무의도에서 꼭 맛보기를 권하는 음식은 바지락칼국수와 굴밥. 무의도에 있는 음식점 대부분 바지락 칼국수를 판매한다. 바지락으로 시원한 국물을 낸 바지락 칼국수와 굴밥에는 우리가 보통 먹는 굴밥에 들어가는 굴의 1.5배가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 무의도에 있는 음식점 자체가 조개구이며 회, 바지락 칼국수 등 해산물을 주 음식으로 하고 있는데, 아주 싼값에 해산물을 즐길 수 있다. 바지락칼국수는 5천원, 매운탕, 해물탕 가격은 3~4만원 선. 하나개해수욕장으로 들어가기 전 왼쪽에 호룡곡산 삼림욕장표지가 있다. 이곳은 등산로와 자연생태 탐방로가 겹쳐 있다. 삼림욕장 입구부터 소나무 숲을 비롯해 졸참나무 등 각종 나무들이 피톤치드를 뿜어내고 있다. 호룡곡산 정상으로 향한 등산로로 이어지는 길중 1.1km 되는 길이가 자연생태 탐방로다. 수풀이 많이 우거진 호룡곡산 등산로에 비해 자연생태탐방로는 비교적 걷기 수월한 편. 가족과 동반이라면 자연학습 코스로 둘러볼만 하다. 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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