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처럼 맑은 호수에서 가을 만끽

아름다운 가을을 맞이해 부담 없이 하루 코스로 제격인 곳이 여기 있다.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산정호수가 바로 그곳. 가을이면 억새꽃 축제로 유명한 명성산과 특히 산정호수 주변에 있는 평강 식물원은 나무, 풀, 꽃 등 식물과 곤충, 개구리, 새 등 동물이 어우러진 생태공원을 표방하고 있으며 이곳은 전문가들조차 감탄하는 고산식물을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최대 규모인 1,800여평의 암석을 비롯해 12개의 테마가든으로 되어 있어 사랑하는 사람과 다정하게 거닐며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좋은 장소다. 또 식물원내 엘름 레스토랑에서는 식물원에서 직접 재배한 채소와 각종 한방 약재를 재료로 한 약선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세계적으로 진귀한 식물들도 감상하고 몸과 마음의 재충전, 그리고 식물이 지닌 무한한 신비까지 일석이조의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평강식물원, 아시아 최대 규모 식물원
가을이면 억새꽃 장관을 이루는 명성산
특정 식물로 꾸며진 12가지 테마가든
‘숲의 신비’, ‘소중한 습지’ 등 프로그램 다양


꽃보다 자연이 아름다운 포천의 대표적인 관광지 산정호수는 벌써부터 가을이다. 고추잠자리 떼는 연보랏빛 벌개미취 군락을 무대로 황홀한 비행을 선보이고, 털부처꽃에 둥지를 튼 거미는 푸른 하늘을 도화지 삼아 그린 풍경화의 주인공을 자처한다.

산속의 우물과 같은 맑은 호수

산정호수는 병풍과 같은 웅장한 명성산을 중심으로 호수 양옆에 망봉산과 망무봉을 끼고 있는 호수다 ‘산속의 우물과 같은 맑은 호수’라 해서 산정호수라 불리고 있으며, 1925년에 농업용수로 이용하기 위해 축조된 저수지인데, 주변경관이 수려해 수도권에서 즐겨 찾는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호수주변의 산책로는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좋지만 숙박을 하는 이들에게는 건강 산책 코스로 아주 적합한 곳이다. 계절별로 봄, 가을 아침·저녁에 피어오르는 호수의 물안개는 전설적이며 특히 저녁 무렵의 보트놀이는 한폭의 그림과 같다.
특히, 오랜 전통으로 빚어낸 음식 맛은 빼놓을 수 없으며 자연산 우렁이, 버섯요리와 민물고기 매운탕, 더덕구이, 산채백반, 도토리묵 등 각종 건강식품으로 불리는 음식 맛은 전국에서도 알아준다.

산정호수 명성산 억새꽃 축제

가을철이면 억새산행 대상지로 유명한 산이다. 서울에서 동북으로 84km, 운천에서 약 7km 거리에 위치한 명성산(922.6m)은 산자락에 산정호수를 끼고 있어 등산과 호수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태봉국을 세운 궁예의 애환이 호수 뒤편에 병풍처럼 펼쳐진 웅장한 명성산에 숨겨져 내려온 전설이 있다. 망국의 슬픔을 통곡하자 산도 따라 울었다고 하는 설과 왕건의 신하에게 주인을 잃은 신하와 말이 산이 울릴 정도로 울었다 하여 울음산으로 불리다 울‘명’자 소리‘성’자를 써서 명성산으로 불린다는 전설이 있다.
언제부터인가 산능선 너머에 억새꽃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 산행을 하는 사람들에게 전해졌다. 이에 1997년부터는 9월말~10월초에 산정호수 명성산 억새꽃 축제가 개최되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산정호수 관광지와 연계하여 등산로를 개발하면서 전문 산악인과 초보자 및 남녀노소 모두가 선호하는 등산 코스로 각광 받고 있다.

12개 테마원으로 구성된 종합식물원

산정호수 옆에 위치한 평강식물원은 우물목이라는 동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물이 많이 나는 골짜기 안에 자리 잡고 있다.
동양 최대 규모의 고산식물이 모여 있는 암석원을 비롯하여 자연생태를 재현한 습지원, 50여개의 연못과 화려한 꽃들로 구성된 연못정원, 깊은 계곡이나 숲에서 자연 발생하는 이끼를 관찰할 수 있는 이끼원, 사철 푸르름을 뽐내는 잔디광장, 고층습지, 고산습원, 들꽃동산, 자생식물원, 만병초원, 화이트가든, 고사리원까지 12개의 테마원으로 구성된 종합식물원이다. 만병초, 이끼 등의 식물을 이용한 정원들도 아직 국내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명소이며, 희귀식물의 보존뿐만 아니라 자연생태 학습장으로서 새로운 식물원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1998년부터 시작하여 12개 테마정원에 5,000여 종의 식물이 자라는 평강식물원이 세상에 첫선을 보인 것은 지난 5월. 서울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이환용(48)씨가 나날이 사라져가는 식물들에게 생태적으로 가장 완벽한 고향을 찾아주자는 일념 아래 첫 삽을 뜬 지 7년 만이다. 평강식물원은 특히 산정호수 관광권 내에 위치해 있으며 백운계곡, 한탄강, 이동갈비촌 등의 주변 관광지들과 연계성이 좋기 때문에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있다.

동양 최대 규모 ‘암석원과 들꽃동산’

약 1,800여 평의 동양 최대 규모의 암석원은 평강식물원이 자랑하는 최고의 걸작품. 영국 에딘버러 왕립식물원의 암석원 조성 기법을 도입해 지하에 배수층을 만들고 그 위에 물이 잘 빠지는 흙과 암석을 배치해 높은 산에서 자생하는 고산식물이 해발 300m의 낮은 곳에서도 자라도록 고산지대의 환경을 과학적으로 재현했다.
전 세계의 고산식물과 바위에 붙어사는 다육식물을 전시하기 위한 공간이다. 국내의 백두산, 한라산을 비롯, 로키산맥, 히말라야, 알프스에서 자생하는 에델바이스까지 1,000여종의 희귀식물이 자라고 있다. 산비탈의 굴곡을 그대로 살려 세밀하게 설계했기 때문으로 이곳에서 만나는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그리고 돌 하나까지 자연스런 조화를 이루고 있다. 아주 오랜 옛날부터 그곳에 그대로 있었던 것처럼.

세계 각국의 습지식물·희귀식물 가득

들꽃동산은 야생화가 자연 초지에서 자라는 환경을 응용해 조성한 곳으로, 자연의 천이(遷移)및 봄부터 가을까지 온갖 꽃을 관찰할 수 있다. 국내 야생화를 중심으로 식재하였으며 계절별 변화를 느끼는 것이 감상 포인트. 이른 봄의 새싹에서부터 겨울의 설경까지 꽃이 피고 지는 과정과 생태의 변화 및 색감을 계절에 따라 느끼고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다.

고산습원과 고층습지는 국내에선 찾아 볼 수 없는 생소한 테마정원. 한라산의 계곡과 습지를 재현한 고산습원엔 붓꽃류, 물매화 등 자생식물은 물론 종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습지식물이 철따라 피고지고를 거듭한다.

고산습원 위쪽에는 백두산의 장지연못을 생태적으로 완벽하게 재현한 고층습지가 펼쳐진다. 이곳에는 호랑버들, 오리나무, 물박달나무 등 줄기나 뿌리가 단단한 나무뿐 아니라 황새풀, 끈끈이주걱, 산부채, 해오라기난초 등 희귀한 풀꽃이 자라고 있다.

평강 식물원의 고층습지는 백두산 장지 연못을 생태적으로 재현한 것으로, 생태보전과 희귀식물 연구에 있어 중요한 표본적 가치를 갖는다. 고층습지 주위로 데크를 설치하여 희귀식물과 그들이 형성해 가는 환경과 생태를 학습할 수 있도록 했으며, 호랑버들, 오리나무, 물박달나무, 꼬리조팝나무 등 목본식물과 황새풀, 큰방울새란, 기장대풀, 끈끈이 주걱 등 일부 식물을 식재하여 번식 중에 있다.

아름다운 ‘습지원과 자생식물원’

평강식물원에서 풍경이 가장 아름다운 곳은 습지원. 마을 이름이 ‘우물목’으로 불릴 정도로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마르지 않는 이 지역의 특성을 살린 테마정원으로 이른 아침 물안개가 스멀스멀 피어오르면 영락없는 한 폭의 수채화다.

습지원은 자연습지의 생태를 분석하고 조경과 원예기법을 적용하여 다양한 수생식물을 식재함으로써 수서곤충과 물고기, 양서류, 파충류 등의 서식처를 만들어 주는 동시에 자연 생태를 보존하고 이를 감상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거울 같은 수면에 푸른 하늘과 뭉게구름이 둥둥 떠다니는 습지원은 식물을 가까이서 관찰하도록 200m 길이의 나무데크 탐방로가 지그재그로 이어져 운치를 더한다. 평강식물원의 대표적인 감상로 중에 하나이다.

자생식물원은 기존의 소나무, 참나무 숲을 이용하여 다양한 자생수목 및 야생화를 관찰할 수 있다. 한라산에서 백두산에 이르기까지 숲에서 자라는 자생식물들을 전시하여 우리 자생식물의 가치를 널리 알림과 동시에 보호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수련과 연꽃, 숙근초들의 ‘연못정원’

연과 수련은 경복궁 등 궁궐 내 연못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오래전부터 우리나라 전통조경 양식에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들의 아름다움을 가까이서 관찰하거나 촬영하기는 어려웠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여 평강식물원에서는 국내 최초로 수생식물을 위한 특수 용기를 매설하고 주위에 초화류와 관목류를 함께 식재하여 연못정원을 조성했다.

정원은 1,000평의 면적에 50여종의 수련류를 품종별로 식재하여 물속에서 피는 수련과 연꽃을 관람할 수 있다. 부처꽃, 노루오줌, 비비추류 등이 조화를 이루어, 수련이 피기전인 이른 봄과 지고 난 가을에도 꽃과 열매를 감상할 수 있다.

마음의 여유 ‘화이트가든’‘잔디광장’

잔디광장은 편평한 광장과는 차별을 두어 완만한 둔덕에 사시사철 푸른 잔디가 펼쳐져 있다. 1,500 여 평의 넓은 광장 중앙에는 두 그루의 큰 신나무가 있어 잔디 광장에 그늘을 더하며 더욱 마음에 안정감과 여유로움을 느끼게 해준다. 화이트가든은 식물원 내에 흰색 꽃을 피우는 식물만을 모아서 전시한 곳으로 흰색은 동요된 기분을 진정시켜주며 집중력을 높이는 효과를 주기도 한다. 흰 진달래, 흰 용머리, 흰 붓꽃 등의 식물들이 어우러져 여러 개화시기에 거쳐 흰 꽃을 감상할 수 있도록 조성되어 있는 화이트가든.

고사리원·이끼원·만병초원

고사리원은 꽃이 피지 않고 포자 번식을 하는 양치식물(고사리 등)을 종류별로 전시한 곳이다. 국내 자생 양치식물은 약 330여종이며, 이 중 중북부 지역에서 생육 가능한 100 여종을 중심으로 전시한 고사리원, 그리고 자연상태의 열대우림과 깊은 계곡 주변의 이끼 환경을 재현한 곳으로 바위를 이용한 계류를 만들어 수분을 공급함과 동시에 조경 효과까지 주었다. 온갖 이끼류와 양치식물들을 조화롭게 전시한 녹색 휴식 공간인 이끼원에 이어 나타나는 만병초원은 평강식물원의 얼굴. ‘만 가지 병에 쓰이는 약초’라는 의미의 만병초는 자연증식이 어려운 식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난 5년간의 시험재배를 통해 만병초에 적합한 토양과 환경을 개발하면서 400여 종의 만병초가 백두산 천지처럼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사각형에 가까운 평강식물원은 관람하기 편하게 동선이 잘 정비되어 있다. 전망이 좋거나 쉬어가고 싶을 때 어김없이 나타나는 긴 벤치는 연인들의 차지. 이곳에서는 사람도 풍경화의 주인공이 된다. 평강식물원의 주요 역할 중 하나인 교육에 가치를 걸고 유치원생, 초등학생부터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생태학습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전문가의 인솔 아래 삼림욕을 겸해 식물을 관찰하는 ‘숲의 신비’, ‘소중한 습지’ 등의 프로그램에서는 자연과 환경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하며 실제로 야생화를 분에 심어 보는 등 실습 위주의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식물뿐만 아니라 함께 생태환경을 이루고 있는 곤충, 동물들과의 관계도 함께 배우는 것이 특징. 입장료와 식사 등을 포함해 1만5,000원. 이밖에도 10명 이상의 단체 관람객을 위한 다채로운 가을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ㆍ평강식물원

건강 약선(藥腺) 요리 레스토랑 엘름’
한방 약재와 식물원에서 재배한 재료의 ‘웰빙음식’


평강식물원 안에 있는 레스토랑 ‘엘름(Elm)’은 각종 한방 약재와 식물원에서 직접 재배한 채소를 재료로 사용하여 기존의 요리에서 맛 볼 수 없던 새로운 건강 요리와 음료를 창조해낸다. 호텔경력 20년이 넘는 주방장이 주축이 되어 수년간 호흡을 맞춰온 조리사들이 한 팀으로 일하고 있다. 한의사인 이환용 평강식물원 원장의 조언을 받아 밑반찬에서부터 메인 요리까지 약용식물 및 한약재를 재료로 사용한다.

특히 각종 한방약재와 식물원에서 재배한 채소로 만든 오디장아찌, 맥문동장아찌, 용안육장아찌 등 20여 종의 밑반찬과 함께 대표 메뉴로는‘약선 비빔밥 정식(7,000원)’을 소개한다. 상엽(桑葉;뽕잎),두엽(豆葉;콩잎) 및 약용(藥用)나물 7가지. 이 밖에 구수한 된장찌개와 불고기 제공(2人 이상) 또‘산채(山菜)육개장(6,000원)’은 상엽, 두엽, 토란대 및 각종 산야채와 양지, 약효가 그대로 배어있는 얼큰하고 진한 국물 맛이 일품. 여름 특선 메뉴로 삼(蔘)이 아닌 약재로 만든 평강 약계탕(藥鷄湯)(9,000원), 연(蓮)과 아스파라거스로 구성한 연(蓮)냉면 등이 대표적인 메뉴.
현재 개발의 성과로는 각종 약용(藥用)채소로 만든 피클과 장아찌, 두엽차(豆葉茶콩잎차), 느릅나무 수정과, 맥문동 식혜 등 다양한 건강 음식과 음료가 준비되어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