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빛, 물빛, 푸른 빛 숲의 바다 청양

신록이 녹음으로 바뀌어가면서 나무그늘 아래 쉴 곳을 찾아 떠나는 여행길에는 개울과 시원한 바람이 있기를 그리고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서 가족과 함께하기를 원한다. 협곡과 아름다운 산수경을 이루며 울창한 숲과 맑은 공기로 지친 심신의 피로를 풀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때 묻지 않은 천혜의 청정지역 청양! 칠갑산의 울창한 숲과 자연 생태계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청양을 소개한다. 굽이굽이 볼거리가 많아 쉬엄쉬엄 돌아보면 자연의 멋을 품에 안고 돌아가는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청양군은 충남의 중앙에 자리하고 있으며, 맑은 공기, 밝은 태양, 깨끗한 물을 자원으로 200만 도민의 안식처인 늘 푸른 칠갑산이 위치한 한국 ‘제1의 청정지역’이다.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청정지역 ‘청양’
청양은 칠갑산과 장승, 고추로 유명한 고장이다. 칠갑산이란 노래는 알아도 정작 그 칠갑산을 품고 있는 곳이 충남 ‘청양(靑陽)’이라는 것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청(靑)’자가 들어간 고장치고 두메산골이 아닌 곳이 없다던가. 아래 지역의 경북 청송도 그렇고, 청도가 그렇고 청양 역시 그렇다. 오지인 만큼 산이 깊어 나무가 많고 그래서 공기가 맑고 푸른 햇살이 가득하여 지어진 이름이 청양이다. 청양에는 구부리면 지천에 핀 야생화의 향기가 코를 감싸고, 풀벌레의 사랑 노래가 교향곡을 이루는 ‘칠갑산’을 비롯해 그린 샤워를 내뿜는 자연휴양림과 마을 곳곳의 어귀에 세워져 있는 장승, 베적삼이 흠뻑 젖도록 콩밭 메던 아낙네상 등 칠갑산 아흔아홉 굽이마다 그곳에 등 기대고 살았던 사람들의 삶의 숨결이 오롯이 숨겨져 있다. 최근에 다양한 관광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펼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사시사철 독특한 묘미 ‘칠갑산’
충남 청양군 정산면에 위치한 칠갑산은 예부터 진달래와 철쭉으로 이름이 나 있는 산이다. 정상을 중심으로 아흔 아홉 계곡마다 하얀 운무가 드리워진 칠갑산에는 아픈 자식을 어루만져주던 어머니의 손길 같은 ‘마음의 보석상자’가 숨겨져 있다.
베적삼이 흠뻑 젖을 만큼 울게 만들었던 콩밭도 어느새 고추밭으로 변했고, 1년 365일 매일 풍경도 바뀌어 찾아오는 객들에 의해 달리 표현되는 칠갑산이지만, 여전히 내리쬐는 그 푸른 햇살은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칠갑산의 옛이야기를 늘어놓고 있다.
특히 칠갑산은 계절의 변화가 뚜렷하여 봄에는 산철쭉과 벚꽃으로 단장하여 우아한 자태를 자랑하고 여름에는 울창한 천연림이 현대인들의 심신을 안정시켜주며, 또한 가을에는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어우러지며, 겨울의 설경은 천상의 세계에 들어온 듯한 느낌으로 다가와 칠갑산은 사시사철 등산객들에게 독특한 묘미를 전해주는 명산이다. 해발 561m의 높이로 크고 작은 봉우리와 계곡을 지닌 명산으로 자연 그대로의 울창한 숲을 지니고 있다. 칠갑산을 오르면 오를수록 온갖 종류의 맛난 음식을 하나씩 맛보는 듯해 저절로 산 정상으로 향한다고 말할 정도로 묘한 매력을 풍기는 산이다.
칠갑산 정상까지는 약 3km의 코스. 정상을 중심으로 7개의 맞춤형 등산로가 있는데 각각의 코스에 따라 아흔아홉골, 칠갑산장, 천장호, 장곡사, 자연휴양림, 도림사지 등 문화유적과 더불어 천혜의 비경이 우산살처럼 펼쳐져 있어 가족단위 등산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콩밭 메는 아낙네’
칠갑산에는 휘파람을 불면 산새들이 날아와 등산객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고 한다. 장승공원에서 조금 올라가면 천년고찰 장곡사가 나오고 장곡사를 정면에 두고 오른쪽을 보면 주능선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환하게 열린다. 등산로는 제법 잘 만들어져 있어 오르내리기는 어렵지 않다. 처음엔 부담 없이 아주 가벼운 발걸음을 떼어도 좋다. 쉬엄쉬엄 산책한다는 기분으로 2시간 정도 올라가면 드디어 칠갑산 정상. ‘아’ 하는 환호성이 절로 나온다.
칠갑산은 7개의 등산로가 개발되어 각각 특성을 자랑하고 있어 각자에 맞게 등산코스를 선택할 수 있어 꾸준히 관광객이 늘고 있는 가운데, 오솔길로 이뤄진 등산로는 거의 완만해 어린이가 있는 가족이나 연인들끼리 오르기 적당하다. 등산로를 따라 칠갑산을 오르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선「칠갑산」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콩밭 매는 아낙네야 베적삼이 흠뻑 젖는다...
홀어머니 두고 시집가던 날, 칠갑산 산마루에
울어주던 산새소리만 어린 가슴 속을 태웠소”

‘맺힘’ 이 많은 노래를 두고 흔히들 ‘어머니의 노래’라 한다. 주병선이 구성지게 불러대던 노래 ‘칠갑산’도 어릴 적 내 어머니의 18번 노래처럼 구슬프게 읊조리던 푸념이요, 노랫말 또한 우리 어머니의 일생이니 어디 가슴 적시지 아니하였을까.

두 개의 대웅전 ‘천년고찰 장곡사’
70~80대의 사람이라면 누구나 노래방에서 구성지게 뽑아 대던 그 노래의 그 산 칠갑산. 사방이 탁 트인 시야로 수십 곁 포개며 흐르는 수려한 산 물결들이 거침없이 몰려드니 구름 위에 선 나는 신선이요, 이곳이 바로 무릉도원. 칠갑산 산행에 소요되는 총 시간은 3시간 여. 그리 크지 않은 수고로도 매우 큰 감동을 얻을 수 있는 산이 바로 칠갑산이다.
칠갑산 깊숙이 둥지를 튼 천년고찰 장곡사 또한 청양의 자랑이다. 휘돌아 감기는 아스팔트길을 지나 일주문에 다다르자 사찰이 눈에 띈다. 12채 당우가 처마를 맞대고 올망졸망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이 보기 좋은 장곡사는 신라 문성왕 12년에 창건된 사찰. 외지 사람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아 칠갑산을 등산하는 사람들 외에는 그리 많이 찾지 않는 산인데다, 칠갑산 산세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규모도 크지 않지만 의외로 많은 국보급 유물이 전해진다.
장곡사는 칠갑산 남쪽 기슭에 자라잡고 있는 가람으로 신라 문성왕 12년(AD 850년) 보조선사 체징에 의해 창건된 것으로 전하여지며 이후 오랜 세월을 거치며 여러 차례 중수를 거듭했다. 국보 제58호 장곡사철조약사여래좌상부석조대좌, 국보 제300호 장곡사미륵불괘불탱, 보물 제162호, 제181호인 상·하대웅전, 보물 제174호 장곡사 철조비로자나좌상부석조대좌, 보물 제337호 금동약사여래좌상, 유형문화재 제273호 설선당 등 전국적으로도 한 사찰에서는 보기 드물게 많은 문화재를 간직하고 있다. 또한 국내 사찰 가운데 유일하게 장곡사는 다른 사찰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상·하 대웅전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며 약사여래기도 도량으로 유명하다. 이 두 개의 대웅전은 상대웅전, 그리고 하대웅전으로 이름이 각각 붙어 있는데 어찌하여 대웅전이 두 개인지는 전해지지 않는다. 그 이유에는 반드시 깊은 뜻이 숨어있으려니 감히 짐작만 할 뿐이다. 귀중한 문화재를 많이 소장하고 있는 천년고찰로 전국에서 신도들과 관광객이 많이 찾고 있다.

양반, 농부 등 해학이 있는 장승공원
장곡사 가기 전 들러야 할 곳은 바로 장승공원. 공원은 온통 장승들뿐이다. 예로부터 장승은 잡귀와 질병으로부터 마을 주민들을 보호해 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 청양장승공원에 가면 이런 장승이 350여개나 서 있다. 장승에는 해학이 있고 우리네 사는 모습들이 있다. ‘콩밭 메는 아낙네’가 호미대신 머리에 광주리를 이고 있는 장승에서부터 양반장승, 농부장승, 도깨비 장승 등과 미국, 캐나다, 멕시코 장승 등 마치 우리네 이웃처럼 정감 있게 반겨준다. 멋대로 자란 나무에 투박한 모습이지만 만든 이의 정성과 땀방울이 배어 있다. 거친 듯 보이지만 기원하는 애절한 마음이 담겨있고 염원하는 섬세함이 담겨 있다. 버려졌을지도 모를 나무에 정성과 혼을 불어 넣으니 우스꽝스런 모습이나 무서운 모습 등으로 다시 태어나 인간들에게 뭔가를 말해준다.
청양장승공원은 우리나라 최고의 장승보존지역으로 매년 4월에 전국의 장승 조각가와 축제 방문객이 함께 어우러져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던 ‘장승제’의 의미를 되새기는 ‘장승문화축제’가 개최되는 곳이기도 하다. 주요행사는 국태민안을 기원하는 장승대제와 6개 마을에서의 장승제 시연, 전국 전통장승작가들의 장승 깎기 시연 등이 마련돼 전통 장승문화를 마음껏 체험할 수 있다.

협곡과 아름다운 산수경 ‘지천구곡’
칠갑산에서 발원하여 어을하천, 작천, 지천, 금강천의 순서로 흐르는데 작천, 지천이 온직리, 구치리, 개곡리, 장곡리, 작천리, 지천리 등 협곡과 아름다운 산수경을 이루는데 흐르는 물 굽이가 기묘하고 기암괴석이 아름다워 지천구곡이라 한다.
특히 까치네와 물래방앗간 유원지는 물 흐름이 완만하고 깊지 않아 여름철 물놀이 장소로 인기가 좋아 한여름에 많은 인파가 모여들고 있다. ‘지천’은 칠갑산에서 발원해 충남 청양 지역을 지나 금강으로 흘러드는 청정하천이다. 갈지(之)자 모양으로 흘러 ‘지천(之川)’이라 불리는 이 하천은 여울과 소가 발달하여 깨끗한 물에서만 사는 참게가 있으며, 칠갑산 생태계의 보고다. 깨끗한 지천을 중심으로 한 칠갑산 지역에는 천연기념물인 원앙, 황조롱이, 수달 등 총 909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향후 지천 생태공원을 조성하기 위하여 추진 중에 있다.
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ㆍ청양군 관광기획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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