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문화원

수도권 근교, 이색박물관 천국


날이 춥고 궂어도 편하게 나들이할 만한 곳이 없을까? 대답은 ‘있다’다. 바로 짧은 주말을 이용해 찾는 문화공간 나들이. 특히 서울에서 승용차로 불과 1~2시간만 달리면 다양한 이색박물관을 만나볼 수 있다. 한가을 문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문화공간탐방. 이번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만한 문화공간으로 떠나보자.

▶ 파주 예술마을 ‘헤이리’

서울에서 자유로를 신나게 질주하다 보면 통일동산에 채 다다르기 전 눈에 띄는 낯선 마을이 하나 있다. 아직까지 공사가 한창인 탓에 여기저기 불도저와 굴삭기로 정신없지만, 이미 제자리를 잡아 불을 밝히고 손님을 맞는 건물도 제법 많은 편. 이곳이 바로 국내 여러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직접 손발을 걷어붙이고 만든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이다.
15만 평의 대지에 작가, 미술인, 영화인, 건축가, 음악가가 머리를 맞대고 ‘예술의 파라다이스’를 세우기로 작정한 곳이다. 그래서 예술가의 작업실과 집, 출판사가 들어서고, 다양한 박물관과 갤러리, 미술관이 하나, 둘 들어서 이제는 제법 멋진 마을의 형상을 갖추게 되었다.
국내외의 모든 잡지를 한 곳에 모은 매거진하우스, 재미있는 캐릭터로 어린이와 여성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쌈지의 딸기, 어린이 서적만을 전시·판매하는 어린이 동화나라, 그리고 500여 점의 전시품을 갖춘 세계민속악기박물관까지 헤이리에는 전혀 다른 성격의 문화를 보여주는 공간이 어깨를 맞대고 공존하고 있다.
매해 헤이리 축제를 개최하고 각종 음악회와 전시회로 들썩거리는 이곳을 단 하루 만에 둘러보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아직 마을이 완전한 형상을 갖추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광활한 대지를 걸어 다니며, 마을 전체를 조망하고 잠시 체면을 잊고 서점 바닥에 앉아 어느 소설가의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떠나야 할 시간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유명 건축가들이 앞 다투어 설계한 독특한 건축물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 교통편 : 합정역 1번, 2번 출구에서 200번 버스가 헤이리로 20~30분 간격으로 출발. 운행시간 40분
■ 홈페이지 : www.heyry.net
■ 문의 : 031-946-8551~3
■ 주변볼거리 : 벽초지 문화수목원, 오두산성, 통일공원

▶ 고양 ‘중남미문화원’
미처 가보지는 않았지만 익히 들은 소문으로 기대되는 곳, 유난히 연인끼리 사진촬영을 위해 많이 찾는다는 곳, 드라이브 겸 나들이 나오는 가족이 찾기에 좋은 곳 등 중남미문화원에 붙은 수식어는 제법 많은 편이다.
중남미문화원은 30년간 중남미 지역에서 머물던 초로의 외교관과 그의 부인이 하나, 둘 모은 작품을 축으로 이루어진 곳이다. 개인 소장품을 기본으로 한 박물관이지만 이곳의 규모는 여느 박물관과 비교해도 어느 한 군데 소홀한 구석이 없다. 야외조각공원을 비롯해 중남미 지역의 토속적인 신앙과 생활상을 볼 수 있는 박물관과 중남미 지역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미술관은 아이들의 학습공간으로 뛰어난 역할을 하고 있다.
박물관 1층에는 악기, 가구, 생활용품, 축음기, 항아리, 도자기, 접시 등의 다양한 민속공예품 전시실과 종교의식이나 축제에 사용되었던 가면 전시실이 있다. 또한 멕시코와 페루고원지대에 정착해 살던 인디오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토착문화 전시실이 토기, 석기, 목기로 나누어져 전시되고 있다. 지하에는 영상세미나실과 미술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현재 2층은 출입을 막아놓은 상태다.
미술관에 전시된 그림들은 한결같이 터질 것 같은 풍만한 여체를 묘사한 것들로 중남미 지역의 문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중남미 12개국의 작가들이 공들여 만든 조각품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돌과 나무, 꽃은 야외조각공원의 운치를 더해준다. 중남미 문화를 오감으로 체험하고 싶다면, 중남미문화원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스페인 음식인 빠에야를 맛보는 것을 잊지 말자. 단 예약은 필수다.
10월 마지막 주말부터 11월 둘째 주말까지는 단풍축제도 개최된다.
■ 교통편 : 3호선 구파발역에서 하차. 1번출구에서 7731번, 703번, 33번 버스타고 고양동 시장앞에서 하차. 건너편 훼미리마트 골목으로 도보로 10분.
■ 홈페이지 : www.latina.or.kr
■ 문의 : 031-962-9291
■ 관람시간 : 11월~3월 10:00~17:00 / 4월~10월 10:00~18:00

▶ 양평 ‘중미산 천문대’
윤동주 시인의 ‘별 헤이는 밤’처럼, 낭만 가득한 별바다에 빠지고 싶다면 양평으로 떠나보자.
물론 도심의 하늘에서도 1등급짜리 밝은 별은 관찰할 수 있지만 신화가 살아있는 별자리를 보기에는 빛이 없는 청정(淸淨)한 교외가 좋다. 그 중에서도 서울에서 1시간 거리인 양평 중미산 자연 휴양림 내에 위치한 중미산 천문대는 서울근교에서 가장 많은 별을 볼 수 있고, 전망까지 좋아 가족 동반 나들이 코스로 손색이 없다. 물론 가을밤이 조금 쌀쌀하긴 하지만 방한복을 준비해간다면 부담 없이 밤하늘의 별자리를 보며 꿈과 낭만에 젖어보기 알맞다.
중미산 천문대는 일단 사설천문대라 규모는 작다 하지만 속속들이 들여다보면 아주 튼실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먼저 오후 8시부터 3차례 진행되는 천체 관측 프로그램은 태양계에 관한 영상교육과 사계절 별자리에 대한 설명, 행성·성운·성단 관측 등으로 구성된다. 여기에 행성 관찰에 맞춤 성능을 발휘하는 억대의 독일제 8인치 굴절망원경이 이 천문대의 자랑. 천체투영관에서 별자리와 별의 일주운동 등 천체관측에 필요한 기본적인 상식을 배우고 360도로 회전하는 지름 6.6m의 원형돔에 설치된 12인치 반사굴절 망원경으로 천체를 관측한다. 최근에는 누워서 관측이 가능한 노천 관측대를 설치했다.
아이들과 함께 별자리를 구경하면서 밤하늘에서 떨어지는 별똥별을 기대해 보는 것도 좋을 듯.
■ 교통편 : 팔당대교→ 양수리 →가평ㆍ청평(중미산휴양림)방향11km →정배리 방향(중미산휴양림 삼거리에서 좌회전) 200m→중미산천문대
■ 홈페이지 : www.astrocafe.co.kr
■ 문의 : 031-771-0306
■ 관람시간 : 22:00 ~ 24:00 (인원이 제한돼 있으므로 예약필수)

▶ 남양주 ‘남양주종합촬영소’
가슴 시원한 드라이브도 즐기면서, 한 편의 아름다운 영화 속으로 들어가 보는 낭만적인 여행코스는 어떨까? 찬바람에 잔잔히 떨리는 물살과, 낙엽을 털어내는 커다란 느티나무, 강물에 비치는 건너편 아담한 산등성이의 절경. 이 풍광을 한 폭에 담고 싶다면, 서울에서 팔당댐을 지나 북한강을 따라 6번 국도를 달려보자. 그 길을 따라 들어가 한편의 아름다운 영화가 펼쳐지는 한국영화의 요람, 남양주종합촬영소를 찾는다면 이번 여행의 최고 백미.
한국의 유니버셜 스튜디오인 남양주종합촬영소는 영화 속 촬영지를 둘러보는 재미가 가득하다. 촬영소는 크게 실외 세트장과 실내 전시실 및 체험시설로 나뉘는데 먼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취화선’ 등이 촬영됐고, ‘형사’가 촬영된 세트장을 돌아보자. 영화 속 장면이 그대로 재연되는 듯 익숙한 배경들이 펼쳐지고, 기억에 강하게 남아있는 대사를 읊조리고 있노라면 마치 영화의 주인공이라도 된 듯하다. 계곡 맨 끝 언덕에는 서울 종로구 운니동에서 94년에 옮겨온 한옥 운당(雲堂)이 단풍과 함께 어우러져 고즈넉한 풍경을 연출한다.
세트장을 다 둘러봤다면 영화 박물관의 구실을 하고 있는 곳인 영화문화관을 찾자. 이곳에서는 추억의 스타들의 모습이 생생한 영상으로 펼쳐져 올드무비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실제 촬영에 쓰였던 아기자기한 도구들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가장 커다란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공간은 단연 영상체험관. 착시현상체험, 3D 영화 관람, 화면 합성 등은 영화 속 환상여행을 떠나는 길잡이. 입체영화용 안경을 쓰고 입체감을 맛볼 수 있는 상영관을 놓치면 후회할 듯. 자 ~ 영화 속으로 레디 GO!
■ 홈페이지 : 순천시청 문화관광과 : www. suncheon.go.kr/home/tour/
■ 교통편 : 올림픽대로 - 팔당대로 - 진중삼거리에서 대성리방향 좌회전 - 남양주종합촬영소
■ 홈페이지 : nsc.kofic.or.kr
■ 문의 : 031-579-0605
■ 관람시간 : 동절기 10:00-17:00(4시까지 입장) / 하절기 10:00 ~ 17:00(5시까지 입장)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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