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양호연 기자]홈앤쇼핑이 신임대표로 김옥찬 전 KB금융지주 사장을 내정한 가운데 공정성 문제를 비롯한 각종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홈앤쇼핑은 6개월 넘게 대표이사 공백이 지속됐던 만큼, 유통업계 경력이 전무한 김 전 사장 내정에 대한 각종 뒷말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19일 홈쇼핑업계와 홈앤쇼핑 소액주주협의회 등에 따르면 김 전 사장은 오는 23일 열리는 주주총회 의결과 이사회 의결을 거쳐 홈앤쇼핑의 공식 대표이사가 된다. SGI서울보증에 이어 두 번째 CEO의 자리에 앉게 된 셈이다. 김 전 사장은 KB국민은행 출신으로 관악지점장과 방카슈랑스부장, 재무관리본부장과 재무관리그룹 부행장을 거쳐 2013년 6월 KB국민은행 은행장 직무대행을 맡았으며, 같은 해 7월 부행장 임기 만료로 퇴임한 바 있다.
이후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레이팅스 한국지점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2014년 10월부터 1년간 SGI서울보증 사장을 역임했고, 2016년 1월 KB금융지주 사장으로 돌아왔다가 2017년 11월 물러났다.
이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 같은 김 전 사장의 내정은 홈쇼핑 업계가 처한 현실에 비춰보면 맞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TV홈쇼핑의 전체 시장은 성장했지만 방송 취급액 비중은 줄고 있는 상황인 데다가 TV홈쇼핑 재승인을 앞둔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적합할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김 전 사장을 내정을 강행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신문은 기사를 통해 사회공헌 기부금을 유용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1월 19일 사임한 최종삼 전 대표이사가 이후 직무대행 체제라는 변칙 경영체제로 운영된 것이 중소기업중앙회의 영향 탓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현직 교수인 최상명 사외이사가 사외이사 중 비상경영위원장이라는 직함으로 회사 경영을 맡아 대표 직무 대행을 임시로 맡도록 한 것이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겸 홈앤쇼핑 이사회 의장으로 알려졌다는 것. 이를 통해 일부 주주들은 김 회장이 홈앤쇼핑 이사회 의장인 만큼 그의 의중이 반영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이번 신임 대표 내정에도 김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이는 곧 최대주주가 대표 밀어주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중소기업중앙회는 김 회장의 홈앤쇼핑 경영상 개입 의혹에 대해 할말이 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소액주주협의회 관계자는 해당 보도를 통해 "홈앤쇼핑이 사외이사들에게 각종 명목으로 연봉 1억 원 가량을 지급하는 것은 묵과할 수 없어 임시 주총에서 문제 삼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