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8.29전당대회 앞두고 친노·친문 분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참여정부때부터 오랜 앙금을 갖고 있는 3철 중심의 부산파와 안희정·이광재 중심의 금강파가 차기 대선 전초전 격인 당권 경쟁을 두고 분화하고 있다.

일단 김부겸 전 의원의 ‘당대표 당선 시 대선 불출마’ 카드가 단초를 제공했다. 이후 범친문 성향의 정세균 총리와 연대설이 나왔다. 6월 초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있었던 만찬자리 때문이다. 

정 총리가 TK 지역 낙선자 20여명을 위로하겠다며 부른 자리에 김 전 의원이 지지를 호소하면서다. 두 인사 모두 연대설을 부인했지만 ‘연대설’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차기 대권을 노리는 정 총리 입장에서 같은 호남 출신의 이 전 총리보다는 김 전 의원을 지원하는 게 낫다는 정치적 해석도 나왔다. 

이어 정 총리를 매개로 한 임종석-김부겸 연대설도 나왔다. 20대 종로 지역 재선 국회의원이던 정 총리가 여전히 지역 조직에 영향력이 막강한 상황이다. 현재 주인인 이 전 총리는 대선 출마로 인해 의원직을 사퇴할 공산이 높다. 이럴 경우 종로 선거를 준비해 온 임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보궐선거에 나설 공산이 높다. 임 전 실장 입장에서 정 총리의 지역 조직이 필수적이다. 

또한 전남 장흥이 고향인 임 전 실장은 차기 대권 도전을 위해서 전남 영광이 고향인 이 전 총리와 지역 기반이 겹친다는 점에서 김 전 의원이 당대표선거에서 선전해 ‘이낙연 대세론’이 한풀 꺾이는 게 정치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도 엿보인다. 

여기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양팔 격인 이광재·안희정 측근 인사들이 김부겸 캠프에 합류하면서 친노무현 세력 대 친문재인 세력 간 세 대결이 노골화되고 있는 형세다. 대구 경산에 출마해 본선에서 낙마했던 전상헌 민주당 후보가 이광재 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김부겸 캠프에 최근 들어갔다. 김부겸 전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이광재 의원과 함께 전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아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바 있다.  

또한 최근에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 측근으로 알려진 김택순 전 대전시 정무부시장이 김부겸 캠프 대변인으로 가면서 안 전 지사의 의중이 담긴 게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투 운동으로 차기 대권에서 멀어진 안 전 지사는 친문이 미는 이 전 총리보다 김 전 의원을 도와 차기 정권에서 재기를 노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처럼 민주당 8월 전대를 앞두고 친노 잠룡군이 연합군을 형성하면서 이낙연 대세론이 주춤거리고 있는 형국이다. 무엇보다 이 전 총리가 대세론에 기대 ‘부자 몸조심’을 하면서 과거 ‘이회창 대세론’, ‘이인제 대세론’ 실패에 이어 이낙연 대세론 역시 같은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범친문 내 우려감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급기야 당사자들은 부인하고 있지만 ‘김부겸-양정철 당권 교감설’까지 터져 나오면서 주류 진영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분화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차기 대권을 노리는 김 전 의원이 당내 기반이 약하고 대중적 인지도가 낮은 만큼 친문 주류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차기 대선 주자들이 이참에 ‘이낙연 대세론’을 흔들어 차기 대권 도전에서 역전의 기회를 엿보기 위한 전략적 연대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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